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한 가족 이뤄 분쟁 극복을”
가정연합 ‘만델라 100주년’ 아프리카서밋 성황
수만 명 몰고 다닌 ‘세계 투어’
만델라 손자 “한 총재는 ‘평화의 아이콘’”
2018년 11월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케이프타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초종교평화축복식에서 한학자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6000여 청중 앞에 섰다. 상자 안은 이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한 총재.
2018년은 ‘만델라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 세계적으로 이 ‘아프리카의 영웅’을 기리는 여러 움직임이 있었다. 국제연합(UN)은 7월 18일을 ‘넬슨 만델라의 날’로 지정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7월 17일 만델라에 대해 “더 나은 삶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염원을 상징한다”고 했다.
천주평화연합과 만델라왕실
그런데 이러한 100주년을 맞아 한국에 뿌리를 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이하 가정연합)’은 만델라의 고국인 남아공에서 만델라의 길을 밝히는 성대한 행사를 연이어 개최해 만델라의 후손은 물론 많은 아프리카인의 공감을 얻었다.2018년 11월 21일부터 24일까지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있는 케이프타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천주평화연합(UPF)과 만델라왕실은 만델라의 유산을 돌아보는 ‘아프리카 서밋’을 공동으로 열었다. ‘아프리카의 평화와 인간개발: 공생, 공영과 보편적 가치’라는 주제를 내건 이 행사엔 아프리카 국가들을 중심으로 60개국에서 국회의장 7명, 국회부의장 12명, 장관 18명, 종교지도자 110명, 족장 125명, 국회의원 230명, 여성지도자·기업인·학자·시민운동가·언론인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공동 주최자인 천주평화연합은 2005년 문선명(1920~2012)·한학자(75) 총재가 미국 뉴욕에서 창설한 국제 NGO다. 194개국에 평화대사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으며, 국제연합(UN) 경제사회이사회의 ‘포괄적 협의지위 단체’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경제사회이사회와 산하 11개 위원회 회의·행사 참석, 의제 상정, 발언, 자료 배포 권한이 보장된다. 포괄적 협의지위 단체는 국제연합에 등록된 3000여 NGO 중 150여 개에 불과하다.
아프리카 서밋의 또 다른 공동 주최자인 만델라왕실의 경우, 남아공 이스턴케이프주 음베조 지역을 전통적으로 지배해온 만델라 가문을 지칭한다. 만델라는 음베조에서 족장의 아들로 태어났다.
손자의 연설
1971년 3차 세계 순회 당시의 한학자 총재(왼쪽). 1960년 3월 16일 성혼식 때의 문선명 총재와 한학자 총재.
만델라의 친손자이자 만델라왕실 족장인 만들라 만델라 남아공 국회의원도 환영사를 했다. 이 연설에서 그는 행사를 열어준 한학자 가정연합 총재를 “평화의 아이콘”이라 불렀다.
“내외 귀빈 여러분, 족장 여러분, 케이프타운 각 지역을 대표해 참석해주신 여러분, 국회를 대표해 참석해주신 국회의장과 의원 여러분, 정부를 대표해 참석해주신 여러분, ‘판 아프리카 의회’ 의장님, 그리고 여러 국가에서 참석해주신 지도자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은 아프리카의 가장 끝자락에 있는 아름다운 도시에 모였습니다. 저의 조부 넬슨 만델라 대통령은 인종차별을 극복하기 위해 이곳 케이프타운 앞바다 로빈섬의 감옥에 수십 년 동안 갇혀 있었습니다. 그분은 핍박을 받으며 싸워 이겼습니다. 이분의 신념이 억압을 극복할 수 있게 한 힘이 됐습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은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한 것입니다.
