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호

듬뿍 쏟아지는 햇살 속 ‘계절 빛깔’이 읽히는 공간

  • 글: 민정기 화가 사진: 김성남 차장

    입력2005-01-25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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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듬뿍 쏟아지는 햇살 속 ‘계절 빛깔’이 읽히는 공간

    민 화백의 작업실 곳곳에 양평의 산과 강을 담은 작품들이 놓여 있다.

    청제산의 부드러운 능선이 사방을 감싼 둥그런 분지. 늦은 가을 벌판이 온통 벼이삭으로 출렁일 때면 산 그림자의 푸른 능선이 더욱 돋보이는 곳. 내 작업실이 있는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서후2리는 그런 곳이다.

    마을 한가운데에는 멀리 마유산에서 흘러내리는 시냇물이 북한강 쪽으로 흘러가는데, 이를 경계로 남서쪽을 재치래미, 동북쪽을 동녘골이라 부른다. 재치래미는 동녘에 뜨는 햇볕을 받고, 동녘골은 서산에 지는 햇살을 듬뿍 받는다. 추운 겨울 아침 재치래미에서는 해바라기를 하는 영감님을 흔히 볼 수 있다.

    양평의 옛 지명은 양근(楊根)이다. 두 물이 합수되는 곳이라 뚝버들(楊)이 많아 이런 이름이 붙었다. 더 예전에는 빈양(濱陽)이라 불렸는데, 물가에 볕이 잘 드는 곳이란 뜻이다. 산이 있고 강물이 흐르고 사람들의 삶이 담겨 있으며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계절의 빛깔을 읽을 수 있는 곳. 이곳에서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게는 큰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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