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편파적 운영하면 강력 저지하겠다”
“기무사 계엄 검토 논란은 지지율 하락 국면 전환 꼼수”
“‘분권형 대통령제’ ‘중대선거구제’로 올해 안 개헌 대타협 가능”
“방송, 검찰, 국정원 장악…朴정권보다 더해”
‘국회특활비’ ‘외유성 해외출장’ ‘정치자금법’ 손질 필요
“한국당 ‘싱크탱크 개편’ ‘새 인재 영입 육성’ 절실”
[박해윤 기자]
새로 선출된 국회의장단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자유한국당 이주영(67) 국회부의장이다. 그는 5선 의원의 커리어에 비해 ‘저평가’된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판사(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로 퇴임) 출신으로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 경남 창원 마산에서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한 그는 초선 시절 ‘정현준 게이트’ ‘이용호 게이트’를 끝까지 파고들며 김대중 정부의 저격수로 불렸다. 박근혜 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장관도 지냈다. 입법, 사법, 행정을 두루 경험한 셈이다. 해수부 장관 임명 한 달 만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5개월여 동안 사고 현장을 지키며 수습에 진력해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그는 두 차례 당 정책위의장과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맡는 등 정책 브레인이기도 하다. 특히 새누리당의 참패가 확실시되던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당 정책위의장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춘 공약을 개발해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두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하지만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탓에 원내대표와 당 대표 선거에서 번번이 ‘계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에 소속 의원들이 그를 국회부의장으로 선택한 것은 당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이 난국을 타개하는 데 그의 리더십이 필요했기 때문일 것이다.
8월 9일 국회부의장실에서 만난 그는 두 시간에 걸쳐 유순한 말투, 온화한 미소로 인터뷰를 이어갔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 위기의 대한민국과 자유한국당을 되살리겠다는 의지와 신념이 가득했다. 외유내강(外柔內剛)형 리더십이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6전7기’ 계파의 벽을 넘어서다
국회부의장이 되신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대한민국과 자유한국당 모두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국가 차원에서 보면 북한의 비핵화 해결이 지지부진하고, 경제는 모든 지표에 적신호가 켜졌다. 자유한국당은 탄핵 정국 이후 국민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 상태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나라와 당이 지금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
당내 선거에서 7번 만에 승리해, 6전7기 신화로 불린다.
“항상 중도파로 분류됐을 정도로 특정 계파에 속한 적이 없다. 그러면서도 18대 국회에서 사법개혁위원장, 예결특위원장을 지냈다. 당 정책위의장도 2차례 지냈다. 이런 경험과 모든 계파를 포용하는 리더십으로 당을 발전시키고 싶었지만 번번이 ‘계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부의장 당선은 더 이상 계파주의로는 안 되겠다는, 변혁을 바라는 의원들의 마음이 모인 결과라고 생각한다.”
국회부의장으로서의 각오는.
“과거 국회의장이 편파성을 갖고 국회를 운영한 사례가 왕왕 있었다. 제1 야당의 국회부의장으로서 국회의장이 지나치게 독선적, 편파적으로 국회를 운영할 때에는 강력하게 견제하고 저지할 것이다. 또한 국회부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자유한국당이 회생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문희상 의장과는.
“오랫동안 같이 의원활동을 해왔고, 대학 선배이기도 하다. 문 의장이 잘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기탄없이 말씀드릴 수 있는 사이다. 서로 잘 알고 있고, 호흡도 잘 맞아 국회를 원만하게 운영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정치권은 항상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하지만 한 번도 지키지 못했는데.
