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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탐구

고대사 연구가 단국대 윤내현 교수

질타·모함·의혹과 싸운 고조선 연구 30년

  • 글: 김현미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hmzip@donga.com

고대사 연구가 단국대 윤내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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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었을 때는 출발점으로 되돌아가서 방향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윤교수가 30년 가까이 고조선에 몰두한 이유도 그것이 우리 민족사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통용되는 한국사 개설서가 대부분 분열의 시대인 삼국시대부터 시작하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고조선은 2000년 가까이 존재한 나라입니다. 2000년이면 신라가 건국한 이래 오늘날까지를 합친 만큼 오랜 시간이에요. 고대사회라 지금처럼 조직적인 중앙통치가 불가능했다 하더라도 한 나라를 이루고 그만큼 오랜 세월을 존속했다면 민족공동체의식이 형성되지 않았겠습니까. 그후 사국(윤교수는 가야를 합쳐 사국시대를 주장한다)으로 갈라졌다 해도 끊임없이 공동체 복원을 바라고 통일은 당연한 과업이었을 겁니다. 고조선이 만주와 한반도를 지배한 국가였다면 자연스럽게 부여나 고구려, 발해가 우리 역사에 포함됩니다. 그러나 고조선이 대동강 유역의 조그만 국가였다면 부여, 고구려, 발해가 중국 역사에 편입된다 해도 할 말이 없어요.”

이 대목에서 슬쩍 윤교수에게 “그동안 역사가 정치에 이용당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던졌더니 의미심장한 답이 돌아왔다.

“정치하는 분들이 필요에 따라 역사를 이용했지요. 사실 역사를 정치에 이용하려 했다면 생각이 있는 사람이에요. 한심스러운 것은 아예 역사에 관심이 없거나 이용할 줄도 모르는 사람이죠.”

정년을 앞두고 윤교수는 칭찬보다는 매가, 격려보다는 비난이 돌아오기 일쑤인 고대사 분야에 관심을 갖는 후학이 드물다고 안타까워한다. 그나마 고고학을 빼면 문헌사 분야에서 삼국시대 이전 상고사를 전공하는 박사급 연구자가 다섯 손가락에 꼽힌다.



“논문을 썼을 때 칭찬받으면 좋겠지만, 누군가 반론을 제기해도 성공한 것이죠. 반론도 칭찬도 없는 논문이 제일 가치가 없어요. 저는 제자들에게 제 학설을 따라오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제자는 내 것을 뛰어넘어야지, 이미 내가 다 해놓은 것을 따라오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학문은 스스로 틀을 깨는 작업입니다. 내가 쓴 논문이라도 세월이 지나 잘못된 점이 발견되면 남이 지적하기 전에 자기가 먼저 고치는 것이 학자의 도리입니다.”

신동아 200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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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현미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hm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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