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호

신동아-채널A 공동기획 | ‘新대동여지도’ 기적의 건강밥상

기와 위 항암제 와송, 지방 축적 막는 핑거루트

  • 김경민 | 채널A 방송작가 79hyunny@naver.com

    입력2016-08-23 10:5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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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물의 신비는 끝이 없다. 5번의 수술을 받고도 6개월 만에 재발한 방광암을 와송으로 이겨낸 이해식(65) 씨, 손가락을 닮은 ‘핑거루트’로 성인병을 잡은 진원범(45) 씨의 특별한 건강밥상을 만나보자.

    와송

    암에 대한 공포는 누구도 피해가기 힘들다. 3년 동안 총 5번의 방광암 수술. 그리고 6개월 만에 재발한 암. 남들은 한 번 겪기도 어려운 일을 6번이나 겪고도 살아난 이해식(65) 씨의 기적 같은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자.

    처음 몸에 이상을 느낀 건 1992년. 관광회사 영업부에서 일하던 이씨는 그날도 15개 팀을 관리하며 바쁜 하루를 보냈다. “학생들 수학여행 철이라 온종일 정신없이 바빴어요. 그런데 그날 저녁 소변을 보는데 갑자기 시커먼 피가 쏟아지는 거예요.”

    며칠 후 동네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피곤하면 그럴 수도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걱정을 한시름 덜었다.

    하지만 그 뒤로도 소변을 볼 때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은 계속됐다. 영업을 하다 보니 부득이하게 술자리도 자주 가져야 했다. 가끔 운전하다 자신도 모르게 머리가 핑 돌아 잠시 차를 세우고 쉬는 일도 생겼다. 그렇게 3년이 흐르는 동안 이씨의 몸은 점점 더 병을 키우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혈뇨


    3년 후 부산의 한 병원을 다시 찾은 이씨. 검사를 마친 담당 의사는 충격적인 말을 전했다.



    “제 몸 상태가 폐차 수준이라고 했어요. 순간 ‘욱’하면서 성질이 나더라고요. ‘나보고 왜 폐차라고 하느냐’고 따졌더니 소견서에 ‘악성 종양’이라고 쓰면서 당장 큰 병원에 가라고 했어요.”

    하지만 워낙 병원과 담을 쌓고 지내온 터라 악성 종양이 뭔지도 몰랐다고 한다.

    “대학병원에서 다시 진단을 받았어요. 의사들이 ‘암’이라 하지 않고 ‘종양’이라 말하니까 무지한 저는 그때까지도 반신반의했죠. 종양? 그냥 쭉 짜서 빼내면 낫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의사가 ‘허허’ 웃었어요. 진짜 암이냐고 묻자, 그렇다더라고요.”

    의사가 제시한 수술 방법은 방광을 전부 들어내는 것. 당시 44세이던 이씨에겐 너무나 가혹한 일이었다. 평생 소변 주머니를 차고 살 바에야 그냥 이렇게 살다가 죽는 게 낫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의사는 치료를 포기하겠다는 이씨를 만류했다. 일단 기계를 몸속에 넣어 암을 긁어내는 것으로 수술 방향을 바꿨다. 하지만 긁어내는 도중 천공이 생기면 방광을 들어내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수술 날짜를 받아놓은 어느 날, 그는 꿈을 꿨다.

    “백발에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할아버지가 나타나 저의 조상이라는 거예요. ‘안 죽을 테니 걱정하지 마라’고 했는데 허무맹랑하면서도 묘하게 안심이 되었어요.”

    하지만 수술 당일이 되자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불안한 마음이 가득해졌다. 수술실 문 앞에 다다르자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이 문을 다시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1995년 3월, 첫 방광암 수술을 무사히 마쳤다. 하지만 재발률이 70% 이상인 방광암은 이씨의 몸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2개월 뒤 재발했어요. 그해에만 3번의 수술을 받았죠.”

