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7월호

  • 입력2011-06-21 10: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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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게 피지 않는 꽃은 없다

    모진 겨울 없으면 백매화도 없다

    혹독한 눈보라 있어서 산수유꽃도 있는 것이다

    사무치고 사무쳐 꽃 한 송이 피는 것이다

    봄 사월에도 눈발 쏟아질 때 있고



    꽃
    황사와 흐린 빗줄기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와

    순간 순간 치열하지 않으면

    꽃다지 좁쌀만한 꽃 송이도 필 수 없는 것이다

    한 송이 꽃으로 제가 저를 살리고

    제가 저를 살려낸 모습 남에게 기쁨이 되고

    서 있는 자리만큼 세상 환하게 바꾸며

    꽃 한 송이 피는 것이다

    아프지 않고 피는 꽃은 어디에도 없다

    도종환

    ● 1954년 9월27일 충북 청주 출생
    ● 1984년 동인지 ‘분단시대’로 등단
    ● 2010년 제5회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 수상

    ● 작품집 : ‘고두미 마을에서’ ‘접시꽃당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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