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호

20대 리포트

진화하는 혼자 살고 혼자 놀기

  • 이채린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lin0513@naver.com

    입력2019-08-29 1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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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영, 혼코노 유행

    • 나 홀로 호텔 투숙

    • 혼밥 기본…싱글족 앱 인기

    • “연인·친구 대신 ‘나’에 집중”

    서울 대학로 한 영화관은 요즘 ‘1인 전용 좌석’인 마이 박스를 제공한다. 일반 좌석보다 1.5배 정도 넓은 자리에 양옆에 칸막이가 설치돼 있어 남들을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영화를 볼 수 있다. 팔걸이를 넓혀 만든 사이드 테이블엔 소지품이나 음료를 둘 수 있다. “일반 좌석보다 1000원 더 비싸긴 한데,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거 같다.” 혼자 영화관을 찾은 자취생 이모(25) 씨는 “1인석 영화 관람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자유로운 생활’과 ‘혼자만의 여가 활용’

    통계청 조사(2015년)에 따르면, 1인 가구의 비율은 27%를 넘었다. 20대 중엔 1인 가구 싱글족이 넘친다. 최근 급부상하는 키워드는 ‘혼자 놀기’다. KB금융연구소의 ‘2018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서 응답자들은 1인 가구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자유로운 생활’과 ‘혼자만의 여가 활용’을 꼽았다. 혼자 사는 사람의 34.5%는 “다른 활동을 줄여서라도 여가 활동에 투자한다”라고 답했다. 

    싱글족은 간편하게 혼자 즐기는 활동을 선호한다. 혼영(혼자 영화 보기), 혼코노(혼자 코인 노래방 가기) 같은 혼자 하는 여가 활동을 일컫는 신조어가 이런 점을 반영한다. 서울 종로구 A 코인 노래방 관계자는 “과거엔 친구들과 무리 지어 왔지만 최근엔 혼자 와서 부르는 사람이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코인 노래방은 시간이 아닌 부르는 곡 수로 가격을 매기고 방의 규모도 작아 싱글족에게 인기라고 한다. 2010년 들어 전국적으로 노래방은 줄지만 코인 노래방은 늘고 있다. 

    A 코인 노래방을 찾은 서울 S대 재학생 박모(24) 씨는 “친구들 눈치를 안 보고 한 30분 동안 마음대로 선곡해 부르고 싶어서 왔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온다. 혼자 부르는 게 더 낫다”라고 말했다. 

    20대 1인 가구 직장인들 사이에선 혼자 호텔에 투숙하면서 여가를 보내는 풍조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 여의도 소재 한 금융기관에 다니는 정모(29) 씨는 “나 자신에게 선물을 주고 싶을 때 혼자 호텔을 찾는다. 가족, 친구, 연인과 휴일을 같이 보내는 것보다는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전망 좋은 호텔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좋다”고 말했다.



    소비 성향에서 ‘혼자 놀기’ 급부상

    이제 식당에 들러 무인 주문대에 주문하고 혼자 밥 먹는 혼밥은 기본. 싱글족을 위한 애플리케이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온라인 에세이 애플인 ‘씀: 일상적 글쓰기’에는 400만 편 이상의 글이 게재돼 있다. 자취생 박모(21) 씨는 “말을 들어줄 사람이 없을 때 이 애플에 짧은 글을 남겨 사람들과 공유한다”라고 했다.
     
    BC카드 디지털 연구소가 발행한 ‘빅데이터로 본 2019 소비 키워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 사이 ‘혼자 놀기’ 단어가 급부상했다. 이슬비 연구원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경향이 감소하고 시간과 비용을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성균관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언론실무교육’ 수업 수강생이 신성호 교수의 지도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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