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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 | LG경제연구원

EU 리스크 증가? EU 수출 확대 기회!

브렉시트와 한국경제

  • 이창선·이근태 |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

EU 리스크 증가? EU 수출 확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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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렉시트 투표 이후 세계경제가 불확실성에 놓였다. 국내 주식투자 중 영국계 자금은 37조 원. 영국과 우리는 수출 품목 중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 지금은 위기인가 기회인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직후 혼란에 빠져든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있다. 주요국 통화당국과 정부가 적극 대응에 나선 데다 브렉시트가 과거의 글로벌 충격처럼 세계경제를 크게 위축시킬 정도는 아닌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인 듯하다.

하지만 브렉시트가 전례 없는 사건인 데다 전개 과정도 가늠키 어려워 세계경제가 불확실성에 놓이게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향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까지는 길고 어려운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영국과 EU 사이에 갈등과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제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전염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영국의 뒤를 이어 반(反)EU 정치세력이 힘을 얻을 경우 유럽 내에서 탈(脫)EU 바람이 거세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유럽 금융시장이 흔들리면 유로존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회생하려던 유럽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글로벌 통화 완화 임박?

브렉시트는 2008년 금융위기를 야기한 리먼 쇼크, 2010~2012년 발생한 남유럽 재정위기와는 양상이 다르다. 브렉시트는 당장 특정 기업이나 금융기관, 국가의 부도 위험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금융 연계를 통해 파급력이 증폭될 가능성은 낮다. 파운드라는 독자적 국제통화를 가진 영국의 EU 탈퇴는 여타 유로존 국가의 EU 탈퇴와는 성격이 다르다.



브렉시트는 향후 주요국의 통화 완화 정책 기조를 유도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 국채 수익률이 브렉시트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통화 완화에 대한 기대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영국 중앙은행은 파운드화 약세 및 이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등에도 불구하고 신용 경색 방지, 경기 악화 가능성에 대비하고자 통화 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7, 8월 통화정책회의에서 통화 완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3월 금리의 마이너스 폭과 자산매입 대상 확대에 나선 유럽중앙은행(ECB)도 경기 위축 가능성에 대응해 추가 통화 완화의 필요성이 커졌다. 지난 1월 말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나선 후 추가 통화 완화 시기를 저울질해온 일본은행도 마이너스 금리 폭 확대, 자산매입 규모 또는 자산매입 대상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되면서 유로존과 일본은 영국과 달리 통화 완화의 시급성이 약화하고 있어 통화 완화 시기를 늦출 여지도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도 브렉시트 결정 이후 글로벌 금융·경제 상황 변화에 좌우될 것이다. 브렉시트 결정 이전까지 미 연준은 4.7%의 낮은 실업률(5월)과 조금씩 높아지는 임금상승률 등을 감안해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4~5월 부진하던 고용지표가 몇 개월간 개선되는 추세를 확인한 뒤인 9월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의 금리 인상 시점으로 유력했다.

하지만 브렉시트 투표 이후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낮아졌다. 6월 FOMC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브렉시트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금리 동결을 결정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라고 언급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예상외로 빠르게 진정되고 있어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그러려면 고용지표 개선,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 달러화 강세 완화 등이 전제돼야 한다.

신흥국도 경기 부양 목적으로 통화 완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요 선진국이 통화 완화에 나서고 미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도 불투명해지면서 개도국 금융 완화에 따른 자본 유출이나 통화가치 급락 우려가 줄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달러화 강세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엔화도 일본은행의 통화 완화에도 불구하고 강세가 예상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데다 통화 완화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되는 상황이라 일본은행의 통화 완화는 과거처럼 엔화의 대폭 약세 반전을 이끌어내기보다는 엔화 강세 속도를 누그러뜨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파운드화와 유로화는 경기 부진 우려와 통화 완화 가능성으로 약세 흐름을 이어가리라 예상된다. 특히 영국 경제의 향방과 관련해 파운드화의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아시아 경제 타격은 제한적?

