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준석 손잡으면 국민의힘 과반 가능
호남에서 이재명 지지는 ‘불안한 지지’
한국 정치 ‘비토크라시’ 작동 중
[+영상] 미리 본 22대 총선(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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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을 앞두고 ‘이준석 신당’ ‘이낙연 신당’ 출현이 예고되면서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중심의 양당 체제가 무너지고 다당제로 재편될 조짐을 보이는 것. 이준석 신당은 과연 출현하나. 총선을 완주한다면 어느 정도 의석을 확보할까. 집권여당 국민의힘에 득일까, 독일까.
이낙연 신당은 또 어떤가. 이재명 대표 중심 민주당은 총선까지 단일대오를 유지할까.
신당론은 총선 선거 구도를 복잡하게 할 뿐 아니라 선거 이후 정계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2026년 지방선거, 2027년 대선을 계기로 또다시 합종연횡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와 함께 가변성과 역동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22대 총선의 예상 진로를 살펴봤다. 이 대담은 유튜브 ‘매거진동아’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그룹 ‘민’ 대표(왼쪽). 유승찬 스토리닷 대표. [지호영 기자]
박성민_ “22대 총선이 21대 총선처럼 양당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은 20%다. 그만큼 가능성이 낮다. 그에 비해 국민의당이 출현한 2016년 20대 총선처럼 3당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40%, 1996년 15대 총선 때처럼 4당 체제로 치러질 가능성도 40% 정도 된다.”
尹은 ‘차도(借刀) 응징(膺懲)’ 상징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 창당을 시사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경쟁력이 무엇이라고 보나.유승찬_ “이준석 전 대표는 한국 정치사에서 처음으로 30대에 당대표를 지냈다. 22대 총선에 여러 시대정신이 투영되겠지만 본질은 세대교체다.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인물이 이준석 전 대표다. 그는 징계를 당한 ‘피해 서사’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청년으로서 도전자 입장에 서 있다. 그리고 ‘보수를 혁신해 나라를 발전시키겠다’는 일관된 자기주장이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 가장 유니크한 존재가 됐고, 그 같은 점이 장점으로 발휘될 수 있다.”
박성민_ “22대 총선에 ‘586 청산론’이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될 거다. 20년 넘게 한국 정치, 한국 사회를 주도해 온 586에 대한 청산론을 가장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는 세력과 사람이 누가 될 것이냐가 중요하다. 이승만, 박정희, 백선엽을 중시하는 올드라이트는 ‘친일 세력’으로 공격받기 쉽다. 민주화운동을 했다가 전향한 뉴라이트가 586 청산론을 꺼내면 ‘배신자’로 공격받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보수 진영에서 ‘586 청산론’을 가장 강력하게 제기할 수 있는 세력은 넥스트 제너레이션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 정치에서 유니크하게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한 사람이 누구인가. 대통령 측근 세력들과 맞서 싸우며 순치되지 않고 존재감을 유지한 정치인은 이준석 말고는 없다.”
보수정당 청년 정치인들은 터프하고 도전적인 데 비해 민주당 청년 정치인들은 상대적으로 순치돼 있는 모습이다.
박성민_ “그 같은 현상은 586을 빼고는 설명할 수가 없다. 지금의 청년세대는 산업화 세대와는 좀 거리가 있고 586세대와는 가깝다. 민주당 청년들의 경우 그들(586)의 지배를 받는 셈이다.”
유승찬_ “586들이 경험도 많고 말도 잘해 청년들이 대항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문제는 한번 순치되기 시작하면 문화가 된다는 점이다. 국민의힘에는 청년정치학교가 있어 지금까지 300명 넘는 청년 정치인을 길러냈다. 그런데 민주당에서는 청년 정치인을 길러내는 정치학교가 없다. 586들은 청년들이 집단화하는 것을 싫어하는 듯하다. 그분들은 아직도 자기들이 청년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을 보면 80세가 넘은 박지원 전 대표가 총선에 출마한다고 하니까 50∼60대인 586들은 ‘이제 시작이다’라는 분위기가 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국민의힘 총선 전망이 어둡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유승찬_ “보수 세력이 볼 때 윤석열 대통령은 ‘차도(借刀) 응징(膺懲)’의 상징이다. 윤석열이란 칼을 빌려 문재인 정부를 응징한 것이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자꾸 주인이 되려고 하니 (기존 보수 세력과) 충돌이 발생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이준석과 (윤 대통령이) 성공적으로 연합하면 총선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박성민_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정당 권력은 땅에 떨어져 한동안 주인이 없는 상태가 계속됐다. 황교안·이준석 대표를 거쳐 윤석열 대통령이 탄생했다. 삼국지에 비유하면 윤석열 대통령은 조조처럼 ‘천자’를 보유한 왕당파인 셈이고, 이준석을 중심으로 한 신흥 세력이 경쟁하는 구도다. 거기에 홍준표나 나경원, 유승민 같은 원조 보수 세력이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그런데 원조 보수 세력은 구심이 없다. 지금 뚜렷하게 존재감을 드러낸, 의미 있는 세력은 이준석이다.”
