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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분석

금리 인상에 임대업자 숨통 ‘턱’

  • 성문재 이데일리 기자 ytzzang1905@naver.com

금리 인상에 임대업자 숨통 ‘턱’

  • ● 임대수익률 하락, 은행 대출금 상환 압박
    ● 경기 불황에 ‘반값 월세’ 등장
    ● 임차인 모시기가 ‘하늘의 별 따기’
    ●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더 싼 이유
    ● 디레버리징에 집중하고 금리인하 요구권도 살펴봐야
[뉴시스]

[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2017년 11월 인상 이후 정확히 1년 만의 기준금리 인상이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연 1.75%가 됐다. 기준금리가 오르자 주요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부터 인상했다. 대출금리도 순차적으로 올라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이번 금리 인상으로 가계 이자 부담이 2조5000억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대출받아 집 한 채를 보유한 1주택자의 경우는 사실 1년에 이자로 몇 만 원만 더 내면 된다. 예를 들어 주택담보대출을 1억 원 받은 사람은 대출금리가 0.25% 더 오르면 상환해야 할 이자가 연 25만 원 증가한다. 한 달에 2만 원꼴이다. 2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갖고 있는 경우라 하더라도 월 4만 원을 더 부담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주택을 10여 채 이상 보유하거나 건물을 임대로 굴리는 사업자들은 상황이 다르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이 수백만 원, 수천만 원에 달할 수 있다.


대출 많은 임대사업자 긴장, 대출 일부 상환 압박

즉 금리 인상은 부동산 임대소득이 주 수입원인 임대사업자들에게 직격탄이 될 공산이 크다. 임대사업자 대부분은 대출로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일으켜서 임대용 부동산을 매입한 뒤 세입자로부터 월세를 받아 대출 이자를 낸다. 임대료와 대출 이자의 차액이 임대사업자의 실제 수입인 셈이다. 대출 금리가 오르면 임대소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들은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이 아닌 사업자대출을 이용하고 있어 대출 비중이 높다. 사업자대출은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높은 담보인정비율(LTV)을 적용받는다. 정부가 9·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임대사업자대출 LTV 규제를 강화했지만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내 주택을 담보로 하는 경우에 한해 LTV를 40%로 낮춘 것뿐이다. 규제지역이 아니거나 주택이 아닌 다른 유형의 부동산을 담보로 했다면 임대사업자대출의 LTV는 여전히 높다. 금융회사들은 통상 임대사업자대출 LTV를 최고 80%까지 제공해왔다.

주택담보대출은 일반적으로 원금과 이자를 동시에 갚아나가는 형태지만 임대사업자대출은 이자만 내면서 1년 단위로 대출을 연장하는 구조다. 따라서 기준금리 인상 이후 대출 연장을 위해 은행을 찾는 임대사업자는 금리 상승을 즉각 체감하게 된다.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수익률이 곧 가격인데, 대출이자가 증가해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시세가 하락하는 것을 뜻하고, 이는 담보가액을 떨어뜨린다. 결국 은행은 하락한 담보 가치만큼의 대출금 상환을 독촉한다.



10억 원짜리 상가에 LTV 80%를 적용받아 8억 원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해보자.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올랐다면 연 이자만 200만 원 늘어난 조건으로 대출을 연장해야 한다. 게다가 담보가액이 되는 상가의 시세는 오히려 떨어졌다. 은행은 차주에게 담보가액이 낮아진 만큼의 대출금 상환을 요구한다. LTV 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상가 시세가 1억 원이 떨어져 9억 원이 됐다면 은행은 LTV 80%에 해당하는 7억2000만 원까지만 대출하려 한다는 것이다. 은행은 상가 보유자에게 담보인정금액 차액인 8000만 원을 상환하라고 요청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연 200만 원의 이자 부담 증가보다 더 큰 압박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임대료를 올리기도 여의치 않다.


경기 침체의 그림자, 반값 월세 등장

2018년 9월 11일 서울 서초구청 민원실에서 민원인들이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위해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뉴시스]

2018년 9월 11일 서울 서초구청 민원실에서 민원인들이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위해 서류를 작성하고 있다. [뉴시스]

문제는 현재 경기가 좋지 않다는 데 있다. 주택 시장은 정부의 고강도 규제 여파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상권 붕괴로 침체에 빠졌다. 한때 잘나가던 강남 가로수길에는 ‘반값 월세’까지 나타났다. 가로수길에 위치한 6층짜리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빌딩의 전체 월세가 월 1억7000만 원에서 41.2% 깎여 월 1억 원으로 떨어졌다.

가로수길의 이면도로인 일명 ‘세로수길’에서도 임대료 급락 사례가 포착됐다. 1년 넘게 비어 있던 한 상가는 기존 월세를 절반으로 낮춘 뒤에야 겨우 임차인을 구할 수 있었다. 건물주로선 건물 가격을 뜻하는 임대료를 낮춘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임대료는 이전 수준을 유지한 채 무료 임대(렌트 프리) 기간을 2~3개월 주는 조건을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울며 겨자 먹기로 임대료를 내린 것이다. 렌트 프리를 6개월 이상 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경기 지표가 6개월째 하락세일 정도로 경기가 좋지 않다”며 “상가 현장을 들여다보면 빈 점포에 임차인을 채우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리에서도 경기에 대한 우려가 여실히 드러난다. 최근 대출금리를 살펴보면 변동금리 상품보다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가 더 낮은 경우를 볼 수 있다. 향후 금리가 지금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면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더 높아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미국 장기 국채 금리 하락 등에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며 “지금 당장은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몇 년 뒤에는 금리를 다시 내릴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익형 부동산, 공실률 두 자릿수

최근 임대료를 주변 시세의 절반 정도로 낮춘 서울 서초구의 한 고층 빌딩. [김경제 동아일보 기자]

최근 임대료를 주변 시세의 절반 정도로 낮춘 서울 서초구의 한 고층 빌딩. [김경제 동아일보 기자]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중대형(3층 이상 또는 연면적 330㎡ 초과) 상가 공실률은 이태원이 21.6%로 가장 높았고, 논현역(18.5%), 동대문(14.6%), 혜화동(14.2%), 테헤란로(11.9%), 잠실(11.1%) 등이 뒤를 이었다. 모두 1년 전보다 공실률이 올랐다. 소규모 상가는 전반적으로 중대형 상가보다 사정이 낫지만 홍대 합정(17.2%), 신촌(11.4%), 논현역(9.2%), 압구정(6.8%), 서울역(5.8%) 등이 공실률이 높은 편이다.