만델라 대통령의 삶은 ‘테이블 마운틴(케이프타운 도심에 위치한 탁자 모양의 산)의 삶’입니다. 끝없이 희망을 줍니다. 목소리 없는 사람들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고, 희망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대변해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만델라 대통령과 같은 일을 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그분은 한학자 총재입니다. 한 총재는 ‘신아프리카 프로젝트’로 저희 아프리카인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제시합니다. 문선명 총재와 한 총재의 피와 땀과 눈물로 이뤄진 기반 위에 우리는 모였습니다. 두 분은 평화를 위한 활동을 전개하면서 많은 희망을 보여줍니다. 인종, 문화, 국경, 종교의 장벽을 뛰어넘어 여러 조직을 만들고 이를 통해 세계평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넬슨 만델라가 하나의 아이콘이 된 것처럼, 두 분도 평화의 아이콘이 됐다고 봅니다. 한 총재와 함께 만델라의 유업을 잇는 아프리카가 됩시다.”
“만델라가 하나의 아이콘인 것처럼”
한학자 총재는 만델라 손자의 말에 화답했다. 한 총재는 이어진 기조연설에서 “만델라 같은 위대한 분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이날에 즈음해 그분의 노력을 어떻게 현실화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가정연합과 만델라는 짧은 시기에 깊은 인연을 맺었다. 만델라 추모 열기는 2018년 7월 22일 만델라의 고향 음베조에서 열린 ‘만델라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가정연합 측은 만델라 왕실과 공동으로 이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 행사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제이콥 주마·칼레마 모틀란테 전 남아공 대통령 등 남아공과 아프리카의 주요 인사 2000여 명이 참석한 국가적 행사로 치러졌으며 남아공 국영TV에 의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여기서 만들라 만델라는 “이 기념식은 한 총재와 천주평화연합의 경이로운 리더십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 총재는 “문선명 총재도 만델라와 같은 공명의 길을 걸었다. 만일 두 어르신이 생전에 함께 일했다면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가정연합의 일원인 언론인 마마두가예 폭스 스포츠 앵커에 따르면, 넬슨 만델라는 생전 문선명·한학자 총재를 만나길 희망했으나 양측의 만남은 이뤄지지 못했다. 대신 만델라의 딸인 진지스와 만델라와 그 아들이 한국에 와 문·한 총재를 만났다고 한다.
만들라 만델라 의원이 언급한 ‘신아프리카 프로젝트’는 한 총재가 아프리카 서밋에서 아프리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제시한 것으로, 10가지 세부 프로젝트로 이뤄져 있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 국회의원·종교인·족장 연합, 새마을운동을 모태로 한 신아프리카운동 확산, 국제평화고속도로를 가시화하는 아프리카 고속도로망 건설, 의료·복지 확충, 효정 인성 교육, 커피 프로젝트, 참가정운동 등이다.
국제평화고속도로와 관련해 한 총재는 “이 고속도로를 아프리카에서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 “세계인의 마음속에, 나아가 실제 지구 위에 이런 참된 평화의 고속도로를 놓겠다”는 이야기다. 아프리카 서밋은 ‘선학평화상 수상자 발표’와 ‘초종교평화축복식’으로 이어지면서 열기를 더했다.
‘할례’와 ‘비료’
선학평화상위원회는 11월 22일 케이프타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제3회 선학평화상 공동수상자로 슈퍼모델 출신 할례 철폐 인권운동가인 와리스 디리(여·53)와 아킨우미 아데시나(58)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를 선정했다.와리스 디리는 여성 할례의 폭력성을 세계에 알리고 이 악습을 종식하기 위한 국제법 제정에 앞장서 할례 위기에 처한 소녀 수억 명을 구한 것으로 평가됐다. 디리는 소말리아 유목민의 딸로 태어나 5세 때 할례를 당했다. 슈퍼모델로 인기가 절정이던 1997년 할례를 고백했다. 이후 유엔의 여성 할례 철폐 특별대사 활동과 ‘사막의 꽃’ 재단 활동을 통해 할례 철폐에 앞장섰다.
