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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일본, ‘대북 압박’ 칼 뽑나

전문 공개 日 법무부 공안조사청 정세분석보고서 ‘북한편’

“지도층 빈부양극화로 체제기반 흔들… 10월 후계옹립 때 대립 노골화할 수도”

  • 번역·정리: 이준규 진보정치연구소 평화군축연구회

전문 공개 日 법무부 공안조사청 정세분석보고서 ‘북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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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히 ‘일본의 FBI’로 불리는 공안조사청은 매년 ‘내외정세의 회고와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작성한다.
  • 개요는 공개하지만 60쪽 분량의 전문은 대외비로 처리되는 이 보고서는, 일본정부가 국제정세를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주요한 자료다. 12월말 제출된 2005년 연례보고서 전문을 입수해 북한관련 부분을 번역한 이 자료는 ‘일본이 과연 북한과 남북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를 명확히 알게 해준다. [편집자]
전문 공개 日 법무부 공안조사청 정세분석보고서 ‘북한편’
머리말

‘내외정세의 회고와 전망’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국제 테러 정세와 북한을 둘러싼 핵문제 및 납치문제, 아사하라의 복귀를 더욱 선명하게 내세우고 있는 옴진리교의 움직임 등을 중심으로 2004년의 국내외 공안 동향을 되돌아보고 향후를 전망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정세에 대한 공안조사청의 대응과 과제도 함께 기술했다. 본문 중 특별한 언급이 없다면 ‘○월’이라는 표기는 2004년 당해월을 지칭하는 것이다. 본문에 기재한 인물의 직함은 당시 직함을 사용했다.(중략)

(1) 교착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북한 핵문제

2차·3차 6자회담 실시, 북한은 고농축우라늄계획을 부정하면서 제한적 핵 폐기 및 동결 입장을 고수함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은 2003년에 이어 북·미·한·중·일·러 6자회담의 틀로 진행되어 서로 강경하게 대립하는 주장 간의 타협을 모색했다. 2차 6자회담(2월25~28일, 중국 베이징)에서 북한은 고농축우라늄(HEU) 계획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면 핵무기 계획을 포기할 것”이며 당면한 제1단계 조치로 “핵무기 계획의 동결”을 제안했다. 또한 그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에게 주변국과 공동으로 에너지를 지원할 것,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해 제재를 철회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플루토늄형과 HEU(고농축우라늄)형 핵개발 모두에 대해 핵무기 계획뿐 아니라 평화적 용도의 사용계획까지 포함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를 요구하면서 그에 대한 보상으로 ‘안전보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북미간의 의견차이는 좁혀지지 않았고, “다음 회담을 6월까지 개최” “실무회의 설치” 등의 합의가 의장성명으로 채택되는 것에 그쳤다.

3차 6자회담(6월23~26일)은 이전 회담에서 설치가 합의된 실무회의(1차 5월12~15일, 2차 6월21~22일, 중국 베이징) 후에 개최됐다. 북한은 다시금 HEU 계획의 존재를 부정하고 핵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면서도 “미국이 적대정책과 CVID를 철회하면 모든 핵무기 계획을 포기할 것”이라며, 그 1단계 조치인 ‘동결 대 보상’에 관한 구체적인 안을 처음으로 다음과 같이 제안했다.

대상 : 모든 핵무기 관련시설(5MW 흑연감속로 포함)과 사용후연료봉 재처리를 통해 얻은 플루토늄*동결단계에서는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 않고, 이전하지 않고, 실험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포함동결개시 : 보상이 행해졌을 때사찰방법 : 6자회담 틀에서 협의보상조치 : 200만KW 상당의 에너지 지원(미국이 참여해야 함),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삭제와 경제제재 철회

한편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폐기할 때까지 3개월의 준비기간을 설정해 그 사이 북한이 HEU 계획을 포함한 모든 핵 계획을 신고하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등에 의한 사찰과 검증을 받아들인다면, 미국 이외의 주변국들이 북한에 에너지를 지원하고 미국이 잠정적인 ‘안전보장’을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비록 조건을 달긴 했지만 미국이 이 협의를 통해 ‘핵 동결 단계에서 제3국이 북한에 대해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용인’하는 방침으로 전환함에 따라, 회담 참가국들은 ‘동결 대 보상’안을 1단계조치로 삼아 문제를 해결해나간다는 방향으로 대체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북한이 다시 HEU 계획의 존재를 부정하면서 북미간의 간격은 메워지지 못하고 이전 회담과 마찬가지로 ‘공동성명’이 아닌 ‘의장성명’을 발표하는 것에 그쳤다.

북한은 미국의 제안을 거부, 강경자세를 취하며 4차 6자회담 개최 연기

3차 회담이 끝날 무렵 북한은 미국이 회담에서 CVID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것, ‘핵 동결’에 상응한 주변국의 ‘보상’을 용인한 것 등에 대해 호감을 표시했다. 미국의 제안에 대해서도 “유의해볼 필요가 있다”(6월28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고 언급하는 등 일정 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이후 ‘미국이 보상에 직접 참여해 북미간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요구를 미국측이 거절하자 “미국의 제안은 더 이상 검토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비난하면서, ‘전쟁 억지력’ ‘물리적 억지력’의 강화를 반복해서 주장하는 등 강경자세로 선회했다. 또한 “김정일은 폭군”이라는 부시 미 대통령의 발언(8월16일)과 한미연합군사훈련(8월23일~9월3일)을 이유로 9월 말까지 개최하자고 합의했던 4차 6자회담 개최에 난색을 표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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