    3년 반…6번의 방광암


    1995년 3월, 5월, 12월. 1997년 7월. 1998년 1월. 그렇게 3년 동안 이씨는 암과 5번의 사투를 벌였다. 수술할 때마다 ‘이번엔 괜찮겠지’ 하던 게 어느새 5번째가 되자, 결국 이렇게 죽는가 싶어 애가 탔다.

    “5번째 수술을 하고 나서 의사가 ‘이번엔 괜찮을 것’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6개월 만에 또 재발했죠. 더 이상 수술받을 의지도 없었어요. 죽으려는 결심으로 소주를 15병씩 마시곤 했어요. 그런데 사람 명이 어찌나 긴지…그래도 안 죽더라고요.”

    겉으론 강해 보이는 이씨였지만 아내 몰래 눈물도 많이 흘렸다. 이제 40대 중반인데 자신이 죽으면 남은 식구들은 어떻게 살아가나 싶어 가슴이 답답했다.

    아내 하복년(68) 씨는 매일 생을 포기한 채 술만 마시는 남편을 차마 내버려둘 수 없었다.

    “병원 휴게실에 앉아 있는데 환자 보호자들이 모여서 하는 말을 들었어요. ‘와송(瓦松)’이라는 게 암환자에게 그렇게 좋다던데 구할 길이 없다고. 처음엔 한 귀로 듣고 흘렸는데 6번째로 암이 재발하자 그때 들은 이야기가 생각나더라고요.”

    하씨는 그날부터 와송이 있는 곳을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마침내 경북 영천에서 약초를 캐는 할머니가 와송 말린 것을 갖고 있다는 소문을 듣고 어렵게 찾아갔다. 가격 문제로 얘기를 나누던 중, 할머니의 전화가 울렸다. 들어본즉슨, 전화기 너머 사람도 와송을 애타게 찾는 듯했다. 까딱하면 뺏기겠다 싶어 하씨는 덥석 사겠다고 했다.

    “이걸 먹고 살지 죽을지는 모르지만, 좋다는 것 한번 못 먹고 죽으면 얼마나 제 가슴에 한이 맺히겠어요. 그래서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서 먹여보자 싶었어요. 당시만 해도 와송은 쉽게 볼 수 있는 작물이 아니었어요. 먹는 방법도 모른 채 약탕기에 넣어 진하게 달여 남편에게 건넸죠.”

    그런 아내의 극진한 정성도 처음엔 통하지 않았다. 이씨는 “의사도 못 고친 병을 듣도 보도 못한 풀로 어떻게 고칠 수 있겠냐”며 당장 내다버리라고 호통을 쳤다.

    “아내가 울면서 마지막 소원이니 한 번만 먹어보라고 애원하는 모습에 마음이 약해졌어요. ‘그럼 한 번만 먹어보겠다’고 한 것이 계속해서 쭉 먹게 된 겁니다.”

    와송을 달여 마신 지 3개월 반쯤 지나자 소변에 그렇게 많이 섞여 나오던 피가 반 정도로 줄어들었다. 6개월 후, 미세하게 몇 방울만 떨어지자 그제야 이게 좋구나, 확신이 들었다. 1년 2개월 후, 건강검진 시기가 돌아왔고 이씨는 불안한 마음으로 다시 병원을 찾았다.

    “다른 사람들은 결과표를 그냥 주는데, 저보고는 들어오라더군요. 또 재발했나 싶어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어요.”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깨끗하니까 걱정하지 말라’는 소견이었다. 다시 삶의 끈을 붙잡게 된 이씨는 그때부터 즐기던 술과 담배는 물론 음식도 철저히 조심했다. 햇수로 18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커피, 탄산음료 등 음료수는 일절 밖에서 사 먹지 않고 집에서 만든 것만 마신다고 한다.

    “혹시 또 재발할지 모르니 와송을 꾸준히 먹어요. 덤으로 사는 인생, 더 멋지게 살도록 노력해야죠.”

    지금은 와송을 직접 키우며 아픈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낙이라는 이씨.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것이 또 다른 행복이라고 한다.

