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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미래전략연구원 공동기획 | 이념 vs 이념

“북한에 한국식 발전모델 이식 말아야” “녹색협력으로 남북 간 신뢰 구축을”

8 생태주의

  • 패널 | 김형찬 이상헌 김상협 정리 | 송홍근

“북한에 한국식 발전모델 이식 말아야” “녹색협력으로 남북 간 신뢰 구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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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한국식 발전모델 이식 말아야” “녹색협력으로 남북 간 신뢰 구축을”

2013년 12월 2일 김형찬 미래전략연구원 원장(가운데)의 사회로 이상헌 한신대 교수(왼쪽), 김상협 한국과학기술원 초빙교수가 생태주의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김형찬 세상을 나쁘게 만들자고 등장한 이념은 없을 것이다. 어떤 이념에서도 배울 게 있다. 그런데 특정 이념은 틀렸다고 왜곡해서 이해하는 예가 적지 않다. 이념을 두고 토론할 때면 적끼리 붙여놓고 싸움을 붙이곤 한다. 이번 기획은 비슷한 이념을 갖고 있으나 조금 다른 방향에서 생각하고 활동해온 분들이 모여 서로 배울 점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이상헌 한신대 교수는 학계에서 이름난 생태주의 연구자다. 김상협 한국과학기술원(KAIST) 녹색성장대학원 초빙교수는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녹색성장기획관을 맡았다. 먼저 생태주의란 무엇인지 설명해달라.

이상헌 생태주의의 스펙트럼은 굉장히 넓다. 환경 문제는 인간사회 바깥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경제, 정치, 문화에 녹아들어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 ‘환경의 정치화’라는 표현이 있다. 환경 문제가 정치화하는 과정에서 인간과 자연, 혹은 사회와 자연의 관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 즉 환경 문제가 정치화하는 과정에 대한 해석, 의견 같은 것을 통틀어 넓은 의미의 생태주의라고 하겠다. 좀 더 집중적으로 얘기하면 근대 사회의 자연환경 이용 방식, 즉 자연을 단순히 자원으로만 해석해 경제 발전에만 이용하는 방식이 역으로 인간사회의 작동에 문제를 일으키는 현실에서 ‘현재의 사회와 자연 관계가 과연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문제 제기에서 비롯한 이념을 생태주의라고 할 수 있다.

김상협 생태주의는 자연과 인간, 또는 자연과 인간 문명의 관계를 성찰하는 학문 또는 사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가 가져왔거나 가져올 변동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9월 말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기후변화는 왜 생기는가’와 관련해 ‘익스트림리 라이클리’(extremely likely)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인간에 의해 지구온난화가 발생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1999년에는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다’, 2007년에는 ‘베리 라이클리(very likely)’라는 표현을 쓴 바 있는데 이제 ‘인간책임론’으로 종지부를 찍은 셈이다. 기후변화는 대단히 현실적인 문제가 됐다. 과거의 생태주의는 낭만주의 관점에서 말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현실이 바뀌었다. 다보스포럼이란 별칭으로 유명한 세계경제포럼에서 향후 10년의 글로벌 리스크를 10개 항목으로 나눠 발표했는데, 그중 5개가 기후변화와 관련돼 있다. 요컨대 앞으로 생태주의 관점에서 할 일이 많은 것이다. 인류가 우선순위에 둘 사고방식이 될 소지가 커지고 있다.

‘환경’과 ‘생태’의 차이



김형찬 이 교수는 녹색당 지지자로 알고 있다. 녹색당, 녹색사상, 친환경, 생명사상 등 유사한 개념과 생태주의를 비교해달라.

이상헌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 문제가 일으킨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를 두고 이념적 스펙트럼이 달라지거나 생태주의 대신 다른 용어를 쓰기도 한다.

‘환경’이 들어간 낱말은 사회와 환경을 구분 인간 중심적 사고를 바탕으로 환경을 우리가 이용하는 어떤 자원의 집합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경제 시스템 자체에 대해선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환경을 바람직한 방법으로 이용할지에 주목한다. 보수적 견해를 가진 이들이 ‘생태’보다 ‘환경’이라는 낱말을 선호하는 듯하다.

생태라는 단어를 쓰는 이들 사이에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지만, 생태주의자들은 대체로 인간 중심적 사고를 지양하고자 노력한다. 또한 인간 활동을 중심에 둔 사회조직 방식에 문제를 제기한다. ‘지구 생태계 안에 인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생명체와 공존해야 하는데, 인간이 균형을 깨뜨리고 지구 시스템 자체에 문제를 초래한다’고 보는 것이다.

‘타자를 수단으로 대하지 말고 목적으로 대하라’는 칸트 식 사고가 생태주의를 관통하는 중요한 윤리적 원칙이 아닌가 싶다. 근본생태주의자는 칸트 식의 정언명령이 다른 생명체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는 식으로 말한다. 다른 생명체도 우리와 똑같은 권리를 갖고 있다거나 우리와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여기는 것이다. 반면 말 못하는 생명체까지는 어렵더라도 인간만이라도 그렇게 살자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녹색사상은 학문적으로 체계가 잡힌 것은 아니다. ‘녹색사상사’라는 책이 있는데, 계몽주의 시대부터 최근의 사회 이론까지 역사 속 이론가들이 자연과 환경을 어떻게 보아왔는지를 정리했다. 근대 이후 사상가들이 내놓은 이론 중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언급하면서 근대 문명과 관련해 비판적 의견을 내놓은 것을 추적해 녹색사상이라는 이름을 지은 것인데, 생태주의보다는 포괄적인 범주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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