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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 리스크·이상민 탈당 대전 판세… 박범계 4선 막을 與 맞수는? [+영상]

[Special Report | 2024 총선! 부산 광주 대전 인천 울산 ‘금배지’ 향해 뛰는 311人] 지난 선거 민주당 7석 싹쓸이… 표심 큰 변화 일어날 듯

  • 김태영 동아일보 대전충청취재본부 기자

    live@donga.com

    입력2024-01-05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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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21대 총선 때 대전 7개 선거구를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했다. 22대 총선을 앞두고는 표심에 큰 변화가 감지된다. 서구갑에서 6선을 기록한 박병석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유성을에서 5선을 기록한 이상민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했다. 중구에서 당선한 황운하 의원은 울산시장 선거개입 재판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모두가 대전 총선 표심에 변화를 몰고 올 변수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에 표를 몰아줬던 대전 표심은 22대 총선에서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대전이 22대 총선 원내 제1당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영상] 미리 보는 22대 총선_1



    [+영상] 미리 보는 22대 총선_2



    대덕구
    친낙 박영순 vs 친명 박정현

    대덕구는 1992년 14대 총선부터 단독 선거구가 돼 국회의원이 배출됐다. 대전시 5개 구 중에서 전통적으로 보수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2020년 21대 총선에 민주당 박영순 의원이 금배지를 달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시 2위였던 미래통합당 정용기 후보와 득표율 차이는 3.15%포인트. 압도적 차이가 아니었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자리 되찾기’를, 민주당은 ‘분위기 굳히기’를 각각 노리며 초반 우세를 선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2대 총선에서 대덕구는 관록의 경력자와 참신한 새 얼굴의 구도가 만들어지며 유권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치 초년생 박경호 대덕구 당협위원장을 앞세워 내준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충북 보은이 고향인 박 위원장은 검사 출신이다. 대전에서 초·중·고를 다녔고, 대전지검과 대전고검에서 근무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새 인물로 쇄신·혁신 이미지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인데, 같은 진영 구관(舊官)의 위세도 만만치 않다. 주인공은 정용기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이다. 그는 대덕구에서만 구청장 두 번(9대, 10대), 국회의원 두 번(2014년 재보궐·20대)을 지낸 만큼 인지도가 높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정 사장의 거취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특히 정 사장은 현역인 민주당 박영순 의원을 상대로 구청장 선거 2번, 국회의원 선거 3번, 모두 5번을 겨뤄 4번을 승리했다.

    정 사장은 “현재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총선 등판론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인지도나 정치 경력 등에 무게추가 실린다면 정 사장의 역할론은 언제든 불붙을 수 있다.

    민주당 쪽에서는 현역 박영순 의원과 박정현 당 최고위원이 물망에 오른다. 친이낙연계인 박 의원과 친이재명계인 박 위원 사이에 물밑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박 의원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대전시 정무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박 최고위원은 12대 구청장을 하며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동구
    본선만큼 치열한 의원 vs 前 구청장 여야 경선 구도

    동구는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의 텃밭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이 시장은 동구에서 국회의원 두 번(19대, 20대)과 구청장(4기)을 역임했다. 보수성향이 짙지만,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이장우 후보 대신 민주당 장철민 후보를 택해 정치 지형이 흔들린 게 특징이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동구는 현역의원과 전 구청장들이 기세 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창현 비례대표 의원과 한현택 전 구청장이 후보 경쟁을 벌이고 있고, 민주당에서는 현역 장철민 의원과 황인호 전 구청장이 맞붙는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동구 총선 방정식은 복잡해졌다. 현역 장철민 의원에 맞서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이 지역 현안을 놓고 연일 충돌하고 있다. 지역 행사 의전 문제부터 법안 경쟁도 치열하다. 대전역 일원 개발과 관련한 도심융합특구법을 두고도 양측 모두 자신들이 특구법 추진 주체라고 강조하고 있다.

    총선을 향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윤 의원은 동구2(판암1·2동, 용운동, 대동, 자양동, 대청동)가 지역구인 국민의힘 이상래 대전시의회 의장과 함께 지역 초등학교 운영위원장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특히 동구 보수 진영 수장 격인 이장우 시장과의 친분을 발판 삼아 ‘지역구 의원 대 비례대표 의원’이라는 틀을 넘어 동구 미래를 주도할 적임자임을 호소하고 있다. 장 의원은 아파트별로 주민들과 만나는 행사를 이어오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전 구청장들의 도전 또한 변수다. 국민의힘 후보군인 한현택 전 구청장은 6·1 지방선거 경선에서 많은 표를 얻고도 정치 신인 가산점에서 밀린 만큼, 지지 세력을 기반으로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 측 황인호 전 구청장도 일찌감치 사무실을 꾸려 조직책을 불러들이고 세력을 넓혀 각종 지역 현안에 대해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중구
    황운하 사법 리스크가 최대 변수