    와송의 효능

    지붕의 기와 위에서 자라는 모양이 소나무 꽃을 닮았다 해서 이름 붙은 ‘와송’. 와송의 다당체 성분은 면역세포를 직접 자극해 암과 같은 물질에 대해 생체 방어를 유발하는 사이토카인 성분을 생산한다. 또한 플라보노이드와 같은 식물성 유용 성분들은 암의 전이 혹은 재발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만 와송은 흡착력이 강해 주변의 오염물질을 축적하므로 반드시 깨끗한 곳에서 자란 것을 섭취하는 게 좋다.

    이해식 씨의 와송 건강밥상

    ■ 와송 수육
    말린 와송 10g에 물 4L를 넣고 와송 차를 끓인다. 와송 차는 물 대신 마시거나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데, 특히 돼지고기 등을 삶을 때 와송 달인 물을 사용하면 누린내를 제거할 수 있다.

    ■ 와송 김치
    쌉싸름하면서 새콤한 맛이 나는 와송은 생으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겉절이를 무칠 때 함께 넣거나 샐러드 위에 올리면 새콤한 맛이 입맛을 더욱 돋운다.

    ■ 와송 새알 장국
    찹쌀가루에 와송 생즙을 넣어 반죽한 뒤 적당한 크기로 동글동글하게 새알을 빚는다. 초록빛으로 곱게 물든 새알과 미역을 넣고 맑은장국을 끓인다. 같은 방법으로 칼국수나 수제비 반죽에 와송 생즙을 활용할 수 있다.


    핑거루트

    사람 손가락을 닮은 뿌리채소가 있다? ‘finger(손가락)’와 ‘root(뿌리)’의 합성어로 손가락을 닮은 생김새 때문에 붙여진 이름 ‘핑거루트’. ‘인도네시아 생강’이라고도 불리는 핑거루트는 본래 음식물의 유통기한을 연장하는 향신료로 사용됐다는데, 최근 국내에선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받고 있다. 신비한 맛과 향을 자랑하는 핑거루트로 성인병에 도움을 받았다는 진원범(45) 씨의 사례.

    경기도의 한적한 곳에서 농사를 짓는 진씨는 2~3년 전만 해도 개인사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2년 새 체중 15kg 증가


    “그 무렵 사업이 잘 안 돼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어요. 그때마다 무분별하게 폭식을 했고, 자꾸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려고 했죠.”

    먹기도 남보다 많이 먹었지만, 바쁜 생활 탓에 식사시간 또한 불규칙했다. 밤늦게 야식을 먹기 일쑤에다 술을 마시는 날도 점점 늘어갔다. 그렇게 무언가를 잔뜩 먹고 나면 세상만사가 다 귀찮아졌다.

    “움직이는 것도 귀찮고, 앉아 있다 보면 눕고 싶고…그러다 보니 살이 더 찐 것 같아요. 2년 새 15kg 이상 체중이 늘었더라고요. 그렇게 살이 찌는지도 제대로 몰랐어요.”

    어릴 땐 마른 체질이었고, 결혼 후 살이 조금 붙긴 했어도 늘 표준 체중을 유지하던 그였다. 다이어트를 결심한 적도 있지만 실패. 어느새 체중계 바늘은 90kg을 가리키고 있었다. 몸이 둔해지자 이전과 달리 모든 게 힘들었다. 쪼그려 앉아 오래 있기도 힘들었고, 조금만 움직여도 금세 지쳤다.

    어머니 원제선(65) 씨는 “살이 찌니 밥 먹고 나면 바로 소파에 눕더라. 밥 좀 줄여라, 밥 먹고 바로 눕지 말아라, 잔소리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아주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고 그때 심경을 전했다. 진씨는 “당시엔 스트레스가 심해 귀를 막고 주변의 이야기도 잘 안 들었어요. 저를 걱정하는 마음에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에도, 내 나이가 몇인데 잔소리를 하느냐고 대들곤 했죠”라고 털어놓았다.

    맘으론 다 큰 아들을 간섭하지 말자 해도, 눈으로 보면 또 속이 터져 잔소리를 하게 됐다는 원씨. 다정하던 모자 사이에도 서서히 갈등이 생겼다.

