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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 | LG경제연구원

정답 대신 호기심 개인 대신 시스템!

실리콘밸리 SW 막강 경쟁력 비결

  • 이승훈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shlee@lgeri.com

정답 대신 호기심 개인 대신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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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가 자산

실리콘밸리의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직원 채용 때부터 대다수의 국내 기업과는 다르다. 소프트웨어 능력 중 기본이 되는 프로그래밍 능력을 시험하기보다는 지원자의 문제 인식 및 해결 능력 등을 우선 검증한다.

첫째, 다양한 상황에서 호기심을 가지고 문제를 발견, 정의(formulation)하는 능력을 검증한다. 주어진 문제에 대한 정답을 원하기보다 지원자 스스로가 문제를 발견하고 접근하는 과정을 보려고 한다. 예를 들어 구글이 직원 채용 때 ‘자연대수 e를 풀어서 쓸 때 처음 발견되는 10자리의 소수.com’이라는, 언뜻 보기에는 알 수 없는 내용을 거리의 광고판에 실은 적이 있다. ‘구글’이라는 회사명도 없는 황당한 수수께끼였다. 정답은 ‘특정 웹사이트의 주소’였고, 비슷한 몇 단계의 문제를 추가로 해결한 사람만이 ‘이것이 구글의 채용 과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구글은 일반인이 무심코 지나칠 만한 상황에서 호기심을 갖고 문제를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인재를 발견하기 위해 이러한 시도를 한 것이다.

이외에도 아마존,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의 다른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퀴즈나 퍼즐과 같은 다소 황당한 문제를 내거나, 어떤 가정의 상황을 제시하면서 현재 혹은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인식하고 정의, 접근하는 과정을 주로 시험한다.

정답 대신 호기심 개인 대신 시스템!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사옥을 옮기면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는 환경을 위해 개인 책상을 없앴다.

둘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알고리즘화’하는 능력을 측정한다. 지원자가 제시한 해결책을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 가능한 형태로 표현하는 단계다. 독창성이 큰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알고리즘 디자인에 따라 수십, 수백 배에 이르기까지 큰 성능 차이가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지원자가 제시하는 알고리즘의 완결성(completeness), 복잡도(complexity), 확장성(scalability)을 주로 평가한다.



가장 먼저 알고리즘의 완결성으로서 알고리즘이 원하는 결과값을 도출하는지 여부를 평가하고, 알고리즘의 효율성을 고려한다. 같은 결과를 수행하는 프로그램일지라도 알고리즘에 따라 프로그램의 실행 시간(time complexity) 및 요구되는 메모리의 용량(space complexity)이 모두 다르기 마련이다. 또한 최근의 많은 소프트웨어는 대용량의 데이터 처리와 연산을 요구하기 때문에 제시된 알고리즘이 처리해야 할 정보, 입력 값이 확대될 경우에도 잘 동작하는지 등을 평가한다.

문제의 발견, 해결, 알고리즘 디자인에 이르는 과정에서 기업들은 정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문제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방향성과 몇몇의 힌트를 단계별로 제시하면서 지원자가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 정답을 찾아가는 단계, 최적의 알고리즘을 체계적으로 디자인해나가는 과정을 평가한다. 가령 찾아낸 답이 정답이 아닐지라도 그 과정이 체계적이며 논리적이면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문제에 대해 빠르게 정답을 찾아내기를 요구하는 것과는 상반된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인력 선발 기준 및 과정에서부터 큰 차이를 보인다. 기업별로 차이는 있지만 국내 기업은 대개 부서별, 제품군별로 필요한 소프트웨어 역량(specification)을 정의하고, 해당하는 인력을 충원하는 경향이 있다. 이미 정의된 문제 속에서 빠르게 답을 찾아 소프트웨어로 구현할 수 있는 인력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채용 프로세스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정량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으며, 주어진 답을 찾는 것보다 문제를 발견하고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해가는 것이 더욱 중요한 역량이다. 따라서 그러한 역량을 측정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병행돼야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축적할 수 있을 것이다.

열린 토론과 융화

소프트웨어는 다른 산업에 비해 다수의 참여자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참여하면서 개발하는 측면이 많다. 리눅스 OS, 파이어폭스(Firefox) 등은 오픈소스 단체(Open-source community)를 통해 많은 개발자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자유롭게 참여해 성능을 발전시키거나 문제점을 수정, 보완했다. 즉 소프트웨어는 특정, 소수의 개인이 처음부터 끝까지 개발하기보다는 많은 사람이 참여해 소프트웨어의 완성도를 검증하고 그 활용 범위를 점차 확대시키며 빠르게 진화하는 경우가 많다. 구글의 초기 안드로이드 버전 또한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함께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했기에 완성도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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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shlee@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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