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새로 도입한 신형 장갑차는 측면에 굴곡이 져 있다. 이는 파도와 부딪쳤을 때 선체 요동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김중령은 “구형 장갑차는 정비소요가 자주 발생해 점차 신형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상장대대와 더불어 1사단에서 손꼽히는 수색대대는 해병대가 자랑하는 최고의 특수부대다. 해병훈련 하면 수색훈련을 떠올릴 정도다. 수색대 훈련 중 가장 유명한 것은 IBS(7인승 고무보트) 훈련. 일명 상륙기습훈련으로 불린다. 105㎏에 이르는 고무보트를 머리에 이고 모래사장에서 구보하는 모습은 일반인에게도 매우 친숙한 장면이다.
훈련장교인 이경복 대위가 신호를 하자 7명이 한 조를 이뤄 고무보트에 올라탔다. 야간 기습침투훈련이다. 가운데 1명, 양옆에 3명씩 나눠 앉아 힘차게 노를 젓는다. 가운데 앉은 사람이 조장이다. 보트가 파도를 타고 넘실거렸다.
이들은 복장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방수가 되는 얼룩무늬 복장에 얼굴도 얼룩무늬로 분장했다. 상의엔 공기부력장치가 부착돼 있다.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방수용 장화를 신었다. 보트를 타는 동안 K1 소총은 등 뒤로 둘러멘다. 상륙한 이후엔 보트를 감추고 옷도 일반 전투복으로 갈아입는다.
조장인 허남일 하사에게 몇 가지 물어봤다. 시커멓게 얼룩진 얼굴에 눈동자가 유난히 반짝거린다. 밤에 보면 사람 눈인지 짐승 눈인지 구분이 안될 듯싶다. 옷 재질이 좋아 겨울철에도 물에 들어가는 것이 견딜 만하다고 했다. 체온이 유지되고 완전방수가 된다고 한다. 가장 힘든 훈련은 머리에 보트를 이고 뛰는 훈련이다.
그가 해병대에 입대한 것은 2000년 9월. 입대를 후회한 적 없냐는 질문엔, 예상은 했지만, 씩 웃으며 “후회한 적 없다”고 말했다. 분장 탓인지 웃을 때 드러난 이빨이 달빛이다.
수색대의 일원이 되기 위해선 10주간의 특수훈련을 받아야 한다. 고무보트, 스쿠버, 전투수영, 인명구조, 폭파 등 다양한 훈련을 거친다. 탈락률은 10% 안팎. 이렇게 해서 수색요원이 된 뒤에는 이번엔 정예요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공수훈련, 동계 설한지 훈련, 고공낙하훈련 등을 받는다. 수색대대장 여승주 중령에 따르면 ‘제대로 된 수색요원’이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1년 정도 꾸준히 훈련받아야 한다.
얼마 전에도 고공낙하훈련을 자원해 받고 왔다는 여중령의 눈빛엔 살기가 번뜩인다. 몸집은 차돌처럼 단단해 보였다. 고공낙하훈련은 통상 5000∼1만피트 상공에서 실시한다. 1피트가 30.54㎝이므로 1만피트라면 약 3000m, 즉 백두산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뛰어내리는 것이다.
이 무시무시한 사내는 해병대 수색대의 임무를 이렇게 설명했다.
“육군 특수부대의 수색대 기능에 상륙수색 기능이 추가된 것으로 보면 된다. 주임무는 수로 접안 이상 유무를 살피고 상륙군이 침투하는 데 방해가 되는 해안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또한 해상 및 공중 침투요원을 지원하고 중요 표적은 직접 파괴하기도 한다.”
훈련중 사고 가능성을 묻자 “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는 것”이라며 “각종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고위험이 따르는 고공낙하훈련을 계속 받는 이유에 대해 “숙지훈련을 하지 않으면 기술이 퇴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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