신흥국 통화 가치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와 더불어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미국의 금리 인상 지연으로 달러화에 대한 신흥국 통화의 약세 압력이 완화될 여지는 있다. 브렉시트 결정 이후 해외 투자은행들은 엔화 강세, 유로화·파운드화 약세를 예상하면서도 신흥국 통화들에 대해서는 전망치를 크게 조정하지 않고 있다.



우리 금융시장도 브렉시트 투표 직후 위험자산 회피,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주가 급락, 원화 환율 급등, 국채수익률 하락 현상이 나타났으나 점차 안정을 되찾는 양상이다. 주가와 원ㆍ달러 환율은 일주일 만에 브렉시트 투표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아시아 금융시장도 비교적 덜 흔들리고 금융불안이 상대적으로 빨리 진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과 유럽 경제가 위축되더라도 아시아 경제가 직접적으로 받는 타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향후 브렉시트 협의 과정에서 금융불안이 재현될 우려는 있다. 브렉시트와 성격은 다르지만 2010~2012년 그리스를 중심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진행되는 동안 국내외 금융시장이 간헐적으로 불안에 휩싸였다.

당시 국내외 금융시장은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을 둘러싼 그리스와 EU 당국 간의 논란, 스페인·이탈리아 등 주변 재정 취약국으로의 위기 확산 우려로 영향을 받았다. 주로 영국을 비롯해 유럽계 자금의 이탈이 두드러졌다. 안전자산 선호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해외투자자금 회수에 나섰던 것이다.

5월 말 현재 영국계 자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은 36조5000억 원 규모로 전체 외국인 보유 주식의 8.4%에 해당한다. 단일 국가로서는 미국의 172조8000억 원(39.8%)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국내 주식에 투자한 유럽계 자금은 총 126조1000억 원으로 외국인 보유 주식의 29.1%에 달한다. 채권 투자자금의 경우 유럽계 자금은 34조7000억 원(5월 말 기준)으로 외국인 보유 채권의 35.1%에 달하지만, 영국계 자금은 1조3000억 원(3월말 기준)으로 1.4%에 불과하다.

국내 금융기관에 대한 영국계 은행의 신용공여(증권업자가 고객에 대해 고객의 매입주 대금 또는 매도주권을 대여하는 것) 규모는 2015년 말 현재 652억 달러다. 전체 외국은행 신용공여액 2580억 달러의 25.3%다. 유럽계 은행 전체로는 971억 달러로 37.6%에 해당한다.

브렉시트 관련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영국을 중심으로 이들 유럽계 자금이 유출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부담을 줄 것이다. 채권시장은 외국인 비중이 낮고, 외국인 투자자 영향력이 제한적인 데다 안전자산 선호 및 통화당국의 대응 여력을 감안하면 이들의 자금 이탈이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진 않을 듯하다.

하지만 영국과 유럽계 자금이 우리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하기 어렵다. 주식시장은 외국인 보유 비중이 높아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크며 영국과 유럽계 자금의 비중도 작지 않아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경우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실물경제 충격은 영국에 집중

외환시장의 경우 브렉시트 관련 리스크가 커지는 시기에 국내 외국인 자금의 이탈과 함께 달러화 강세, 신흥국 통화의 약세 영향으로 원화도 약세 압력을 받는 등 원화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더라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외화유동성 부족 문제가 야기되진 않을 것이다. 그동안 금융기관들에 대한 외화건전성 규제가 강화된 데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으로 유사시 정책당국의 외화 공급 여력도 충분한 편이기 때문이다. 해외 투자은행들이 브렉시트 결정 이후 주요국 환율 전망치를 바꿨지만 원화 환율의 전망치 조정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금융시장 충격이나 불확실성 확대 등 심리적인 측면을 제외하고 본다면 브렉시트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거대한 EU 시장에 접근이 제한되는 영국에 집중된다. 경제통합과 관련된 무역이론 측면에서 볼 때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는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제3국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으며 오히려 긍정적인 부분도 있을 것이다.