    하지만 진씨의 건강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머리가 심하게 아프더라고요. 뒷골이 땅겨 잠을 못 잘 정도였어요. 병원을 찾았더니 고혈압이라더군요.”

    당시 진씨의 수축기 혈압 수치는 180mmHg. 약을 꾸준히 먹었지만, 140~150에서 멈춘 혈압은 더 이상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정상 수치인 120을 훨씬 웃돌았다.

    비만에 이은 고혈압 진단


    마침 근처에서 농장을 하던 지인은 이런 진씨의 상황을 알고, 핑거루트를 권했다.

    “생소한 이름에다 맛과 향도 독특했어요. 향이 강해 처음엔 가까이 가지도 못하고, 입에 넣었다가 뱉기도 했어요. 좀 더 알아봤더니 인도네시아에서 생강처럼 사용하는 작물이더군요.”

    우리나라에서도 건강에 관심 많은 일부 사람들은 이미 수입품을 사 먹고 있었다. 체중도 빠지고 피부도 좋아졌다는 구매 후기들을 보며 한번 먹어보기로 결심했다.

    생으로 먹기엔 향이 다소 강한 핑거루트는 말린 후 가루를 내서 차로 마시니 먹기에 한결 수월했다. 진씨는 핑거루트 분말 한 스푼을 따뜻한 물에 타서 매일 자기 전에 한 잔씩 챙겨 마셨다.

    “한 달 하고도 1~2주쯤 지나자 몸이 서서히 가벼워지는 게 느껴졌어요. 두통이나 머리 땅기는 증상도 사라지고. 이게 효과가 있구나 싶어서  꾸준히 먹었죠.”

    지난해 11월부터 핑거루트를 먹기 시작한 진씨. 체중은 90kg에서 81kg으로 빠졌고, 체지방도 25kg에서 20kg으로 약 5kg 감량에 성공했다. 지난해만 해도 딱 맞던 바지가 이젠 주먹 두 개가 들어갈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체중이 줄자 혈압도 자연스럽게 낮아져 현재는 118/84로 정상 수치를 유지한다. 아직 정상 체중에 도달하기까지는 9kg가량 더 줄여야 하지만, 핑거루트와 함께 식사 조절을 하니 부쩍 자신감이 생겼다.

    “요즘 가장 좋은 것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 상태가 상쾌하다는 거예요. 몸이 가벼워지니 어떤 일을 하든 지치지 않아서 기분이 좋아요. 아직 만족하기엔 이르지만, 더 관리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거듭나는 게 목표입니다.”

    핑거루트의 효능

    핑거루트는 인도네시아 열대우림 지역에 자생하는 생강과 식물로 피클, 카레, 음료 등 다양한 전통요리에 사용된다. 핑거루트의 판두라틴 성분은 우리 몸의 AMPK(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단백질) 효소를 활성화해 지방 대사를 원활하게 도와주는 것은 물론, 혈관 내 지방 축적을 막고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당뇨와 고혈압, 다이어트에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진원범 씨의 핑거루트 건강밥상

    ■ 핑거루트 차
    생으로 먹기에 맛과 향이 강한 핑거루트는 말린 후 분말로 만들어 차로 마시는 게 좋다. 따뜻한 물 한 잔에 분말 한 스푼을 넣어 섞어주면 생강차와 비슷한 맛이 난다.

    ■ 핑거루트 갈비찜
    핑거루트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서 손으로 껍질을 벗긴 뒤 적당한 크기로 썰어 사용한다. 생강 대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데, 특히 육류 요리에 넣으면 고기의 잡냄새를 없애줘 음식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해준다.

    ■ 핑거루트 고등어구이

    핑거루트의 독특한 향은 생선 비린내 제거에도 효과적이다. 밀가루와 핑거루트 분말을 섞어 생선의 양쪽 면에 묻혀 구우면, 굽는 동안은 물론 먹을 때도 비린내 없이 담백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이 글은 개인의 체험담으로, 의학적으로는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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