할례는 의료적 목적 없이 성인식이라는 미명 아래 여성 성기를 부분적으로 제거하거나 상처 낸 뒤 봉합하는 의식이다. 대부분 의료장비 없이 비위생적으로 행해져 과다 출혈, 쇼크, 합병증을 동반한다. 유엔에 따르면 아프리카와 중동 29개국에서 1억3300만 명이 넘는 여성이 여성 할례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킨우미 아데시나 총재는 농업경제학자로서 30년 동안 아프리카 농업을 혁신해 대륙 전역 수억 명의 식량 사정을 개선했으며, ‘굿 거버넌스(법치주의, 언론자유,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 개념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경제 발전을 촉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아데시나는 식량난 해결을 위해 ‘아프리카 비료 정상회담’을 주도해 ‘비료 선언’을 이끌어냈다.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로서 식량 공급, 전력 확충, 산업화, 역내 통합, 삶의 질 향상이라는 5대 목표를 설정해 아프리카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한다.
홍일식 선학평화상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제3회 시상에서는 인류 공동의 운명을 위한 미래 평화 의제로 ‘아프리카의 인권과 개발’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프리카의 인권과 개발 문제는 세계의 양심에 새겨진 상처이며, 21세기를 살아가는 세계인이 풀어야 할 공동과제”라고 설명했다.
선학평화상은 문선명·한학자 총재의 ‘인류 한 가족’이라는 평화 비전을 토대로 제정됐다. 인류 평화와 복지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를 발굴해 격년 시상한다. 단일 상으로는 최대 규모인 100만 달러(한화 11억 원 상당)의 상금을 수상자에게 수여한다. 이번 3회 시상식은 2019년 2월 서울에서 열린다.
아프리카 서밋에선 이외에도 국제평화고속도로 출발식, 국회의원 연합 세션, 종교인연합 세션, 족장연합 세션 등이 진행됐다.
유명 종교지도자 “한 총재 맞이해 행복”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 등 아시아·태평양 정치 지도자들이 2018년 12월 1일 아시아·태평양 서밋 개회식에서 한학자 가정연합 총재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남아공 가수들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청중 대부분이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와 리듬에 맞춰 아프리카인 특유의 율동으로 흥겹게 춤을 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남녀 커플은 주례입장, 성수의식, 성혼문답, 축도, 성혼선포, 꽃다발 및 예물봉정, 축사, 억만세 삼창 식순에 따라 이 축복식에 임했다. 이들은 억만세 삼창 땐 즐거운 표정으로 한국어로 “억만세”를 세 번 외쳤다.
마하마네 오스마네 전 니제르 대통령은 축사에서 “위대한 축복식을 아프리카에서 할 수 있어 감사하다. 미래에 이날을 뒤돌아보면 사람들에게 가치관과 사랑을 심은 역사적 사건이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축복을 받았으니 새롭게 출발하는 가정이 되고 앞으로 참사랑을 널리 전해 새로운 아프리카를 만들기 바란다”고 남녀 커플에게 전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남아공의 종교지도자 사무엘 하데베 선지자는 참석한 남녀들로부터 ‘아이돌 스타’와 같은 환호를 받았다. 그의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비칠 때마다, 그가 연설하는 매 순간 청중은 큰 소리를 지르면서 열띤 지지를 보냈다.
하데베는 연설에서 “우리는 너무 많은 시간 동안 상대편의 단점만 봐왔다. 앞으로는 서로의 장점을 더 열심히 봐야 한다. 이런 선하고 긍정적인 관점을 가질 때 오늘처럼 초종교적으로 초국가적으로 한자리에 모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연합의 초종교 이념을 적극 지지했다. 이어 하데베는 “오랜 기간 세계평화를 위해 일해온 한학자 총재를 남아공에서 맞이할 수 있어 행복하다”며 축복식 주례를 맡은 한 총재를 소개했다. 그러자 청중은 하데베와 한 총재에게 환호를 보냈다.
“남성 위주 역사…밸런스 안 맞아”
한 총재는 많은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등장했다. 그의 축도는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처럼 보였다. 한 총재는 “인류 한 가족”을 강조했다. ‘가정연합의 영적 지도자’인 한 총재가 말하는 중간 중간에 아프리카인 청중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오늘날 큰 나라나 작은 나라나 평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종문제, 종교문제, 사상문제, 문화의 벽, 국경선 같은 벽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연 인간이 이에 대한 답을 낼 수 있을까요? 우리는 우주의 주인이 누구이신지를 확실히 알아야 합니다. 창조주 하나님! 그분은 우리의 하늘부모님이십니다.
