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왁자지껄 매미 울음소리가 아침 산 공기를 찢는다. 천방지축 잠자리 떼가 하늘하늘 코스모스와 수작 떤다. 정갈하고 살집 좋은 소나무들이 탐스럽다. 해발 400m 명봉산 자락 센추리21CC는 종합 휴양지이자 동식물 낙원이다. 골프 말고도 놀거리가 많다. 낚시터, 농구장, 족구장, 물놀이장, 눈썰매장, 바비큐 시설…. 자연보존율이 높은 이곳에는 미생물이 넘치고 철새가 북적거린다. 초가을 까칠한 햇살이 유리조각처럼 내리꽂힌다. 퍼터 손잡이 끝에 잠자리가 사뿐 내려앉는다.
파인 9번홀(왼쪽), 레이크 9번홀(오른쪽)
필드 코스 1번홀(파4, 380yds). 티잉그라운드가 페어웨이보다 40m가량 높으므로 착시현상에 주의해야 한다. 3번, 4번홀에서 파를 잡고, 세 홀 연속 보기 행진한 것까지는 괜찮았다. 핸디캡 1번인 파5 8번홀(502yds). 세컨드 샷에서 우드를 잡은 게 화근이었다. 힘이 들어간 공이 어김없이 밖으로 나가버린다. 심한 도그레그 홀에선 웬만하면 우드를 꺼내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을 되새긴다. 후반은 레이크 코스. 이 코스 2~6번홀은 모두 물을 끼고 있다. 호수를 건너 치는 3번홀(파3, 162yds)에선 그린 우측을 공략하는 게 좋다. 그린 주변이 물로 둘러싸인 마지막 9번홀(파4, 377yds). 전방 해저드까지의 거리가 좌우 200~220yds이므로 드라이브를 안 잡는 게 좋다. 아일랜드 홀이라 정확한 아이언 샷이 요구된다. 파로 유종의 미를 거두다.
▼ 알쏭달쏭 골프상식
볼이 깃대를 맞히는 경우 _ 그린에서 퍼트한 볼이 깃대를 맞히면 2벌타를 먹는다. 홀에 꽂혀 있든 홀에서 벗어나 있든 깃대를 맞히면 벌타다. 그린 밖에 누워 있는 깃대를 맞혀도 마찬가지다.
“산지에 있는 골프장들은 계단식 코스가 많지만, 우리는 평탄한 것이 장점이다. 초기엔 코스 난이도가 높은 편이었지만 지금은 적당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센추리21CC 이득재 본부장의 설명이다. 이 본부장은 “그간 홍보 부족으로 센추리21이 저평가된 면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센추리21은 서울에서 생각보다 가까워 수도권 골프장이라 할 만하다. 실제로 회원의 90% 이상이 경기 성남과 서울 사람들이라고 한다. 산간 골프장치고는 페어웨이가 무척 안정돼 있고 풍광이 뛰어나다. 잔디 상태도 좋다. 여느 골프장에서 보기 힘든 다양한 위락시설도 매력적인 요소다. 이 본부장은 고객 서비스를 최우선 경영방침으로 꼽았다. 맞춤형 서비스를 위해 회원들의 식성까지 파악한다는 것이다. 해병대 출신으로 성격이 급한 편이라는 그는 “골프는 성격”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골프 치는 걸 보면 성격이 드러나고 골프 스타일은 여간해서 바뀌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