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호

출소자가 전하는 박근혜·최순실 구치소 생활

“朴 독방 두문불출, 유영하 면회에만 나와” “崔 ‘한정판’ 미결수복 ‘프리미엄급’ 거래”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18-12-30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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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아침 구치소 앞 “‘박근혜! 대통령! 안녕하세요?’ 구호”

    • “‘선물’ 세례 장시호에 ‘10대 재소자 팬레터’ 쇄도”

    박근혜, 최순실, 장시호(왼쪽부터) [동아DB]

    박근혜, 최순실, 장시호(왼쪽부터) [동아DB]

    2018년 11월 서울구치소에서 출소한 여성 사업가 A(50)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씨, 장시호 씨의 구치소 생활’을 전했다. A씨는 “박 전 대통령은 독방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31일 구속됐다.

    - 독방에만 있으면 답답하고 건강에도 안 좋을 것 같은데.


    “박 전 대통령은 안 나와요. 운동에도 안 나오고 목욕도 안 하고 일주일에 한 번 있는 종교 활동에도 안 와요. 가족 접견도 안 해요. 그러나 서울구치소 재소자들은 매일 ‘박근혜가 여기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죠.”

    - 무슨 뜻인가요?

    “박사모인지, 태극기부대에 있는 분들인지, 매일 오전 5시 50분에 칼같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 와서 구호를 외쳐요.”

    - 어떤 구호죠?


    “‘박근혜! 대통령! 안녕하세요?’라고 박 전 대통령에게 인사하죠. 여자 수감자 사동에서 구치소 밖까지 꽤 먼 거리인데 어찌나 목소리가 쩌렁쩌렁한지 안에서 다 들려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 제시간에 마치 ‘알람’이 울리듯 이 인사 구호가 나오죠.”



    한 정치권 인사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간혹 유영하 변호사를 만날 때만 독방에서 나온다고도 한다.

    A씨는 “최순실 씨가 재판에서 입은 미결수복이 서울구치소 재소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끈다. 구치소 안에서 ‘프리미엄급’으로 거래된다”고 말했다.

    - TV에서 최순실 씨의 복장을 보고 같은 옷을 구하려고 하는 것이군요.

    “최씨가 당시 입은 상아색 미결수복 자체가 ‘한정판’으로 제작됐거든요. 그 해 수감된 사람이 아니면 지급받을 수 없죠. 2018년 국가가 지급한 미결수복은 약간 옅은 국방색이죠. 구속돼 구치소에 오면 국가가 관복 한 벌을 주죠. 추가로 구매하면 이 관복을 수거해가요. 세탁하는 동안엔 관복을 빌려주죠.”

    - 어떻게 이 ‘최순실 한정판’이 ‘거래’ 될 수 있나요?


    “몇몇 재소자가 국가에 반납하지 않고 몰래 숨겼어요. ‘희소가치’가 있으니까요. 구치소 측이 주기적으로 소지품 검열을 하지만 안 들키게 잘 감춰놓더라고요. 그러다 ‘통방’이라고, 재소자들이 운동하거나 종교 활동을 하는 자리에서 다른 방 재소자들과 이야기할 수 있어요. 이런 자리에서 정보가 유통되고 미결수복 같은 물품이 거래되죠.”


    “기부천사 장시호”

    A씨는 “장시호 씨는 수감돼 있을 때 10대 미결수들에게 선물을 많이 돌렸다”고 말했다.

    - 구치소 안에서 선물을 줄 수 있나요?


    “이걸 ‘기부’라고 해요. 장씨는 식품·공산품 같은 영치 물품을 ‘사소’라는 기결수 노역자들을 통해 자주, 대량으로, 불특정 10대 미결수들에게 통 크게 ‘기부’ 했어요. ‘기부천사’가 됐죠.”

    -반응은?

    “교도관들이 전해주는 말로는, ‘장시호에게 10대 미결수들의 팬레터가 쏟아졌다’는 거죠. 어린 미결수들이 거의 매일 몇 통씩 장문의 편지를 장씨에게 보냈다고 해요. 구치소 안에서 미결수들끼리 펜팔(편지교환)이 가능해요.”

    대법원 재판을 남겨둔 장시호 씨는 항소심이 선고한 1년6개월 형기를 마치고 2018년 11월 15일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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