“뼈아픈 지적이다. 국민은 대화와 타협의 상생 정치, 생산적인 국회를 기대하는데 지금 우리 정치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 돼 송구스럽다. 우리 의장단이 중심을 잘 잡아 국민 눈높이에서, 국민의 이익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개헌 대타협 필요
선거 때마다 ‘개헌’이 최대 현안으로 등장했다가 선거가 끝나면 사라지곤 했다. 여야 합의안이 만들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정부에서 대통령 중임제를 골자로 하는 헌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이내 폐기됐다. 이렇게 사라질 것 같았던 ‘개헌’에 대해 문희상 의장이 “연말까지 합의안을 마련하겠다”며 다시 불을 지피고 있다. 이주영 부의장은 2008년 18대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모인 미래한국헌법연구회 공동대표를 맡았는가 하면, 20대 전반기 국회에서 헌법개정특별위원장을 지냈다. 그동안 국회에서 진행된 개헌 논의를 누구보다 심도 있게 지켜본 셈이다.끝난 줄 알았던 개헌 문제를 다시 들고 나와 국민들로서는 어리둥절하다. 이럴 거면 청와대에서 발의한 개헌안은 왜 폐기했나.
“청와대에서 발의한 개헌안 폐기는 당연한 귀결이다. 개헌은 여야가 합의해야 의회를 통과할 수 있다. 합의되지 않은 개헌안을 일방적으로 발의한 것은 청와대의 선거 전략이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개헌을 연구하고 추진하면서 얻은 결론이 ‘권력의지가 강한 분들이 개헌을 추진하면 성사가 어렵다’였다. 청와대는 지금 가장 큰 권력을 가진 곳이다. 이런 곳이 나서면 전략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개헌은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인과 시민단체가 주도해야 국민의 지지를 받아 국회를 통과할 수 있다.”
문 의장은 ‘연내 합의’라는 구체적 시기까지 못 박고 있는데, 그동안에도 전혀 합의되지 못한 개헌안이 지금이라고 해서 가능할까.
“개헌에서는 국회의장단이 ‘원팀’이다. 의장단이 주축이 돼 합의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재 가능한 권력구조 개헌안은 2개다. 하나는 대통령중심제를 유지하면서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꾸는 것인데, 이 건 제왕적 대통령의 임기만 연장해주는 것에 불과하다. 국민이 바라는 분권과 협치의 정신에 맞지 않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해야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할 수 있다. 국민 정서상 내각제는 힘들다고 볼 때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선출하고,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해 대통령과 총리가 역할을 분담하고 협치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고려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지금처럼 과반 의석 정당이 없는 경우 연정이 가능하다.”
‘대통령 중임제’와 ‘분권형 대통령제’는 정치권은 물론 국민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팽팽하게 갈린다. 합의가 가능할까.
“대타협이 이뤄져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미 선거구제를 중대선거구로 바꾼다면 분권형 대통령제도 수용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에서 선거구제 개편을 받아들일 수 있다?
“전체 의견을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이젠 선거구제 개편도 고려해볼 때가 아닌가 싶다. 각자 자기 정당의 유불리만 따질 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판단해야 한다.”
쌓여 있는 쟁점 법안들
최근 국회가 국민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국회 특수활동비와 현지시찰을 빙자한 관광성 외유 논란이다. 이에 대해 이주영 부의장은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오해에서 비롯된 부분도 있다”며 안타까움을 피력했다.“특수활동비는 정보활동, 대공수사 등 성격상 용처를 공개하기 힘들지만 꼭 필요한 곳에 쓸 수 있게 만들어진 제도다. 국회 활동에도 그런 부분이 있어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으니 투명성을 확보하면서 꼭 필요한 곳엔 쓸 수 있도록 개선하는 쪽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아 외유성 해외 출장을 간 것에 대해 국민 비난이 거세다.
“국회 상임위가 산하 기관을 현장점검하는 것은 기본 임무 가운데 하나다. 외교통일위 소속 의원들이 재외동포들을 만나고 해외원조 현장을 점검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이와 관련한 예산을 처음부터 국회가 갖고 있으면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런데 정부가 과거부터 관습적으로 해당 산하기관에 이 예산을 책정해왔다. 김영란법을 시행하면서 예산을 국회에 줬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했다. 국회 내부적으로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출장을 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회의장실에서 조사해 옥석을 가려 정당성이 떨어지는 출장이 있으면 윤리위에 회부해 징계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의원 부인까지 동행하는 것은 심하지 않나.
