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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과 사회통합에 대한 보수와 진보의 시각

한반도선진화재단ㆍ한국미래학회ㆍ좋은정책포럼 공동 주최 토론

경제정책과 사회통합에 대한 보수와 진보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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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세계화 기회인가 위기인가
  • ● 사회안전망 효율인가 확충인가
  • ● 지방정책 집중인가 분권인가
  • 한국 사회에서 보수와 진보는 치열한 논쟁과 차별화를 통해 성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양자의 대화와 상생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보수와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도 이 때문이다.
  • 토론자들은 한국적 현실에서 보수와 진보가 갖는 의미, 양자의 가치와 정책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세계화에 대응하는 대한민국의 경제·문화정책과
  • 사회복지 시스템, 지방분권과 세종시 건설 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집중 논의했다. 한반도선진화재단 조영기 교수와 보수진영의 전상인 교수, 진보진영의 김형기 교수가 간사를 맡아 토론 주제를 사전 조율했다. 논의 현장을 지상중계한다.
■ 일 시 :2009년 10월31일 오전 10시

■ 장 소 :아카데미하우스

■ 사 회 :강대인 전 건국대 교수

■ 패 널 :

[보 수]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

이인재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진 보]김영정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

김형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이태수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보수와 진보,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경제정책과 사회통합에 대한 보수와 진보의 시각
강대인 : 이 자리에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고민해온 분들이 함께 있습니다. 서로 방법론은 다를지언정, 한국 사회가 발전해야 한다는 데 대한 진정성은 공유하고 있는 분들입니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보수와 진보에 관한 문제로 상당한 진통을 겪어왔고, 또 현재도 겪고 있기 때문에 양자의 대화를 통해 상생의 방법을 모색하기를 기대합니다. 우선 보수와 진보의 개념부터 이야기를 시작합시다.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보수가 추구하는 자유와 진보가 추구하는 평등은 양립할 수 없는 것인가 하는 문제부터 논의해보면 좋겠습니다.

김형기 : 저는 경제학을 전공하기 때문에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수와 진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시다시피 두 진영은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방식에 차이가 있습니다. 한때 계획경제가 진보의 방향으로 여겨진 때가 있지만, 70년 동안의 사회주의 실험이 실패한 뒤부터 시장경제냐 계획경제냐 혹은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 같은 대립은 더 이상 보수와 진보 혹은 좌파와 우파를 나누는 기준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어떤 시장경제, 어떤 자본주의를 추구하느냐가 문제가 되지요. 자유시장경제(liberal market economies)를 추구하느냐 아니면 국가에 의한 적절한 개입과 시민사회에 의한 통제를 통해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인간화와 민주화의 관점으로 치유하는 조정시장경제(coordinated market economies)를 추구하느냐로 구분된다고 보면 좋겠습니다. 시장의 역동성과 경쟁 시스템의 효율성을 인정하지만, 동시에 시장경제가 초래하는 반인간적이고 반민주적이며 불평등한 질서를 어떻게 시정하느냐를 고민하는 지점에서 진보와 보수가 엇갈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만 최근 박세일 교수가 이끄는 한반도선진화재단에서 공동체성을 강조함으로써 자유주의를 시정하는 공동체자유주의를 모색하고 있고, 한편으로는 범진보진영내에서도 자유주의의 바탕 위에서 사회성 즉, 연대와 공공성을 실현하려는 사회자유주의도 논의 중이라는 점에서 양자 간의 대화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전상인 : 김형기 교수 말씀에 동의합니다. 보수와 진보는 자유 대 평등, 성장 대 분배, 시장 대 계획 등의 기준으로 구분될 수 있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대북(對北)관계 면에서도 차이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 토론 제목 ‘보수와 진보의 대화와 상생’에서 보듯, 두 진영이 함께 대화하고 소통하면 꽤 많은 공통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염려하는 것은 소위 진보 대 보수의 차이가 민주화의 후유증 혹은 대선 같은 각종 정치 행위의 병폐로 인해 상당부분 왜곡돼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들여다보면 진보와 보수 사이의 콘텐츠상에 확연한 구분이 없고, 있더라도 제가 보기에 그렇게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10여 년 동안 진보 대 보수의 이분법이 구조화되고 악화되고 첨예화되는 현상, 그러니까 실제보다 더 정치화되는 현상이 생긴 것은 다분히 민주화 이후 권력 혹은 정치화된 논리에 편승한 측면이라고 보는 거지요. 오늘 토론자 대부분이 학계에 소속돼 있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권력과 지식이 결합한 형태를 띠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 점 때문에 진정한 보수 대 진보의 논쟁이 굉장히 어려워졌고요. 오늘 자리가 그런 문제를 분명히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김호기 : 저는 이념 문제를 다룰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오해를 피하기 위해 토론에 앞서 우선 개념을 명확히 정리하고 싶습니다.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네 가지로 짤막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따져볼 것이 진보와 보수인데요, 양자는 자유와 평등, 변화와 안정 중 어디에 무게중심을 둘 것인지에 따라 구별됩니다. 보수는 자유와 안정, 진보는 변화와 평등에 무게중심을 두는 쪽이지요. 좌파와 우파는 아까 김형기 교수가 적절히 지적하셨듯이 자본주의체제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 따라 갈립니다. 성장과 분배, 국가와 시장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지요. 우파는 시장과 성장에 무게중심을 두고, 좌파는 국가와 분배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가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라는 개념을 구별해야 하는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진보와 보수의 개념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보수와 진보를 단순히 변화와 안정이라는 기준으로 나눈다면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는 오히려 진보적인 성격을 띠는 것으로 보이거든요. 끊임없이 변화를 요구하는 진보적 우파인 것이지요. 반면 마르크스주의를 여전히 강조하는 그룹들은 보수적인 좌파로 볼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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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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