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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돌 Interview

“김무성은 박근혜 그림자와 싸운다”

‘박근혜 腹心’ 김재원 대통령정무특보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김무성은 박근혜 그림자와 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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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은 박근혜 그림자와 싸운다”
▼ 당원 투표에 대해선 조직선거, 금권선거를 우려하는데요.

“기본적으로 당원은 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기를 원하는 사람이죠. 한 100명쯤 모아놓고 투표하면 몰래 동원할 수 있지만 2000~3000명 되면 불가능합니다.”

친박계에 따르면, 김무성 룰은 현역 의원이 공천받기 수월한 면이 있다고 한다. 현역은 정치 신인보다 인지도가 높아 여론조사에서 유리한데 김 대표는 여론조사 반영 비율을 높이려 한다, 현역은 경선 없이 탈락할 수 있는데 김 대표는 이 확률도 낮춰주려 한다는 것이다. 김 특보는 “19대 국회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듣는다. 현역 의원들에게 유리하게 공천이 이뤄지는 룰이라면 이에 대해 문제점을 좀 지적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 공천을 통한 물갈이 여론이 높다고 보나요.

“김태호 최고위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에게 두렵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죠. 우리도 돌이켜봐야 합니다. 한 조사를 보면 국민이 19대 국회에 만족하지 않아요. 현역 의원 지지 여론이 대구·경북에서 가장 낮더라고요. 이런 곳에서 현역 의원이 전원 공천받도록 해주자는 게 정당한가, 국민도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데 ‘우리는 계속 해먹어야겠다’는 제도가 온당한가…이런 문제 제기가 나올 겁니다. 물론 저는 공천 학살은 안 된다고 생각해요. 우선추천을 변형해 공천 학살? 제가 수용하지 못할 거예요.”



▼ 당내 일각에서 컷오프나 우선추천을 죄악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고 봅니까. 물갈이가 가능할 것 같은가요.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될 거예요. 공천을 통한 인적 쇄신은 불가능하리라 생각해요. 그러면 그렇게 심판받아야합니다.”

“유승민, 피해의식 가질 수 있어”

▼ 유승민 전 원대대표가 “측근들이 불이익을 받는다면 그냥 있을 수 없을 거다”라고 했는데요.

“대꾸할 처지도 아니고 그럴 생각도 없지만, 공천 학살은 시스템적으로 불가능해졌다고 봐요. 당권을 잡은 김무성 대표도 공천제를 합리화하려고 하잖아요.”

▼ 유 전 대표가 공천 학살이 불가능하다는 걸 안다면 왜 그렇게 말했을까요.

“여러 생각이 있겠죠. 지금 여론이 돌아가는 걸 보면 본인이 피해의식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봐요.”

▼ 유 전 대표의 말을 대구 지역 의원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아니, ‘대구 의원들이 전부 공천받아야 된다’라고 했을 때, 그건 대구시민이 평가하겠죠.”

공천특별기구 수장 자리를 놓고 친박계는 이주영 의원을, 김 대표 측은 황진하 총장을 민다.

▼ 황진하 총장은 친박계인가요, 아닌가요.

“제가 그걸 감별할 위치에 있진 않고….”

▼ 청와대 관계자는 얼마 전 김 대표를 비판했는데요.

“(김 대표가) 야당 대표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합의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공동발표문을 냈어요. 그게 합의한 거 아니겠어요? 그 내용이 야당 공천 제도를 100% 수용하는 것으로 우리는 알아들었죠.

여야 대표가 법률을 개정해 그렇게 가겠다고 하니 청와대가 ‘여기에 브레이크 걸 주체가 당내엔 없다’고 봤을 수도 있죠. 그래서 이야기했다고 봐요.”

▼ 청와대가 안 나섰으면 그 방향대로 갔을까요.

“좀 더 세게 갔을 거고, 당도 끌려가는 분위기였겠죠. 그때 김 대표의 의지가 아주 강력했으니까.”

▼ ‘김 대표가 일방적으로 몰고 가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지 않았나요.

“서청원 최고위원 등이 말하는 게 다 그런 것 아닌가 싶어요.”

▼ 김 대표가 자꾸 그렇게 하면 그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지 않나요.

“김 대표는 스스로 민주주의 사고에 투철하다고 말하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나올 수 있죠. 그렇다보니 이번에 최고위원들이 김 대표와 감정싸움을 하는 거 같고요.”

공천 룰 갈등의 본질은 결국 박 대통령 세력과 김 대표 세력 간 공천을 둘러싼 대결이라는 시각도 있다. 차기 의회권력과 대권을 놓고 벌이는 권력투쟁이라는 해석이다. 김 특보는 이런 견해를 부인하면서 김 대표의 불신과 오해를 갈등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 어떤 불신인지….

“청와대에 대한 김 대표의 불신이 커진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서…. 대통령은 공천에 관여할 생각도 없고 지분을 요구한 적도 없어요.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거라고 확신해요. 그런데 ‘과도하게 지분 요구하는 것 아니냐’고 해요. ‘전략 공천으로 학살할 것 아니냐’고 해요. (박 대통령의) 그림자를 보고 싸우는 형국입니다. 그러니 실체적 논쟁이 안 되고 오해와 갈등이 반복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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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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