이준석, 차기 대선 위해 ‘빅텐트’ 참여할 수도
이준석 전 대표는 신당을 창당할 뜻을 밝히고 있다.유승찬_ “이준석에게는 두 가지 길이 있다. 안전하게 비례 중심의 작은 정당을 만드느냐, 아니면 보수 전체를 대체할 큰 정당을 꿈꾸느냐다. 나는 두 번째 길을 갈 것으로 본다.”
박성민_ “이준석 전 대표가 눈앞의 총선뿐 아니라 차기 대선까지 내다보고 움직이는 것이라면 신당 창당은 물론 앞으로 ‘빅텐트’에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국민의힘 대표를 지냈기에 보수정당 후보로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만 생각했는데 (신당론으로) 중도보수로 정치를 완전히 새롭게 바꿔 차기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도 열리고 있다.”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잠룡’으로 부상하고 있다.
박성민_ “한동훈 전 장관은 말 그대로 강남 우파다. 보수가 지지하고 좋아할 보수 정치인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대선후보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쉬운 점이 확장성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처럼 중도가 지지하는 보수 정치인 이미지로 가기보다, 점점 더 보수가 지지하는 보수 정치인 이미지로 가고 있어 확장성은 좁아지고 있다.”
유승찬_ “차기 주자로서 한동훈 전 장관에 대한 지지도가 16%를 기록했다.(한국갤럽 2023년 12월 첫째 주.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이는 보수층에서 폭발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 전 장관의 중도 확장 가능성은 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거둔 성과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이 좋은 평가를 받으면 한 전 장관에게 기회가 오겠지만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나쁘면 또다시 검찰 출신을 뽑아야 하느냐는 부정적 인식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야권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 깃발을 내걸었다.
박성민_ “박지원이나 정동영, 천정배, 김한길 같은 분들이 거물급 정치인이라고 해도 이분들이 당을 나가면 ‘탈당’이다. 그런데 당대표를 지낸 이낙연 전 대표가 당을 나가는 것은 ‘분당’이다.”
이낙연 전 대표가 22대 총선에 어느 정도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나.
유승찬_ “호남에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는 불안한 지지다. 이낙연 신당이 지금 당장 대단한 세력을 모으기는 쉽지 않겠지만 (이재명 대표가) 얕잡아 보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이준석, 이낙연 두 사람이 손잡을 가능성도 있나.
박성민_ “당장 손잡기는 힘들 거다. 그런데 선거제도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손잡을 가능성은 있다. 만약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로 선거제가 바뀐다면 따로 신당을 하는 것보다 빅텐트로 모이는 것이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신당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나.
유승찬_ “국민의힘은 윤석열 당을 만들려 하고, 민주당은 이재명 당을 만들려 하기에 현역의원 이탈자가 꽤 나올 거다.”
박성민_ “신당이 만들어진 뒤 새로운 정치에 대한 가능성과 비전이 보이면 합류할 사람이 나올 수 있다.”
이재명 대표직 유지 땐 분열 불가피
이재명 대표 체제로 민주당이 총선을 치를 수 있나.유승찬_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이재명 대표를 흔들 명분이 마땅치 않아 현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성민_ “적어도 대선 때는 이재명 대표가 기소돼 재판받는 상황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비명계도 이 대표를 옹호하면서 선거를 치를 수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한두 건도 아니고 여러 재판을 받는 상황 아닌가. 그리고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21대 총선에는 너무 많이 이겼고, 6·1 지방선거에는 너무 많이 졌다는 것이다. 총선 출마자의 수요와 공급이 전혀 맞지 않는 상황이다. 통으로 드러내지 않으면 공간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몇몇 사람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지만 그 정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면서 분열을 막아내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
유승찬_ “이낙연 리스크가 현실화했기에 이재명 대표로서는 김부겸 전 총리와 손을 잡을지, 아니면 586세력과 손을 잡을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가) 둘 다 내치고 선거를 치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박성민_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면 민주당은 비대위 전환이 불가피했을 거다. 그때 김부겸 전 총리가 유력한 비대위원장 후보 중 한 사람으로 등장할 수 있었다. 그랬다면 2016년 김종인 비대위원장처럼 총선을 주도하며 다시 정치 전면에 나설 수 있었을텐데 지금은 김 전 총리가 이 대표와 손을 잡더라도 2020년 총선 때 김종인 선대위원장 수준밖에 안 될 거다. 공천 다 끝나고 실권 없이 당대표 옆에 서 있는 선대위원장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 (이 대표가) 김 전 총리에게 실권을 줄 수 없는 이유가 이분이 아직 대권 꿈을 꺾지 않았다는 데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세 명 중 김 전 총리가 제일 젊다.”
22대 총선은 윤석열 정부 임기 후반 3년을 좌우할 중요한 선거다.
박성민_ “대통령을 배출한 국민의힘 의석수가 부족해 ‘비토크라시’가 작동해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 아닌가. 최소 목표는 원내 1당, 최대 목표는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게 총선 전략이 돼야 할 텐데, 지금 국민의힘 돌아가는 양상을 보면 여전히 영남 출신 인사들이 자기 지역구에 필요한 얘기만 하고 있다.
신동아 1월호 표지.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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