2015년 기준 영국 수출의 44%가 EU로 향하는데, 영국이 2년 내 EU 및 기타 국가들과 무역협정을 맺지 못할 경우 전체 수출의 18%에 관세가 새로 적용된다. EU와 무역협정을 맺더라도 농산물 및 서비스 시장에서의 제한적인 접근, 복잡한 통관 절차에 따른 비용 부담, 영국산 제품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교역 비용의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다.

특히 단기적으로 영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변수가 될 수 있는 것은 외국인 직접투자다. 영국과 EU 간 교역 위축에 대한 우려로 영국에 대한 직접투자가 둔화될 수 있다. 유럽 내 금융 및 서비스 중심지로서 영국의 위치가 흔들리면서 직접투자기업들이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사례도 늘 것이다.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여러 연구의 공통된 결론이다. 1950년대 이후 유럽공동체가 회원국의 경제에 미친 효과를 분석한 연구들을 봐도 EU가 회원국 대부분의 소득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원국 간 재화와 서비스의 역내교역이 늘면서 자본 축적과 기술 발전이 빠르게 이뤄지고 이것이 잠재성장력 증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EU 통합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에 비해 1인당 소득이 20% 이상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처럼 통합에 따른 이익이 큰 만큼 탈퇴에 따른 충격도 클 것이다. 영국 재무부 분석에 따르면 영국이 EU를 탈퇴하고 EU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경우 15년 후 국내총생산(GDP)은 EU에 남아 있을 때보다 4.6~7.8% 줄어든다. 매년 0.3~0.5%씩 성장속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들도 브렉시트에 따른 영국 GDP 감소 효과가 이와 유사한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對영국 수출 위축 불가피

 브렉시트는 제3국에 유리할 수도, 불리할 수도 있다. 제3국에 유리할 수도 있다는 논리는, 반대로 영국과 EU가 통합하거나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을 경우 주변의 다른 나라가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EU 결성이 회원국에는 긍정적 측면이 크다고 분석됐지만, 참여하지 않은 국가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었다.

금융시장 불안이나 심리 위축 측면을 제외하면 브렉시트가 우리나라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주로 영국에 대한 수출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나라는 EU와 FTA를 맺고 있어 EU에서 탈퇴하는 영국과 2년 내에 FTA를 맺지 않을 경우 수출입품에 관세가 매겨진다.

우리의 대(對)영국 수출은 선박, 자동차 등 수송기계가 60% 이상을 차지하고, 반도체·휴대전화 등 전자부문과 철강, 석유화학이 그 뒤를 잇는다. 선박이나 전자제품은 FTA가 체결되지 않아도 관세가 없거나 낮은 수준이지만 자동차의 경우 10%의 관세가 발생한다. 다만 관세가 부과되기까지는 2년의 유예기간이 있고, 이 기간 안에 무역협정이 체결되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영국의 성장 둔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 소비자의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자동차, 가전, 휴대전화 등 소비 규모가 큰 내구재 수요가 위축되고, 영국의 투자 위축으로 우리나라의 기계나 철강 등 자본재 수출이 둔화될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대영국 수출은 2015년 기준 73억9000만 달러로 총수출의 1.4%, 직접투자 비중도 1% 안팎에 머물러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

브렉시트로 인해 우리 경제가 받는 충격이 작을 수도 있는 것은 영국과 경쟁하는 상품 부문에서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주력 수출품 구성은 영국의 그것과 유사하다. 영국이 EU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은 자동차 부품, 제약, 정유, 휴대전화, 반도체 등이다. 이처럼 영국은 우리가 EU 시장에 수출하는 품목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양국 간 경합도가 높은 편이다. 2014년 기준 EU에서 영국과의 수출시장 경합도는 142개국 중 25위다. 이 가운데 EU 국가들을 제외하면 우리는 미국, 일본, 캐나다, 멕시코에 이어 5위 수준이다.

문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금융시장의 혼란과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이다. 경제주체들이 브렉시트를 단순히 EU와 영국 간의 통합 약화로 생각하지 않고 더 큰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2000년대 세계경제의 초호황기를 불러온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글로벌화에 따른 국가 간 분업 확대였다.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흐름이 한풀 꺾였지만, 주요국들은 자유무역협정을 확대하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출범을 계획하는 등 글로벌화의 방향성은 유지했다.



