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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 천안함 미스터리

“wishful thinking에 젖은 정보 실패가 천안함 폭침 불렀다”

천안함 폭침사건의 불편한 진실

  • 이정훈 기자│hoon@donga.com

“wishful thinking에 젖은 정보 실패가 천안함 폭침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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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도 기념비도 없는 대청해전

이 때문에 우리 해군 2함대도 많은 함정을 출동시켜 같이 경비 교대를 하며 대응한다. 2009년 11월 10일은 북한이 경비 교대를 하는 날이었다. 2함대도 여러 척의 함정을 출동시켜 경비 교대를 했다. 그런데 등산곶에서 경비를 마친 북한 경비정이 NLL을 넘어왔다. 2함대는 출동시킨 대형 함정들을 대청도 인근의 ‘음영(陰影)구역’에 대기시켜 놓고 있었다. 음영구역이란 적 레이더파가 도달하지 못하는 섬 그늘 해역이다.

우리 고속정이 달려 나가 막아서자 적은 사격을 가했다. 그 순간 우리 대형함들이 집중 사격해 등산곶 경비정을 대파시켰다. 인근에 있던 북한 함정 3척이 기동을 했으나 우리의 대응이 빨라 상황이 일찍 종료됐다. 그들은 대파된 경비정을 끌고 가는 역할만 했다. 사람들은 우리가 일방적으로 공격했다고 비난하는데 이는 헛소리다. 북한 측 등산곶 경비정도 NLL을 넘어와 2함대 함정을 정조준하고 사격했기에, 우리 고속정도 숭숭 구멍이 뚫렸다.

해군은 이 싸움에 대해 제2 연평해전의 패배를 갚아준 것으로 보고 정식 해전(대청해전)으로 명명했다. 그런데 그 직후 2함대는 합참의 전비태세검열을 받았다. 전비태세검열은 최근의‘노크 귀순’처럼 문제가 생긴 부대를 조사하는 것인데…. 2함대는 우리 군 지휘부로부터 단 한 통의 격려 전화도 받지 못했다. 이상하게도 대청해전은 ‘찬밥’ 신세가 된 것이다. 1, 2차 연평해전과 아덴만 여명작전 등은 기념비를 세워 기념하지만 대청해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없었다. 우리 군 지휘부는 교전한 고속정 편대장 등에게만 훈장을 주고, 작전을 지휘한 2함대 지휘부에는 단 한 명도 표창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대청해전 후 북한군 동태가 심상치 않았다. 우리 함정을 향해 지대함미사일의 추적레이더를 쏘기 시작한 것이다(표 참조). 이 미사일은 고정 지상기지 발사형과 트레일러에 실려 있어 이동하면서 쏠 수 있는 TEL형 두 종류가 있다. 북한군은 황해도에 ○대의 TEL형을 배치했다. 유사시 고정 지상기지형 미사일은 공군기로 격파해버리면 되지만, TEL형은 어디에서 쏠지 모르니 신경이 쓰이게 된다.



미사일은 표적을 향해 추적레이더를 쏜 후 발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초수평선 표적 획득’ 으로 번역되는 OHT-T(Over The Horizon Targeting)로 발사할 수도 있다. 표적을 추적레이더로 잡지 않고 다른 수상함이나 어선의 레이더로 잡아 미사일을 쏘는 것이다. 대형함에는 추적레이더파를 맞으면 경보가 울리는 장치가 있다. 그러나 다른 선박이 쏜 레이더를 맞으면 울리지 않기에 OHT-T로 미사일을 쏘면 당할 수밖에 없다. TEL형 SSN-4 지대함미사일의 최장 사거리는 300km이기 때문에 2함대는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황해도의 인민군 4군단이 240mm 방사포 ○문을 방열했다는 정보도 들어왔다. 이 방사포는 최장 60km까지 12발의 로켓탄을 연속으로 쏠 수 있어, 대형함에는 치명적인 위협이 된다. 12월 21일 북한 해군 사령부는 서해 NLL 일대를 3월 말까지 해상사격구역과 통항금지구역으로 설정한다고 발표했다. 방사포를 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거듭된 위협, 안일한 판단

통상적으로 대형함은 백령도 서방의 ○○구역에 배치하는데, 그곳은 적 레이더에 노출된다. 적 방사포나 지대함미사일의 공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2함대는 북한군의 동태를 상부에 보고하고 음영구역으로 옮겨가게 했다.

서해의 북한 잠수함정 기지는 다사리, 비파곶, 남포항 세 군데에 있다. 다사리에는 ○○연구소로 위장한 함정 건조시설과 잠수함정 수리소 등이 있다. 비파곶에는 북한 해군 11전대가 운용하는 ‘로미오급’과 ‘상어급’ 잠수함이 배치돼 있다. 로미오급은 거의 작전하지 않고 상어급 잠수함이 주로 활동한다. 남포항에는 대남침투를 전담하는 정찰총국이 운용하는 ‘문어급’과 ‘연어급’‘P-4급’ 잠수정이 배치돼 있다.

우리 군 정보부대는 금강정찰기, 미군 정보부대는 U-2정찰기로 이 기지들을 감시한다. 그때 기지에서 잠수함정이 보이지 않으면 ‘○○급 몇 척 미식별’이라는 정보를 보낸다. 미식별 사례는 1년에 100회 이상 발생한다. 로미오급과 상어급이 미식별되면 ‘우리 함정을 공격할 수 있다’는 판단 의견이 따라 나오므로, 작전부대는 바로 대잠경계태세를 강화한다. 그러나 남포항에 있는 문어급 등은 공작원 침투용으로 판단해왔기에, 미식별돼도 정보부대는 ‘우리 함정을 공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보내지 않았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겨울철 북한 서해안은 얼어붙는다. 11월 중순에서 2월 초순 사이 이 기지들은 얼음으로 덮이는 것이다. 그간 북한 수상함 기지에서는 쇄빙선으로 얼음을 깨 2척의 수상함을 출동시켰고 이에 대응해, 2함대는 3척의 대형함을 출동시켜 경비했다. 그러나 그해 겨울에는 다르게 대응했다. 2함대가 보유한 대형함은 1차 구축함 ○척, 호위함 ○척, 초계함 ○척 등 도합 ○○척이다. 해군은 3척을 한 조로 한 3직제로 운영한다. 1척이 작전하면, 1척은 교육, 1척은 정비를 한다. 그러나 위험이 높아지면 교육담당 함정도 출동시킨다.

대청해전 후 북한 해안이 얼어붙었지만 북한 위협이 심상치 않아 경계를 강화했다. 한국 전투함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은 이지스함이고 다음이 2차 구축함→1차 구축함→호위함→초계함 순이다. 이지스함과 2차 구축함은 해군작전사령부(해작사)가 운용한다. 대청해전 직후 해작사는 2차 구축함 ○척과 링스헬기 ○대를 보내주었다. 한겨울이 왔지만 2함대는 이들을 포함해 10척을 작전에 투입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난 2010년 1월 13일 합참이 ‘적 특이 동향 없고 침투 도발 징후 없다’며 경계태세 일부 해제 지시를 내리고, 해작사 지원 세력 복귀를 명령했다. 해작사 세력을 돌려보낸 2함대는 평시와 같은 3척의 대형함을 출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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