“관례는 아니다. 해외시찰 성격에 따라 도움이 될 때도 있다. 당연히 추가되는 경비는 해당 의원이 자부담을 한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 의원들 중에도 부부 동반으로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 눈에 좋지 않게 비쳤으니 이 기회에 기준을 명확히 하면 좋겠다.”
노회찬 의원의 죽음을 계기로 현행 정치자금법이 현직 의원에게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되어 있다며 개정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지 않아 뭐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개선해야 한다. 현역의원과 원외위원장, 예비후보 간에 심각한 차등이 있다면 헌법이 보장한 평등 원칙에도 위배된다.”
기무사 계엄 검토 논란
국회선진화법 개정도 이번 국회의 주요 과제다.“국회선진화법이 만들어진 게 2010년도 예산 통과 때 여야가 심하게 몸싸움을 벌이면서였다. 이런 모습을 국민에게 더는 보이지 말자는 원내대표들 간의 타협으로 만들어졌다. 국회선진화법은 소수당에 유리한 게 사실이다. 그래서 당시 소수였던 민주당이 적극적이었다. 그런데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커지자 소극적으로 바뀌었다. 오히려 우리 당이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런데 총선 결과 민주당이 패배하자 또다시 입장을 바꿔 적극적으로 나섰다. 오히려 우리 당 의원들이 뭉개려 하는 것을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반대 의원들을 일일이 설득해 통과시켰다. 이처럼 정당에 상관없이 다수당이 되면 선진화법을 바꾸려 하고, 소수당이 되면 바꾸지 않으려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국회선진화법으로 인해 식물 국회가 됐다는 것에는 여야 모두 공감한다. 그래서 국회운영위 산하에 소위를 만들어 여야 이해관계를 떠나 올바른 개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만들어진 기무사 계엄 검토 문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그 문건을 자세히 살펴봤는데, 과거 계엄령 자료를 갖고 어설프게 짜깁기한 것에 불과했다. 실제 친위 쿠데타를 기도했다면 주동자가 은밀하게 만들지 공식적으로 태스크포스를 꾸려 만들었겠나. 그 자체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친위 쿠데타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청와대와 여당이 문건을 이슈화하는 과정에 의구심이 든다. 국방장관도 쿠데타 기도 음모가 아니라 대비 문건일 뿐이라며 문제없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합참에서 할 일을 기무사에서 한 것에 대해 직권남용 여부를 문제 삼을 수는 있다. 청와대에서 부풀리기를 하는 느낌이다. 특히 대통령이 국방부 소관의 일을 국방장관을 제외하고 수사 지시를 내린 것은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고, 실정법에도 위배되는 부분이다.
더 큰 문제는 67페이지짜리 문건은 2급 군사비밀로 지정되어 있었다. 그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기자 브리핑을 하며 기자들에게 보여줬다.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다. 이게 문제가 될 것 같으니까 국방부가 갑자기 보안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서둘러 이 문건을 군사비밀에서 해제했다. ‘김의겸 살리기’를 한 거다. 드루킹 게이트, 북한 비핵화 지지부진, 경제정책 실패 등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자 국면 전환을 위해 청와대와 민주당이 짜고 이걸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용비어천가
이주영 부의장(왼쪽)이 7월 24일 문희상 국회의장(가운데), 주승용 부의장과 함께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
“문건 전체가 아닌 일부분만 보여줘서 진실을 파악하기 힘들다. 기무사가 보여준 것은 전체 문서 중 ‘마’라고 되어 있는 부분뿐이었다. 그러면 앞에 ‘가’‘나’‘다’‘라’가 있을 것이고, 뒤에 ‘바’‘사’‘아’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마’ 문건만 보여주면서 위수령이나 계엄령을 검토한 문건은 없다고 주장하는 건 기만이다.”
