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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의 Face to Face 23

‘창조경영’ 문국현의 정치실험

“아무 죄 없는 사람 묶어놓고 그들이 언제까지 편히 잠자겠습니까”

  • 조성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창조경영’ 문국현의 정치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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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영’ 문국현의 정치실험

문국현 대표는 2010년 12월 중국 상하이에서 룬우그룹과 컨설팅계약을 맺었다.

▼ 법원 논리대로라면 돈을 되찾기가 힘들 것 같네요.

“1억원, 나라에 기증한 셈 쳐도 됩니다. 하지만 옳지 않은 일이죠. 지역구민의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사람을 당 운영상 문제가 있었다고 의원직을 박탈한 것도 우리나라 역사는 물론 인류역사에도 없었던 일일 겁니다.”

▼ 하여간 6억원 받은 게 문제였지요?

“아니지요. 당이 무슨 가상의 이자놀이를 했다는 건데, 말이 안 되죠. 다 선관위 승인을 받고 한 일입니다. 민노당은 0%이고 우리는 1%였습니다. (당채) 이자율이. 그런데 그 이자가 너무 낮다고 문제 삼은 겁니다. 선관위 가이드라인은 실효성이 없다면서. 말하자면 시중금리에 비해 이자율이 낮아 당이 부당이득을 취했다는 거지요. 3500만원쯤 되는. 총선 때 나는 당 대표를 내놓고 지역구에 출마했습니다. 그런데 조그만 당에서 무슨 선대본부장과 당 대표대행이 따로 있느냐면서 내게 책임을 물은 겁니다.”

돈 받은 게 문제가 아니라 이자를 낮게 쳐줬다고 유죄가 선고됐다니. 재판관들이 어련히 알아서 했겠지만, 흔치 않은 일이긴 하다. 문 대표의 하소연이 아니더라도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겠다.



2008년 10월 검찰이 그를 기소한 죄목은 정치자금법 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 문제의 이한정씨에게서 6억원을 받은 게 공천대가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당시 창조한국당이 6억원을 받으면서 연 1%의 이자가 붙은 당채(黨債)를 발행한 점을 들어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선거법 위반에 대해선 유죄를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채 이자를 시중의 이자보다 낮게 책정함으로써 당이 재산상 이득을 취했으므로 선거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이득을 본 것은 당이지만 당은 인격체가 아닌 만큼 문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2009년 7월 2심 재판부도 같은 논리로 유죄를 선고했다.

검찰 따로, 법원 따로

그런데 여기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연이 있다. 바로 공소장 변경 논란이다. 애초 검찰이 공소장에서 제시한 문 대표의 혐의는 구속기소된 이한정씨와 맞물린 공천헌금 수수였다. 당채 저리(低利) 발행에 따른 선거법 위반은 1심 재판부의 논리였다. 재판부는 검찰에 공소장 변경을 요구했으나 검찰은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재판부는 검찰의 의사와 상관없이 당채 이자를 문제 삼아 문 대표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2심 때도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는 주장을 접지 않은 채 재판부의 공소장 변경 요구를 거부했다. 그런데 변수가 생겼다. 그 무렵 대법원이 이한정씨에 대한 1, 2심 판결이 잘못됐다며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2심까지 인정된 이씨의 죄목은 허위 이력서 제출과 더불어 당채를 낮은 금리로 사들여 당에 재산상 이득을 제공한 것이었다. 대법원이 제동을 건 것은 두 번째 죄목이었다. 검찰의 공소장에 없는 내용이므로 1, 2심 재판부가 공소장 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고 직권으로 이씨에 대해 선거법 위반죄를 적용한 건 위법이라는 것이다.

대법원의 지적에 당황한 검찰은 뒤늦게 공소장을 변경했다. 창조한국당이 저리의 당채 발행으로 액수 미상의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는 예비적 공소사실을 추가한 것이다. 선고 이틀 전의 일이었다. 검찰은 금액을 특정하지 않았다. 재판부 논리대로라면 6억원이 건네진 2008년 3월의 평균 시중금리가 6.9%이고 당채 금리가 1%이므로 그 차액에 해당하는 수천만원의 이득을 얻었다는 것이다. 문 대표에 대한 2심 선고와 이한정씨 파기환송심 결과는 같은 날 나왔다. 문 대표에게는 1심과 같은 형량이 선고됐고, 이씨는 징역 2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문 대표는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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