경제주체들의 ‘브렉시트 심리’

그러나 무역자유화가 퇴조하는 최초의 사건인 브렉시트가 발생하면서 이를 향후 국가 간 협력이 위축되고 자국 중심의 보호주의가 강화되는 전환점으로 판단할 여지가 생겼다. 영국에 이어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 다른 EU 국가들이 탈퇴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미국 대선 후보자들도 자유무역협정에 반대하는 경향을 드러낸다.

현재 세계경제는 전반적인 활력이 크게 떨어져 있으며 반등의 모멘텀을 좀처럼 못 찾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며, 그동안 회복세를 보이던 EU도 활력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세계경제의 성장을 이끌어갈 만한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가 잘 보이지 않는 현실에서 글로벌화 추세마저 꺾인다면 세계경제의 활력은 더 크게 떨어질 수 있다.

경제주체들이 성장 전망을 어둡게 보면 실제 수요의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은 투자수익 창출이 불확실해지면서 투자를 미루고, 가계 역시 미래의 수익 둔화에 대비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릴 것이다. EU 국가들이 탈퇴를 고려 중이라는 뉴스나 미국 대선후보들이 보호주의를 강조하는 소식이 들릴 때마다 투자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브렉시트가 자유무역의 후퇴로 이어지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나 원자재 생산국, 즉 개도국 경제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보호주의 기조가 확산되는 가운데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고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 내구재 등 소비 규모가 큰 제품의 수요가 둔화하고 투자가 위축되면서 제조업 제품의 교역부진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 또한 이는 원자재 수요를 떨어뜨려 원자재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최근 급격한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소폭 상승하던 원자재 가격이 다시 꺾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추세에서 유가 하락이나 원화 가치 하락 등 우리에게 유리한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저유가는 가계 구매력을 높여 소비를 호전시키는 요인이 된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수출 기업들의 수익성이 높아지고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회복될 여지도 있다. 특히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일본과 경합하는 품목의 경쟁력이 높아지게 될 것이다. 한 가지 걸리는 점은, 2000년대 이후 우리 수출은 환율보다는 세계경제 성장세에 더 밀접하게 반응해왔다는 사실이다.

브렉시트로 경제 주체들의 심리 불안이 지속된다면 수출 부진이 더욱 심화하면서 회복의 실마리를 찾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이는 기업 수익과 고용의 둔화, 가계소득·국내 소비성향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



선진국 시장 진출 기회

결국 브렉시트는 실물경제 측면에서는 지속적인 성장 둔화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는 브렉시트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지만 실제 전개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나타날 수 있다. 글로벌 금융불안이 재현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파급될 수 있는 만큼 향후 해외자본의 유·출입과 금융시장에 대한 치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기업 부실, 가계부채 문제 등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개선해 대외 충격이 우리 내부의 취약 요인과 맞물려 충격을 키우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브렉시트에 대해 과도한 불안심리를 가질 필요는 없다. 오히려 다른 나라들 간의 경제 통합이 약해지는 과정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빠르게 추월당하는 가운데 선진국이 비교우위를 가진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못 보여주고 있다. 기술 격차를 좁히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EU 등 통합된 시장이 선진국 제품의 지위를 공고하게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EU 통합시장에 균열이 생기는 상황을 이용해 자동차, 전자 등 내구재뿐 아니라 소재산업, 기계류와 화장품, 생활용품 부문에서 선진국 시장점유율을 높일 기회를 찾아야 한다.

브렉시트는 우리 경제의 장기적인 성장 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브렉시트에 단기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장기 성장잠재력이 더 낮아진 상황에서 부양을 통해 성장 목표를 맞추려는 정책은 장기적인 재정 부담을 더 키울 수 있다.

단기 부양보다는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구조 개혁, 규제 개혁을 강화하고 내수 서비스 부문에서 성장 활력을 찾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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