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호

갤러리 산책

박수근미술관 특별기획展

귀로(歸路) 찾아가다

  • 글 · 이혜민 기자 | behappy@donga.com, 사진제공 · 박수근미술관

    입력2016-08-18 17:3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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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소·일시 강원 양구 박수근미술관 제1, 2 기획전시실
    (7월 26일~2017년 4월 23일) ● 관람료 성인 3000원, 학생 2000원, 7세 이하 어린이·장애인 무료 ● 문의 033-480-2655, www.parksookeun.or.kr


    “나는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려야 한다는 예술에 대한 대단히 평범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내가 그리는 인간상은 단순하고 다채롭지 않다. 나는 그들의 가정에 있는 평범한 할아버지나 할머니 그리고 어린아이들의 이미지를 가장 즐겨 그린다.”

    ‘우리의 화가 박수근’을 펼치면 이 글귀가 가장 먼저 나온다. 박수근(1914~1965) 화백이 남긴 유일한 글에는 그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겼다. ‘선함’ ‘진실함’ ‘평범’ ‘인간상’ ‘가정’ ‘할머니’ ‘어린아이들’은 박수근의 작품을 설명하는 키워드다.



    강원도 양구군 양구면 정림리에서 태어난 박 화백을 기리기 위해 2002년 10월 25일 그의 생가에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이 들어섰다. 1998년 강원의 얼 선양사업으로 선정되면서 미술관 건립이 시작됐고 이후 박수근 부부의 유해가 이곳으로 이장되면서 혼을 담게 됐다.



    9만㎡ 부지에 유화, 판화, 드로잉 등 박수근의 작품 110점을 소장한 이곳에서 2016 특별기획展 ‘귀로’가 열리고 있다. 박수근미술관은 ‘박수근의 길’을 찾아가는 일 가운데 하나로 해외에 있는 그의 작품을 찾아내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귀로’(1964)가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서양화가 임규삼의 개인전시 방명록에 그려진 박수근의 드로잉 ‘화분’(1957)을 비롯한 신소장품 35점도 소개된다. 박 화백의 아들 박성민 씨의 글을 읽으면 작품이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아버님은 비오는 날 과일을 살 때 주로 노상에서 사곤 하셨는데 한곳에서 전부를 사시는 것이 아니라 세 군데에서 나누어 사곤 하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사시면은 아버님은 물질적으로는 손해지만 벌면 되고, 마음에는 평등한 사랑의 실천으로 풍요로워지면서 바로 그것이 그분의 예술세계에 부각되곤 했습니다. 아마 아버님은 작은 것을 희생하면서 더욱더 큰 것을 가지려 하는 아름다운 욕심이 있었나 봅니다.” -‘우리의 화가 박수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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