창조주는 꿈이 있습니다. ‘인류 한 가족’을 이루는 평화로운 지상천국을 원합니다. 그리하여 천지만물을 창조하시고 인간 조상이 될 수 있는 아담과 해와를 창조하셨습니다. 그들에게 성장 기간을 통한 책임을 주셨습니다. 책임입니다. 그러나 그리되지 못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인류가 됐습니다.
창조주는 전지전능한 분입니다. 시작과 끝이 같은 분입니다. 실패가 있을 수 없는 분입니다. 문제는 창조 원칙을 놓고 볼 때 인간에게 책임을 줬다는 것입니다.
“나중 된 자가 먼저 되느니라”
오늘날까지 세계 문명사나 기독교사는 남성 위주로 발전해왔습니다. 남성 위주로 발전해온 현상을 놓고 볼 때 어딘가 모자랍니다. 밸런스가 맞지 않습니다. 참가정을 통해서만 인류의 미래가 있는 것입니다.인류 문명을 이끈 영국을 비롯한 몇몇 서양 국가는 예수님의 본질을 몰랐습니다. ‘네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고 예수님은 가르쳤는데,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예수의 이름으로 선교를 하러 온 선교사들에 의해 아프리카에서 노예무역이 시작됐습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아프리카에 왔지만,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해 식민지로 만들고 물자를 빼앗아갔습니다. 이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평화로운 하나의 세계가 이뤄질 수 없습니다.
서구는 산업혁명을 통해 외적으로 풍요로워졌는지 모르나 이렇게 내적으로, 정신적으로, 신앙적으로, 강퍅해졌습니다. 그렇기에 공산주의도 확산됐습니다.
문선명 총재와 나는 1975년 미국으로 가서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미국을 통해 세계를 구원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가정 파탄과 퇴폐 문화로 인해 미국이 병들었다. 미국의 가정이 불타고 있다’고 했습니다. 많은 미국인이 감화를 받았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에 많은 가정연합 선교사가 있습니다. 오늘 행사에 이 대륙 책임자인 미국인 캐시 리그니도 와 있습니다. 1975년 파견돼 지금까지 아프리카를 위해 수고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기독교가 보여줘야 할 모습입니다. 그녀는 참사랑을 끝없이 실천하는 하늘부모님의 자녀입니다.
아프리카에도 위대한 인물들이 있었습니다. 넬슨 만델라는 자유를 원했고 평화를 사랑했습니다. 문제는 인간의 힘으로 평화세계를 추구해왔지만 결과가 모호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인류가 알아야 합니다. 하늘부모님을 떠나서는 답이 없습니다.
우리는 하늘의 섭리를 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중심으로 인류 한 가족을 꿈꿔왔습니다. 그 핵심이 축복입니다. 성경에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되느니라’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이 말씀이야말로 축복받은 여러분의 입장입니다.”
이어 한 총재는 이날 축복 결혼식을 하는 커플을 향해 축하와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하늘은 여러 나라에서 선지자와 의인들을 길러왔습니다. 여기 모인 축복받은 43만 쌍에 해당되는 선남선녀들로부터 새로운 역사가 출발합니다. 이 순간 하늘 앞에 무한히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이웃과 국가와 세계를 사랑하고 ‘위하여 사는 삶’을 사는 가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미래 후예를 책임지고 평화롭고 행복한 세계가 될 수 있는 문화와 환경권을 만들기 바랍니다. 부모의 책임을 다하는 가정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기니 장관의 눈물”
한 총재가 연설에서 언급한 캐시 리그니 UPF 아프리카 회장은 한 총재가 말한 국제평화고속도로에 대해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현실적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과 일본 간 해저터널도 이 구상의 일환입니다. 한 총재는 아프리카 희망봉에서 이 도로가 시작돼 아프리카와 유라시아를 지나 한국과 일본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도로의 건설을 현실적으로 이루기 위해 각국의 대통령과 정치 지도자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측면도 있어요. 이러한 연결은 모든 나라의 번영, 발전, 평화에 도움을 준다고 한 총재는 보고 있어요.” 이어지는 캐시 리그니 회장과의 대화다.
