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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란 셰일암에서 채굴되는 천연가스를 가리킨다. 셰일암은 지표 2~4km 아래 진흙이 쌓여 형성되는데, 그 구조가 매우 촘촘해 마치 담요와 같다. 셰일가스는 이 안에 흡착되어 있거나 빈 틈 사이에 갇혀 있다. 최근 방한한 허천 텍사스대 석유지구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사기 접시처럼 단단하고 치밀한 돌에 붙어 있는 가스”라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세계 최대 정유회사 엑손모빌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석유화학 분야 석학이다.
이런 셰일가스는 그동안 존재만 알려졌지, 너무 깊고 단단한 암석에 갇혀 있어 꺼내 쓸 순 없었다. 하지만 수평시추기술, 수압파쇄기법 등 기술의 발달로 최근 개발되기 시작했다. 석유나 석탄에 비해 비교적 청정할 뿐 아니라 매장량도 방대해 인류가 125년간 소비할 수 있다는 ‘꿈의 에너지’가 드디어 문명사에 편입된 것이다.
원유와 달리 전 세계에 고루 분포했다지만 현재 셰일가스는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다. 11월 초 미국 오클라호마 주 셰일가스 채굴 현장을 다녀온 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와 지식경제부(지경부) 관계자들은 1950, 60년대 때 원유를 뽑아내던 옛 광구에서 원유와 셰일가스를 함께 뽑아내는 현장을 보고 왔다. 배영찬 국과위 정책자문관(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은 “새 광구를 개발하기도 하지만, 기존 광구를 재활용해 원유와 셰일가스를 활발하게 채굴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유전개발 전문업체인 미국 롱펠로에너지(Longfellow Energy) 말론 미첼 회장은 ‘성공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은 기존 유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옛 광구의 부활

미국발(發) 셰일가스 붐은 전 세계로 확산 중이다. 중국과 말레이시아는 국영기업 중심으로, 일본은 종합상사 중심으로 미국 셰일가스 자산 매입에 뛰어들었다. 글로벌 석유회사들도 미국 셰일가스 자산 지분 참여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중국, 호주 등은 자국 내에서도 셰일가스를 채굴할 계획이다. 중국은 쓰촨성 등에 19개 셰일가스 탐사 개발구를 건설해 2020년까지 총 가스 생산의 8~12%를 셰일가스에서 충당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