    중구 총선판은 ‘사법 리스크’ 때문에 정당마다 필승 전략이 복잡해졌다. 현역 국회의원과 현직 구청장이 법정에서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기 때문. 중구민들은 2024년 총선에서 국회의원과 함께 구청장도 뽑아야 한다. 현역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2023년 11월 29일,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황 의원은 울산지방경찰청장 시절 청와대 하명 수사로 울산시장 선거에 개입해 송철호 전 울산시장의 당선을 도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다음 날인 11월 30일, 국민의힘 김광신 구청장은 항소심에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김 전 구청장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로 산 세종시 토지 계약금 2억여 원을 후보자 재산 신고에서 누락한 혐의로 기소됐다.

    여당은 현역의원을 다시 선수로 등판시키자니 부담이 적지 않고, 야당 역시 구청장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하는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책임론이 뒤따르는 상황이다. 두 정당 모두 사법 리스크 불똥이 어떻게 튈지, 누구를 내세워야 할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후보군을 좁혀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총선 후보로 거론되는 물밑 후보 중 일부는 상황에 따라서는 구청장 자리에 도전할 수도 있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자리를 두고 눈치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은권 대전시당 위원장과 강영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위 기획운영실장, 김연수 전 대전 중구 의장 등이 총선을 겨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용갑 전 대전 중구청장, 권중순 전 대전시의회 의장, 권오철 전 민주당 대전시당 조직국장 등이 세를 집중하고 있다.

    현역인 황 의원의 움직임도 변수다. 1심 징역형에 항소 의사를 밝힌 만큼 2024년 총선에 출마할 수도 있다. 하지만 ‘1심 징역형’ 꼬리표를 떼기 쉽지 않다는 점은 당은 물론이고 본인에게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만약 2024년 총선에 국민의힘 이은권 대전시당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맞붙게 되면 리턴 매치가 된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두 사람의 득표율 차이는 2.13%포인트였다.

    서구갑
    포스트 박병석 노리는 각축전 치열

    서구 선거구는 15대 총선부터 갑과 을로 분리됐다. 서구갑은 복수동, 도마1동, 도마2동, 정림동, 변동, 괴정동, 가장동, 내동, 가수원동, 도안동, 관저1동, 관저2동, 기성동이다. 서구는 대전 유권자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 6·1 지방선거를 기준으로 대전 전체 선거인 수(123만3557명)의 32%(39만9035명)가 서구였다. 대전 정치 1번지로서 상징성이 있는 만큼 여야 모두 승리가 절실하다.

    서구는 진보 성향이 강한 곳으로 꼽힌다. 2000년 치러진 16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6번 내리 박병석 민주당 의원이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21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박 의원은 국회 관례상 11월 6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의원이 자리를 내려놓으면서 서구갑은 무주공산이 됐다. 국민의힘은 대전 핵심 선거구 탈환을, 민주당은 안방 지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검사 출신 조수연 서구갑 당협위원장과 조성천 변호사, 김경석·조성호 전 구의원 등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조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대전 지역 공동선대위원장과 지방선거에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으며 얼굴을 알려왔다. 김경석 전 구의원도 3선 구의원 경력과 대전시당 대변인 등의 경험으로 세를 넓히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장종태 전 서구청장과 이용수 전 박병석 국회의장 정책수석, 이영선 대전시당 법률지원단장, 유지곤 대전시당 사회공헌특별위원장 등이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드러냈다. 여기에 안필용 전 허태정 대전시장 비서실장, 이지혜 전 장철민 국회의원 보좌관, 전병덕 변호사, 오영우 전 문체부 차관까지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진보 성향이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민주당 내 후보들이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 내부에서도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위해 후보군 교통정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년 넘게 서구갑 표밭을 일궈온 박병석 의원이 어떤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지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서구을
    박범계 4선 저지할 여당 맞수는 누구?

    서구을도 서구갑과 마찬가지로 진보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현역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2012년 19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연이어 3선을 이어오고 있다. 지역은 용문동, 탄방동, 둔산1동, 둔산2동, 둔산3동, 갈마1동, 갈마2동, 월평1동, 월평2동, 월평3동, 만년동이다. 서구을 지역에는 각종 관공서가 모여 있는 게 특징이다. 정부대전청사, 시청, 교육청 등이 포진해 있다. 이곳은 서구갑과 함께 민선 구청장 출신 국회의원이 지금까지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곳이다.