- 가정연합과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요?
“저는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미국인입니다. 형제 2명이 가톨릭 신부죠. 젊은 시절 저는 항공사(아메리칸 에어라인 등) 승무원으로 일했어요. 평소 ‘왜 하나님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게 하는가? 왜 흑인은 역사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는가?’라는 의문을 품고 있었죠. 그런데 문선명·한학자 총재의 말씀인 원리강론을 접하면서 답을 얻게 됐어요.”
- 아프리카로 오게 된 계기는?
“1967년 가정연합에 입교한 후 문선명 총재가 저를 아프리카 베냉에 선교사로 보냈어요. 3년 일정이었지만 아프리카를 사랑하게 돼 지금까지 계속 있습니다. 베냉이 공산화된 뒤 선교를 했다고 감옥에 갇히기도 했어요. 그러나 좋은 경험이 더 많아 떠나지 않고 있죠.”
- 이번 행사에서 어떤 점을 느꼈나요?
“아프리카의 진로를 결정하는 많은 현직 정치인과 종교 지도자들이 이 행사에 모여 한 총재의 메시지를 경청했어요. 기니의 한 장관은 ‘평화는 가정으로부터’라는 한 총재의 말에 눈물이 났다고 합니다. ‘가정의 가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해요. 경제 발전 같은 외적인 것뿐만 아니라 내적인 것에 대해서도 한 총재는 강한 메시지를 전하죠.”
한 총재는 2018년 아프리카에 많은 공을 들었다. 이해 1월 30일 한 총재와 가정연합 관계자 200여 명은 아프리카 세네갈 수도 다카르 동쪽 3km 앞바다에 있는 길이 900m 폭 300m의 작은 섬인 ‘고레섬’을 찾았다. 수백 년 전 노예무역의 중계 지역이던 이 섬엔 흑인 노예들의 한이 서린 유물들이 남아 있다.
한 총재는 이 섬에서 노예로 팔려나간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명복을 비는 해원식을 열었다. 2시간여 동안 섬에 머물면서 기도했다. 한 총재는 당시 “인류는 신의 이름으로 저지른 가혹한 역사를 갖고 있다. 피부색이 다른 이교도라는 이유로 300여 년에 걸쳐 2000만 명의 원주민이 노예로 끌려갔고 600만 명이 고귀한 생명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갈등과 고통과 전쟁이 더 이상 없는 세계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네 자녀 둔 영적 리더
이 섬의 행정책임자인 오귀스탱 셍고르 시장은 한 총재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기독교계 한 목회자는 ‘세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한 총재가 이슬람 신도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곳에서 종파를 초월한 인류 화합을 선언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케이프타운의 ‘초종교평화축복식’에서 한 총재의 고레섬 해원식이 소개됐다. 아프리카인 청중은 한 총재에게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가정연합 관계자는 “가정연합 주최 행사에 아프리카 많은 국가의 정치·종교 지도자들과 일반 시민이 참석하는 것도 아프리카의 역사와 사람을 향한 한 총재의 진정성이 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가정연합관계자에 따르면 가정연합의 선교활동은 아프리카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고 한다. 가정연합 측은 “비단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유럽, 남미, 미국, 아시아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활동의 중심에는 14명의 자녀와 40명의 손자·손녀를 둔 영적 리더인 한 총재가 있다고 한다.
한 총재와 가정연합 측은 2018년 한 해 동안 △미국 뉴욕(미국 평화대회), △오스트리아 빈(유럽 평화 전진대회), △브라질 상파울루(중남미 희망 전진대회, 2018 중남미 서밋), △세네갈 다카르(제1회 월드 서밋 아프리카), △짐바브웨 하라레(평화가정 페스티벌), 그리고 △남아공 케이프타운(아프리카 서밋)에서 대규모 행사를 열었다. 가정연합 측의 국회의원연합에는 100개 나라 국회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12월 1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2018 아시아·태평양 서밋’이 열렸다. 이 행사에는 한 총재를 비롯해 샤르마 올리 네팔 수상, 훈센 캄보디아 수상,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고문, 투이말리파토 수알라우비 2세 사모아 국가 원수, 이아코바 이탈렐리 투발루 총독, 바론 와카 나우루 대통령, 레니 로브레도 필리핀 부통령 등 국가원수 7명, 전직 대통령 및 수상 12명, 국회의장 및 부의장 7명, 장관 17명, 국회의원 300명, 종교지도자 50명 등이 참석했다고 한다.
