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에서 올려다본 동이1교.(왼쪽) 동이1교는 60개의 케이블로 상판을 고정한다.(오른쪽)
연천 지역에는 역사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다. 고려의 공신 위패를 모아놓은 사당인 숭의전과 임진왜란 때 부산에서 왜군을 맞아 싸운 정발 장군의 묘 등 곳곳에문화유산이 있다. 특히 고려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데, 고려의 후손이 산다는 ‘고려왕씨마을’도 보존되고 있다. 문 소장은 “연천은 개성과 철원의 중간 도시로, 고려 왕건이 당시 도읍 철원에 머물던 궁예를 만나러 갈 때 꼭 지나갔다고 전해지는 등 고려의 자취가 많이 남아 있다”며 “이처럼 다양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음에도 그간 교통이 불편해 많은 사람이 찾진 않았는데 동이1교 덕분에 연천은 역사문화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동이1교 중앙에 서서 서쪽을 바라보면 어렴풋하게 개성 송악산의 등성을 볼 수 있다. 휴전선에서 고작 4km 떨어진 이곳은 6·25전쟁 이전에는 북한 지역이었다. 나이 많은 원주민들은 지금도 전쟁 이전을 기억한다.
과거 북한에 속했던 이 땅은, 지금 통일을 준비하고 있다. 동이1교에서 채 1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2014년 10월 개관 예정인 ‘한반도통일미래센터’가 건설 중이다. 통일부가 남북 청소년 교류와 이산가족 상봉 등 다양한 남북 교류 행사에 활용하기 위해 521억 원을 들여 짓는 시설이다. 이 센터가 완공되면 동이1교는 남북 교류의 설렘을 전달하는 가교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귀농·귀촌 관심 커져

2013년 10월 1일 박창규 롯데건설 대표이사(가운데)와 문형찬 현장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공사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건설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절차는 주민을 설득하고 보상하는 과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집단이기주의, 그리고 보상과 기대의 차이 때문에 건설 시공이 늦춰지거나 아예 없던 일이 되기도 한다. 문 소장에 따르면 동이1교 역시 지역주민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동이1교 작업 공정이 다른 구간에 비해 2배 이상 빠르게 진행된 것은 주민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간 노력 덕분이었다.
문 소장은 시공 과정에서 공사용 부지와 진입로를 확보하기 위해 동네사람들을 직접 찾아가 설득했다. 민원 사항이 있으면 모두 경청했다. 1991년 롯데건설에 입사해 10여 년간 경기 성남, 인천 남항부두 등 현장에서 소장을 맡았던 그는 베테랑답게 주민들과 융화하고자 노력했다. 주변 지역 용지 보상이 끝나지 않은 시기라 주민 대부분이 불편해했지만, 이내 문 소장의 진심을 알고 그를 도왔다.
2013년 10월 주탑이 완성되자마자 롯데건설 측은 주탑 전망대를 만들고 주민 40여 명을 초청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주민들에게 공사 과정과 의의를 설명했고 함께 주탑에 올라가 전망도 감상했다. 문 소장은 “이제 주민들과 왕래할 정도로 친한 사이가 됐다”며 웃었다.
동이1교는 주민들의 삶도 변화시켰다. 다리가 지어지기 전에는 육지로 빙 둘러 18km 이상 차를 달려야 갈 수 있던 지역을 다리 덕분에 1분 만에 왕래할 수 있게 된 것은 기본, 적막하던 적벽에 아름다운 다리가 생겼으니 마을에 대한 자부심도 높아졌다. 동이1교와 적벽을 올려다볼 수 있는 아랫마을에는 요즘 아담한 별장들이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문 소장은 “지역 사람들 말로는 땅값이 많이 올랐다고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