    민주당은 6선 박병석 의원이 서구갑에서 물러난 만큼, 4선에 도전하는 박범계 의원을 앞세워 중진 의원을 만들어내는 것에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도 박 의원의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다. 현역인 박 의원이 본선에 쉽게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관건은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동일 지역구 3선 연임 초과 조항이다.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박 의원의 2024년 총선 출마는 막힐 수 있다. 변수는 또 있다. 최근 투표에서 지역 민심이 보수 쪽으로 기울고 있어 민주당 측에서 예민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 20대 대선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득표율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보다 3.36%포인트 앞섰다. 6·1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는 득표율 51.03%를 기록하며 민주당 허태정 후보(48.96%)를 누르고 시장에 당선됐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국민의힘에서는 다양한 인물이 총선에 뛰어들고 있다. 양홍규 서구을 당협위원장, 이택구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 강노산 전 서구의원, 조성천 변호사 등이 나선다. 양홍규 위원장은 21대 총선에서 박 의원에게 패한 뒤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택구 전 부시장은 민선 8기 시정을 뒷받침한 경험을 무기로 도시계획·행정전문가를 자임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연말 사면복권 여부가 최대 쟁점인 권선택 전 대전시장도 후보군에 오르고 있다.

    유성갑
    조승래 3선 가도 막아낼 국민의힘 자객은?

    유성갑은 현역 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3선 고지에 올라서느냐가 관건이다. 진보 진영이 뿌리를 더 깊고 넓게 내릴지, 보수 진영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양측 모두 승리의 기운을 가져오려면 지역구에 쌓여 있는 각종 현안에 대한 공략법이 필요하다. 유성장대지구 재개발, 온천 관광산업 활성화 등이 풀어야 할 숙제다. 여기에 최근 윤석열 정부가 2024년 연구개발 예산을 16.6% 삭감하면서 들끓은 민심을 어떻게 아우를지도 중요한 부분이다. 유성구에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있어 연구개발 예산 삭감이 민감하게 작용하는 게 특징이다. 민주당은 진보 진영 텃밭을 탄탄히 다지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6·1 지방선거 당시에도 대전 5개 구청장 중 유일하게 유성구에서만 정용래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무게감 있는 3선 중진 의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앞세워 조승래 의원이 자리 지키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조 의원이 이재명 대표 강성 지지층에게 ‘반이재명’으로 낙인찍힌 점이 변수다. 공천 경쟁자로는 오광영 전 시의원이 있다. 그는 대전의 대표적 친명계로 일찌감치 총선 출마를 예고했다. 2017년 대선에 ‘이재명대전충남연대’를 꾸려 활동했고, 3·9 대선에는 이재명 대선후보 경선캠프 상황실장과 대전선대본부 수석 본부장을 지냈다.

    국민의힘은 후보는 많은데 뚜렷한 인재가 없는 형국이다. 공석인 유성갑 조직위원장 공모에 김문영 전 청와대 행정관,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 등이 지원했지만 중앙당은 인선을 보류했다. 흥행할 수 있는 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대전경찰청장을 지낸 윤소식 전 경찰청 교통국장이 세몰이를 하고 있다. 2023년 11월 29일 열린 출판기념회에 이장우 대전시장, 윤창현·김태호·박덕흠 의원 등이 참석해 힘을 실어줬다. 윤 전 국장은 유성구 토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조승래 의원에 대적할 선수를 찾아야 하는데 마땅한 인물이 없다면 전략공천을 활용할 수도 있다.

    유성을
    이상민 탈당이 몰고 온 유권자 표심 변화

    대전 7개 선거구 가운데 가장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이다. 난마처럼 얽힌 판세의 중심에는 5선 중진 이상민 의원이 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됐다”면서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 의원 탈당 소식에 유성을이 지역구인 지방의회에도 불똥이 튀었다. 조원휘·이금선 대전시의원과 송재만·이명숙 유성구 의원이 이 의원과 정치적 신의를 지키겠다며 탈당을 선언한 것.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연이은 탈당에 총선 판세는 고차방정식이 됐다. 이상민 의원은 뚜렷한 향후 거취를 밝히진 않았지만, 신당이나 국민의힘, 무소속으로도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다. 21대 총선에 대전 7개 선거구를 모두 싹쓸이한 민주당은 이상민 의원을 대신할 간판선수 찾는 게 급선무다. 특히 여야 최다선인 6선 박병석 의원(서구갑)은 불출마를, 5선 이상민 의원(유성을)은 탈당한 상황에서 요동치는 지지층을 붙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당 조직 추가 이탈이나 분열 가능성 등 불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측에서는 허태정 전 대전시장과 정기헌 전 시의원, 이경 상근부대변인, 김찬훈 대전YMCA 이사장 등이 나선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상민 의원의 거취를 주목하고 있다. 유성을 당협위원장은 2023년 11월 27일자로 공석이 됐다. 이를 두고 무소속이 된 이상민 의원을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12월 4일 자리에서 물러난 이석봉 대전시 경제과학부시장 역시 이장우 시장과의 호흡을 앞세워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면 이 전 부시장과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하게 된다. 정의당에서는 김윤기 전 부대표의 출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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