한 종교 전문가는 “신앙과 사상은 다수에 의해 검증되고 평가된 뒤 수용되거나 배척된다. 가정연합처럼 한국에 뿌리를 둔 종교기관의 평화 메시지가 여러 나라에서, 많은 외국인이 참여하는 다양한 행사에서 호응을 얻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만 명을 몰고 다니면서 ‘세계 투어’를 하는 한 총재 개인에 대한 일반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늘의 신부”
한 총재는 1943년 2월 10일 평안남도 안주군 안주읍에서 교사인 부친 한승운 선생과 모친 홍순애 여사 슬하의 외동딸로 태어났다. 부친은 광복 전 한때 이용도 목사의 새예수교에서 중견 책임자로 일했다. 모친도 독실한 기독교 집안 출신이다. 재림신앙인 ‘복중교’를 이끈 허호빈 씨의 모친은 6살 된 한 총재에게 “‘하늘의 신부(新婦)’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가정연합은 전한다.한 총재는 6·25전쟁 때 부모를 따라 멀리 제주도까지 피난생활을 했다고 한다. 춘천 봉의초등학교 생활기록부에는 “매우 정숙하고 친절하며 어딘지 고상한 태도가 보인다”고 기록돼 있다. 이후 성정여중(현 선정여중)과 성요셉간호학교(현 가톨릭대 간호대학)를 다녔다. 전쟁고아와 부상자들을 치유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한 총재는 초등학교 졸업 직후인 13세에 문 총재를 처음 만났다. 가정연합이 전하는 문·한 총재의 결혼 이야기는 신비하다. 17세 때인 1960년 2월 한 총재의 꿈에 문 총재가 나타났고, 이어 당시 40세인 문 총재가 한 총재의 모친에게 딸을 데려오라고 했다고 한다. 문 총재는 한 총재에게 그림을 그려보라고 시켰다. 며칠 후 문 총재는 “내일 아침 결혼식을 한다”고 통보했다. 한 총재는 “그래요?”라는 한마디 외에 더 묻지 않았다고 한다. “두 분 사이에 영적 교감이 있었다”고 가정연합은 설명한다. 한 총재는 결혼 다음 날부터 친정어머니를 비롯한 가족·친지와 관계를 끊는 등 영적 연단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이후 문·한 총재는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언행을 통해 가정을 중심에 둔 교리를 완성했고, 가정연합 사람들은 문·한 총재를 “참부모”라 부른다. 2012년 문 총재가 성화(별세)했을 때 미국·유럽 미디어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이 타계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외 미디어 보도에 따르면, 이후 한 총재는 일본·미국에 이어 교세를 유럽·아프리카·남미로 확대하면서 가정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에서
한 총재는 아프리카 최남단으로 알려진 ‘희망봉(Cape of Good Hope)’이 있기에 케이프타운에서 만델라 추념 행사를 열고 싶어 했다. 문 총재는 생전에 희망봉을 방문하고 싶어 했으나 결국 오지 못했다. 한 총재는 이곳을 국제평화고속도로의 출발지로도 삼았다.남아공의 한 흑인 지도자는 행사 후 한 총재에게 “아프리카의 자존감을 되찾게 해주어 감사하다”고 했다. 한 총재는 “머지않아 아프리카는 1등 대륙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먼저 된 자가 나중 되고 나중 된 자가 먼저 된다.” 캐시 리그니 여사에 따르면, 희망봉에서 만델라의 꿈, 아프리카의 꿈, 그리고 한 총재의 꿈이 새로 시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