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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양당 이탈 현역 20명 이상 될 수도”

9일 ‘신동아’ 인터뷰… “尹, 한동훈에게 공간 열어줄 생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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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입력2024-01-10 11: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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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총선 채비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을 탈당한 천하람 개혁신당(가칭)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9일 “윤석열 대통령도 (한 위원장에게) 공간을 열어줄 생각이 없고, (한 위원장) 본인도 거기서 이탈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신동아’ 인터뷰에서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특검법)과 관련해 “한 위원장이 ‘특검을 받는 대신 총선 끝나고 하자’고 던져야 한다”면서 “그러면 민주당이 안 된다고 할 테고, 그때 한 위원장이 ‘그것 봐라. 총선용 기획이니 받을 수 없다’며 최소한의 명분을 챙겨야 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이) 이조차 할 공간을 안 열어줬다”고 했다.

    최근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당내 인사 중엔 처음으로 ‘김건희 리스크’라는 표현을 쓴 데 대해선 “국민의힘 비대위원 중 특검을 받아야 한다는 사람이 한둘은 있어야 한다”면서 “그런 목소리가 없다가 처음 하나 튀어나온 셈인데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평가절하했다.

    신당에 현역의원들이 합류할 가능성에 관해선 “‘이삭줍기’가 아니라 ‘알곡줍기’도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각 당에서 의미 있는 정치 활동을 해온 소신파 의원들이나 중진들이 배제당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당에서) 이탈하는 알곡의 숫자가 20명 이상이 될 수도 있겠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선 출마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유승민 전 의원을 두고는 “당연히 함께하기를 바라고 있다”면서도 “유 전 의원의 결단이니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아래는 주요 현안에 대한 천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향후 신당의 행보와 전략 등이 담긴 인터뷰 전문은 1월 18일 발매 예정인 ‘신동아’ 2024년 2월호에 실린다. 대담 영상은 유튜브 ‘매거진동아’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韓은 ‘도이치 특검’이라더라”

    천하람 개혁신당(가칭)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9일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사옥에서 ‘신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천하람 개혁신당(가칭)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9일 서울 서대문구 동아일보 충정로사옥에서 ‘신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두고 세련된 윤석열이라는 비관론과 차세대 보수를 상징하는 새 인물이라는 낙관론이 공존한다.

    “한 위원장의 취임 일성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개딸 전체주의를 공격하는 것이었다. 이후에도 국민의힘 주류와 크게 다른 메시지는 안 나오고 있다. (한 위원장이) 젊은 세대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고 하지만 여론조사로 증명된 바 없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결집이나 환호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몰라도 확장적인 면모는 지금까지는 안 보인다.”

    한 위원장이 강남 우파라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자식이 좌파건 우파건 강남에 살았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욕망을 자극한다는 해석이다.

    “근본적으로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황교안 전 대표도 커리어가 어마어마한 분이다. 과거 보수정당이 세련된 엘리트를 내세웠을 때마다 되풀이됐던 일이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한때 그런 역할을 했다. 어젠다와 비전이 동반돼야 하는데, (한 위원장이) 이를 보여줄 공간이 없다.”

    공간이 없다는 말은, 윤 대통령에게 메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도 공간을 열어줄 생각이 없는 것 같고, (한 위원장) 본인도 거기서 이탈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많은 사람이 총선 이후에 하자는 절충안을 제안했다. 정상적으로 정치가 작동하려면, 대통령실이 공간을 열어주고 한 위원장이 한 번은 던져야 한다. ‘특검을 받는 대신 총선 끝나고 하자’고. 그러면 민주당이 안 된다고 할 테고, 그때 한 위원장이 ‘그것 봐라. 총선용 기획이니 받을 수 없다’면서 최소한의 명분을 챙겨야 했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이조차 할 공간을 안 열어줬다.”

    최근 김경율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김건희 리스크’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나.

    “조사마다 다르지만 여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60~70% 정도 된다. 보수층에서도 40~50% 정도 된다(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렇다면 국민의힘 비대위원 중 특검을 받아야 한다는 사람이 한둘은 있어야 한다. 그런 목소리가 없다가 처음 튀어나온 셈인데 무슨 의미가 있나. 한 위원장은 지금도 ‘김건희 특검’이 아니라 ‘도이치 특검’이라고 한다. 처음에 듣고 독일을 특검하자는 얘긴 줄 알았다.”

    접촉 중인 현역의원 숫자가 5~10명 선으로 알려져 있다.

    “당장 합류를 확정적으로 이야기한 분도 있다. 대부분의 의원은 우리와 구체적 내용에 대해 상의하고 있지만 아직 합류를 공식화하지 않은 경우다. 신당에 올 수도 있겠다는 전제하에 우리와 질문을 주고받고 있는 점을 기준으로 하면 10명은 된다.”

    총선 전 교섭단체 구성이 신당의 목표인가.

    “그 자체가 목표라기보다는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본다. ‘이삭줍기’가 아니라 ‘알곡줍기’도 가능한 상황이다. 각 당에서 의미 있는 정치 활동을 해온 소신파 의원들이나 중진들이 권력자에 의해서건 극렬 지지층에 의해서건 배제당하는 상황이다. 그러면 우리는 상대적으로 양질의 여야 국회의원을 합류시킬 수 있는 상황이다. 양당이 공천을 민주적으로 공정하게 할 것 같지도 않다. 이탈하는 알곡의 숫자가 20명 이상이 될 수도 있겠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원칙과상식’, 이미 창당한 새로운 선택과 한국의 희망을 아우르는 연합 전선 가능성은.

    “다 장단점이 있다. 개혁신당 처지에서 고심하는 점은, 서로의 정체성이나 경쟁력을 어느 정도 온존하면서 연대하는 게 가능할지다. (이를 위한) 형태나 명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합류하나.

    “유 전 의원에 대해선 말하기가 굉장히 조심스럽다. 우리는 당연히 함께하기를 바라고 있다. 유 전 의원의 결단이니 우리가 이래라 저래라 할 상황은 아니다.”



    고재석 기자

    고재석 기자

    1986년 제주 출생. 학부에서 역사학, 정치학을 공부했고 대학원에서 영상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2015년 하반기에 상아탑 바깥으로 나와 기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통, 전자, 미디어업계와 재계를 취재하며 경제기자의 문법을 익혔습니다. 2018년 6월 동아일보에 입사해 신동아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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