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긍정적인 부분으로는 어떤 게 있나요?
“편의성이죠. ‘사용자가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에요. 친구를 일일이 등록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줬죠. 아이폰, 갤럭시S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전화번호가 바뀌는 시점인데, 카카오톡 덕분에 계속 연결될 수 있었어요. 결국 진입장벽을 낮춰 편의성을 높이는 ‘선(先) 연결, 후(後) 처리’ 전략을 택했죠.”
▼ 번호를 한쪽만 알아도 연결해주는 기능은 사생활 침해 소지가 있습니다. 연인이 헤어졌는데, 한쪽이 번호를 갖고 있어 카카오톡 때문에 곤란해진다거나.
“연결을 원하지 않는 사람은 차단하면 되는데….”
▼ 청와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로 카카오톡 금지령이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건 오해한 부분이 있습니다. 한쪽만 전화번호를 가진 경우 ‘친구추천’에 뜨는 것이지 상대방에게 전화번호가 노출되는 건 아니거든요. 오히려 전화번호를 모른 채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긴 거예요. 그래서 요즘은 남자들이 카페에 앉아 있는 예쁜 아가씨를 보면, 전화번호 대신 ‘카톡 아이디’를 알려달라고 한대요. 전화번호 따기는 좀 어렵잖아요. ‘카톡 아이디’는 알려줘도 맘에 안 들면 차단하면 되니까요.”
▼ 메시지가 노출될 것이란 두려움 때문에 카카오톡을 쓰지 않는다는 사람도 있어요.
“사실 카카오톡이 어떤 앱보다 보안이 잘돼 있어요. 개인정보 얘기가 워낙 민감하게 나와서 초반부터 암호화하는 데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최근 누군가가 ‘카카오톡은 3G망에서 암호화를 안 하고 메시지를 보낸다’는 글을 올렸는데, 여기에 대해 저희가 설명했어요. 3G는 데이터망 자체가 암호화돼 있기 때문에, 메시지가 유출될 수 없습니다. SMS(문자메시지)도 암호화를 안 하거든요. 오히려 ‘이중 암호화’를 하면 시간이 걸리고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반대로 와이파이(Wifi·무선 인터넷)망은 공개된 망이기 때문에 모든 데이터를 암호화해서 내보내죠.”
小貪大失
사람들이 카카오에 대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어떻게 돈을 버는가’다. 앱이 무료인 데다가 광고조차 없기 때문이다. 현재 카카오톡의 유일한 수익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한 ‘기프티콘’ 서비스다. 수익 창출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의도적으로 (수익 모델을) 안 넣고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얘기하는 것이 소탐대실(小貪大失)입니다. 카카오가 꿈꾸는 세상이 워낙 크다보니까, 지금은 ‘사용자 풀을 넓히고 사용자에게 최대한 혜택을 주자’는 쪽입니다. 사용자에게 불편함을 주는 광고를 넣는 건 지금 단계에서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수익은 트래픽이 늘고 사용자의 로열티가 높아지면 당연히 따라오겠죠. 수익모델을 만드는 건 고민이 아닙니다. 할 게 너무 많은데 뭘 선택할 것이냐가 문제죠.”
▼ 그렇다면 회사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아직은 투자 단계라고 보고 있어요. 안정성 강화를 위해 서버를 매달 100대씩 들여오고 있죠. 앱을 유료로 돌릴 생각은 없습니다. 다행히 제가 예전에 돈을 벌어놓은 게 있어서 약간의 여유가 있어요. 시간을 길게 보고 비즈니스할 수 있는 정도는 됩니다. 또 IT업계 여러분이 투자해주셔서 자금 문제는 별로 없어요. 과거 인터넷 회사를 할 때는 서버 장비가 굉장히 많이 필요했는데, 여기서는 트래픽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메시지 몇 줄, 작은 용량의 사진이 오가는 정도니까요. 인프라 구축에 엄청난 비용이 드는 건 아니에요.”
1월 넥슨의 김정주 회장,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 등 14명이 카카오에 53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이는 국내 인터넷 대가들이 카카오의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두 김범수 의장의 얼굴 보고 투자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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