사무용 오피스는 공실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서울 전체 평균 오피스 공실률은 11.6%에 달한다. 목동이 21.0%, 화곡이 20.8%, 종로와 충무로는 나란히 20.3%, 강남대로는 19.7%를 기록했다. 5곳 중 1곳이 비어 있다는 뜻이다. 용산(17.5%), 영등포(14.5%), 서울역(12.8%), 장안동(12.4%), 천호(12.1%), 여의도(11.0%), 서초(10.9%), 명동(10.3%) 등도 두 자릿수 공실률을 보인다.

공실은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지 않았거나 자가·분양 등의 방법으로도 이용되지 않는, 말 그대로 비어 있는 공간을 의미한다. 공실률은 해당 지역 공실 면적의 합을 지역의 총 연면적으로 나눠 산출한 값이다.

오피스 시장도 공실률이 두 자릿수에 달하는 상황이다. 글로벌부동산컨설팅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서울 대형 오피스 빌딩 평균 공실률은 11.9%로 전 분기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도심권역(CBD)에서는 직전 분기보다 3.4%포인트 오른 15.1%의 공실률을 나타냈다. 이는 최근 5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최근 몇 년간 땅값이 껑충 뛰면서 땅 투자에 무리하게 나선 투자자들도 금리 인상기를 맞아 고민이 많아졌다. 땅은 덩치가 큰 투자인 경우가 많아 금리가 조금만 움직여도 큰 영향을 받는다. 땅 역시 토지 감정가의 80% 정도까지 대출이 되는데 월 이자만 수백만 원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땅 투자에 대한 수요가 있는 것은 땅은 개발계획이나 토지이용규제 변동 등의 호재에 따라 사용가치가 엄청나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땅 투자자도 이자 부담 증가, 매물 늘어날 듯

반대로 돈이 묶일 가능성도 큰 것이 땅 투자의 맹점이다. 수십억 원 어치 땅에 투자한 뒤 월 수백만 원의 이자 부담을 근근이 버텨나가다가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고 결국 시세 차익을 챙기지 못한 채 매물을 처분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이자 상환에 대한 우려와 고민을 상담하는 고객이 많다”며 “과거 사례를 비춰 봐도 금리 인상 이후 대출 고객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경우가 잦았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차주의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주택 시장의 거래량과 가격 움직임이 한동안 둔화될 확률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대출 비중이 높은 차주는 디레버리징(Deleveraging)에 집중하고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은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대출을 집중 규제한 정부의 9·13 대책 이후 대환대출이 사실상 막혔다는 차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금융 당국이 규제지역 내 1주택자의 신규 대출을 금지하면서 금리 조건 변경을 위한 대환대출은 예외로 허용했지만 LTV 축소 등에 따라 원금의 일부를 상환하지 않고는 대환대출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출 규제 전 LTV 70%를 적용받은 차주가 대출 갈아타기를 위해 신규 대출을 신청하는 경우 새로운 LTV 규제가 적용돼 대출한도가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수억 원까지 줄어들 수 있다. 줄어든 대출 한도만큼 내 돈을 채워야 대환대출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같은 은행 상품 중에서 대출금리나 만기 조건만 변경하는 대환대출의 경우 은행업 감독규정에서는 신규로 보지 않지만 시중은행들은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이후 대환대출에 대해서도 상당히 보수적으로 심사하고 있다.


이자 부담 낮추는 방법 적극 활용

기준금리가 올랐지만 자신이 적용받는 금리를 낮출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금리인하 요구권이다.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 보험사 등 금융회사는 대출 이용 기간 중 신용 상태가 개선된 대출고객이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면 자체 심사를 거쳐 금리를 낮춰주고 있다. 승진 등의 직위 변동, 급여 또는 연 소득 상승, 신용등급 상승 등이 금리인하 요구권 사유가 된다. 신용·담보대출, 개인·기업대출 모두 해당된다.

특히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카드론은 조건이 충족된다면 금리인하 요구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지난 2016년 은행에서는 약 11만 건, 제2금융권에선 6만3000건 정도의 금리 인하가 이뤄졌다. 다만 햇살론 같은 정책자금대출이나 예적금담보대출, 보험계약대출 등은 금리인하 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평소에 신용등급을 잘 관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금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건 신용 평점 하락의 대표적인 사례다. 조기 상환을 했더라도 현금서비스는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출금이나 신용카드 대금 연체도 신용등급에 치명적이다. 부득이하게 연체가 발생했다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갚는 것이 중요하다. 연체가 여러 건 있다면 연체금액이 큰 것보다 연체기간이 긴 것을 먼저 갚는 것이 신용등급에는 유리하다. 자신의 신용등급이 궁금하다면 신용정보회사(CB) 사이트에서 조회할 수 있다. 4개월에 한 번까지는 무료로 확인 가능하다.




신동아 2019년 1월호

성문재 이데일리 기자 ytzzang19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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