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측 “확인해보니…”
지주사 전환 추진
“청와대·내각 변양균 라인 포진”
금융 당국과 우리은행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7월 20일 금융 당국에 지주사 전환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관련법상 금융 당국은 두 달 이내 심사를 마쳐야 한다. 추가 검토 사항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9월 20일 이전에 심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금융권에선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시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5%포인트가량 하락하긴 하지만 인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주사 인가심사를 통과하면 거래소 상장 심사를 거쳐 내년 초 지주사가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 지주사를 이끌 수장 자리에 누가 오를지를 놓고 벌써부터 하마평이 나오는 분위기다.
활동 무대로 민간 영역 선택?
현재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사는 손태승 우리은행장이다. 지난해 12월 3년 임기로 취임한 손 행장은 광주 출생으로 전주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1987년 옛 한일은행에 입사해 상업은행과의 합병 등을 거쳐 탄생한 우리은행에 줄곧 재직했다. 손 행장은 영업, 전략 등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 1조3059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는데, ‘손 행장의 리더십에서 비롯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일각에선 변양균 전 노무현 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변 전 실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 부문 막후실세로 꼽혀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현 정부 청와대와 내각에 포진한 ‘변양균 라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알력설이 있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6월 20일 기자회견에서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가 불투명하고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동석한 정민우 전 포스코 대외협력팀장은 변 전 실장의 개입설을 주장했다. 이런저런 말이 나오면서 “변 전 실장의 위세가 꺾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변 전 실장이 ‘신정아 스캔들’로 인해 공직 전면에 나설 수 없는 만큼 민간 영역에서 우리은행지주를 활동 무대로 선택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공적자금 투입으로 인해 우리은행엔 정부의 입김이 세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호남출신 손태승·신상훈도 거명
그러나 금융 당국과 우리은행 주변에선 “너무 이른 이야기”라는 지적이 많다. 우리은행의 한 고위 관계자는 변 전 실장을 특정하지는 않은 채 “안 그래도 그런 얘기들이 있어서 확인해본 적이 있는데, (청와대나 정부에서) 지주회장으로 누구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의 한 국장도 “지주사 전환까지 아직 시간이 있지 않으냐. 변 전 실장 얘기는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변 전 실장은 과거 힘들었던 부분이 있어서 공적으로 감시받는 데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우리은행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도 지주회장 후보로 꼽힌다. 전북 군산 출신으로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현 정부 들어 우리은행장, 전국은행연합회장 물망에 올랐다. 2010년 신한 사태 당시 신한금융 사장으로서 라응찬 회장, 이백순 행장과 경영권을 놓고 다투다 동반 퇴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