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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취재

神의 나라는 콘크리트 장벽과 폭탄테러 너머에

이스라엘-이슬람 갈등과 종교

  • 이스라엘 예루살렘∙팔레스타인 라말라=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神의 나라는 콘크리트 장벽과 폭탄테러 너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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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의 나라는 콘크리트 장벽과 폭탄테러 너머에

5월 17일 예루살렘에서 열린 ‘예루살렘 선언 10주년 기념’ 중동평화회의.

그러나 마치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유대인들은 유독 가장 가까운 이웃인 팔레스타인 민족을 대할 땐 전혀 다른 사람으로 표변한다. 이들은 팔레스타인 민족을 박해해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코르자크의 교훈과 정반대로 이민족을 대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건국은 유대 민족에겐 축복이었겠지만 90%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는 팔레스타인 민족의 관점에선 끔직한 재앙이 됐다. 이슬람 국가인 오스만투르크 제국은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했다. 승전국인 영국은 1917년 국제연맹으로부터 현재의 이스라엘 영토에 해당하는 지역의 통치를 위임받았다. 이 땅엔 2000년 전부터 팔레스타인 민족이 거주하고 있었다. 그런데 영국은 유대인 국가의 건설을 지원했다. 1948년 5월 영국의 위임통치가 끝나면서 이스라엘이 건국됐다.

이후 팔레스타인 민족에 대한 이스라엘의 핍박, 이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저항과 테러가 이어졌다. 오랜 갈등 끝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1993년 출범했다. 자치정부의 영역은 6017㎢의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다. 가자지구는 무장조직인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다. 자치정부 출범 후 이스라엘의 ‘민족 청소’는 더 극심해졌다고 팔레스타인 측은 주장한다.

神의 나라는 콘크리트 장벽과 폭탄테러 너머에

중동평화회의 참가자들이 예루살렘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기이한 토목사업들

야드 바 홀로코스트 박물관에서 나와 사막을 한동안 달린 끝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영역인 서안지구 내 라말라에 도착했다. 이곳의 ‘베스트 이스턴 호텔’에서 점심을 먹었다. 예루살렘에서 묵은 ‘단 예루살렘 호텔’은 특급호텔이지만 음식이 영 입에 맞지 않았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자치구의 이 허름한 호텔의 음식은 한국인의 미각에 딱 맞는 것 같았다.



이 호텔에서 팔레스타인의 무스타파 알바구티 국회의원을 만났다. 그는 의사 출신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차기 대통령감으로 거론된다. 그는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영토가 이스라엘 건국 당시에 비해 32%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해외 거주 유대인의 본국 귀환을 장려했다고 한다. 이어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원래 팔레스타인 땅이던 곳에 유대인 정착촌을 지어 귀환한 유대인들에게 나눠줬다고 한다. 이런 방식으로 팔레스타인 영토를 잠식해들어갔다는 이야기다.

이와 동시에 이스라엘은 분리 장벽을 쌓고 있다고 한다. 팔레스타인 마을들과 도시들을 7~9m 높이의 콘크리트 장벽으로 일일이 둘러싸고 있다는 것.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영역을 하나의 통합된 지역이 아니라 마치 바다 위의 섬들과 같이 고립된 소규모 지역들로 쪼개놓고 있다는 이야기다. 관련 자료에 따르면 이 장벽의 총 연장은 850km에 달한다. 이스라엘은 입·출구마다 600여 개의 초소를 지었다.

라말라의 언덕에서 ‘현대판 만리장성’과 같은 이 장벽들이 팔레스타인 도시와 마을을 감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곳에 살면 그 자체로 자유를 속박당하는 기분이 들 것 같았다.

이스라엘은 또 다른 기이한 토목사업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유대인 거주 도시들은 직선거리의 도로들로 바로 연결시키는 반면 팔레스타인 도시들은 일부 도로를 가로막게 장벽들을 배치해 10분 거리를 한 시간 정도 둘러가게 한다는 것이다. 무스타파 알바구티 의원이 지도를 펴놓고 설명한 내용을 보면 거의 틀림없는 사실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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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예루살렘∙팔레스타인 라말라=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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