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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을 바꾸는 사람들 ③

유통구조 혁신 통해 농축산인, 소비자 함께 웃는다

농협개혁의 중심 도매사업

  • 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유통구조 혁신 통해 농축산인, 소비자 함께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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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들이 무 상품을 경매시장을 통할 때와 물류센터를 통해 판매했을 때를 비교해 본 결과, 그 차이는 명백하다. 경매시장을 통해 5단계의 유통경로를 거칠 경우 농민이 받는 가격은 1만3524~1만4108원, 소비자가 사는 가격은 1만9688~2만625원이었다. 물류센터를 이용하면 농민이 받는 가격은 1만4112~1만4256원, 소비자가 사는 가격은 1만7825~1만8530원이었다. 이는 물류센터가 출하수수료를 싸게 받는 것도 한 이유가 된다.

특히, 안성물류센터는 농산물 구매, 저장, 집배송에 이르기까지 공정별로 자동화 장비를 도입했고, 소포장 단위로 상품화한 농산물을 소비자의 기호에 맞게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지금껏 채소나 과일 등의 농산물은 브랜드를 가진 시군 조합을 제외하고는 농촌인구의 고령화, 인력부족 등으로 소포장 상품을 내놓으려 해도 많은 어려움이 따랐던 게 사실이다. 더욱이 투입인력 대비 생산성이 떨어져 비효율적인 측면도 많았다. 안성물류센터는 산지에서 출하되는 소포장 상품 외에 자체적으로도 소포장 상품을 생산하는 설비를 갖추어 대량수요처에 공급이 가능하고 긴급한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다.

진정한 판매농협의 시작

구매와 소포장 상품화, 배송에 이르는 과정에서 물류센터가 낮은 수수료를 받고 판매를 대행해주다보니 판매처 확보에 애로를 겪던 농민들은 한시름 덜게 됐다. 이제 농민은 질 좋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데만 전념하면 된다는 얘기다. ‘생산은 농민, 판매는 농협’이라는 슬로건이 실현될 단서가 마련된 것. 물류센터로서는 그동안 시장가격을 주도했던 대형 유통센터에 대한 농산물 공급 지배력과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안성물류센터는 이런 장점을 십분 활용해 대형 마트 외에도 중소형 슈퍼마켓, 전통시장에 물량을 대규모로 공급할 예정이다. 급식, 외식업체, 편의점 등에도 공급하는 것은 물론 수출까지 모색하고 있다. 특히 대형 마트의 입점으로 고사 위기에 있는 중소형 슈퍼마켓의 경우 안성물류센터가 직접 물량을 공급하면 농산물만큼은 대형 마트와 가격 경쟁을 할 수 있게 된다. 농민과 농협은 판매처가 다양해져 좋고 중소형 슈퍼마켓과 소비자는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을 싼 가격에 공급받아 좋다. 농산물의 상생(相生)이다.



농협은 안성물류센터 건립을 계기로 산지 출하 물량의 50%(농협 공판장 포함)를 책임지고 판매해 농산물의 수급을 안정시키고 가격조절 기능을 수행하며 전체적으로 농산물 도매유통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2011년 현재 8278억 원인 도매유통 사업량은 2020년 2조 원으로 늘고, 대형 유통업체에 대한 농산물 공급 점유비도 30%까지 올라간다는 게 농협의 판단이다.

김수공 농협중앙회 경제대표이사는 “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전국에 5개 농산물 물류센터를 건립해 새로운 농산물 유통체계가 구축되면 농업인에게는 더 높은 수취가격을, 소비자에게는 더 낮은 소매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슈퍼마켓 등 지역 중소상인에게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함으로써 농업인-소비자-중소상공인 등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농협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지역 도매사업의 모범 / 성주월항농협

공동선별, 공동출하, 공동생산 “농사 지을 맛 난다”

유통구조 혁신 통해 농축산인, 소비자 함께 웃는다

강정호 성주월항농협 조합장.

★ 경북 성주군 월항면 일대는 비닐하우스 숲이 끝없이 펼쳐진 국내 참외 생산의 전진기지다. 5~6월이면 비닐하우스에 반사된 따가운 햇빛에 눈이 부실 지경이다. 참외 하면 성주 참외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중에서도 월항 참외는 당도와 색감, 씹는 느낌이 좋아 최상급 대우를 받는다. 참말로 맛있는 참외라는 뜻의 ‘참스런 참외’라는 자체 브랜드도 가지고 있다.

안성물류센터가 전국 단위의 농산물을 직접 도매하는 곳이라면 월항 참외의 경우 성주월항농협(조합장 강정호)과 자체 농산물유통센터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124호로 구성된 14개 참외 작목반 회원이 생산한 참외 전량을 월항농협이 전담해 판매한다. 농민과 소비자 사이에 월항농협과 대형 마트(소매점) 외에는 유통과정이 없다. 월항농협의 ‘참스런 참외’는 롯데마트와 농협유통 전점에 납품된다. 당연히 농민과 소비자의 주머니가 두꺼워지고 만족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들 작목반 회원들이 생산하는 월항 참외는 연간 4500t 규모로 성주군 관내에서 최대 규모다.

강정호 성주월항농협 조합장은 “지난 한 해에만 롯데마트에 월항 참외 116억 원어치를 납품했다. 올해 목표는 130억 원인데 6월 말 기준으로 벌써 120억 원어치를 납품했다”고 자랑했다.

월항 참외가 까다로운 대형 유통업체에서 호평을 받는 것은 그만큼 품질이 좋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품질이 균일하기 때문이다. 14개 작목반이 모여 만든 공선출하회는 각 농가가 생산한 참외를 품질에 따라 공동으로 선별하고 공동으로 출하하며 공동으로 계산한다. 선별도 두 차례를 거친다. 1차로 각 농가가 참여하고 2차로 자격증을 가진 전문 품질관리사가 참가한다. 비파괴 당도 검사를 하는 기계도 갖췄다. 개별 출하가 철저히 금지돼 있기 때문에 일명 ‘속박이’ 판매가 있을 수 없다. 여기에 월항농협의 끊임없는 영농지도와 친환경 영양제나 지력증진제 지원 등도 한몫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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