마리온 헬기 사고로 순직한 장병들에 대한 정부 여당의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나라를 위해 일하다 숨진 경우, 미국은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조의를 표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전의 어선 전복 희생자나 화재사건 때 보여준 모습하고 이번 마리온 헬기 희생자를 대하는 모습이 너무 큰 차이를 보였다. 정부 여당도 이런 국민적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지난 1년 3개월 문재인 정부를 평가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탄핵에 따른 반사적 지지 기반 위에서 집권했기 때문에 취임사에서도 소통을 강화하고 국민 통합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전 정부에 비해 상당 부분 노력하는 것은 있다. 그런데 야당과의 소통은 똑같이 부족해 보인다.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도 인정은 하지만, 북한을 대화로 이끌기 위해서는 강한 압박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하는 국민도 많다. 최근엔 비핵화 진도가 지지부진한 것 아니냐, 국제사회가 공조하고 있는 대북제재 압박에 너무 빈틈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이런 국민의 의구심을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 외교도 문제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한미관계에 더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 그런데 중국에 치우치고 저자세 외교를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기 바란다.”
경제정책은 어떻다고 보는가.
“민생경제와 관련해 우리 기업에 큰 부담을 주는 정책들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그런 걸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완급을 조절해야 한다. 조바심을 내서 미숙하게 진행하고 있다. 원전 수출도 그렇다.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분야인데, 이제 그 시장을 잃어버리게 됐다. 지금 원전 관련 기업들은 패닉 상태다. 일자리를 늘리겠다며 대통령 집무실에 상황판까지 설치했다. 보여주기식 ‘쇼통’은 잘했는지 모르지만, 그동안 성과가 뭔가. 국민세금으로 공무원 숫자 늘린 것 말고 실제로 일자리 늘리기 위해 뭘 했는지 모르겠다. 일자리는 기업이 늘리는 것인데, 지금 정부가 펼치는 정책을 보면 일자리를 줄어들게 만든다. 국민도 이제 그 문제를 느끼기 시작하는 것 같다.”
‘상현귀덕(尙賢貴德)’
이주영 국회부의장 집무실에 걸린 ‘尙賢晷德’이란 글귀가 눈에 띈다. [박해윤 기자]
“문재인 정부는 더하면 더했지 나아진 게 하나도 없다. 검찰은 서열까지 파괴해가며 자기와 코드가 맞는 사람 앉히고, 지나칠 정도로 코드에 맞춘 수사를 하고 있다. 태극기집회는 후원금 계좌 추적까지 하면서 촛불집회는 하나도 조사하지 않는다. 방송 장악은 더 심하다. 우리 당이 추천한 MBC, KBS 이사들을 쫓아내는 것을 봐라. 임기가 남아 있는데도 자기들이 다수가 되기 위해 협박하고, 감사원 감사까지 동원했다. 뉴스를 보면 이전 어느 정부보다 심하게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있다. 모 지상파방송 뉴스 시청률이 1%대까지 떨어졌다는 건 국민 저항권이 발동한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탄핵과 대선 패배 이후 아직까지 제자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친박이든 비박이든, 복당파든 잔류파든 남을 탓하기보다 철저한 자기반성부터 했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없었다. 서로 과거의 잘잘못을 논박하는 것을 이제 끝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공멸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하나가 되어 미래지향적 비전을 제시하는 등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7월 24일 출범한 혁신비대위의 성공 가능성은.
“김병준 위원장이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냈지만 정치철학 등을 보면 좌파정책이론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리 당을 혁신하는 데 그의 경륜과 지혜를 보탠다면 우리 당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인준 후 행보를 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 보이기는 하다. 김 위원장도 그런 지적을 겸허하게 수용해서 더 적극적으로 보수정당 재건에 힘써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해야 할 일이 많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남북관계, 한미관계, 소득주도성장론 등으로 인한 경제 부작용에 대해 우리가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이 자유한국당 이야기가 맞다고 인정하고 지지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럴 수 있도록 싱크탱크를 제대로 개편해야 한다. 새로운 인재를 영입하고 육성하는 노력도 해야 한다. 이런 일에 국회부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뒷받침할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 부의장은 “새는 좌우 날개가 균형을 이뤄야 잘 날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좌우가 심하게 기울어져 있다. 자유한국당이 국민 신뢰를 회복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집무실 벽에 걸린 ‘尙賢貴德(상현귀덕)’이는 글자가 눈에 띄었다. 어진 사람을 높이 여기고 도덕을 중히 여기라는 뜻이다. 모든 정치인이 가슴에 새길 문구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