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토류 논문’ 발표에 학계 “희토류가 뭐야?” 싸늘
- 2010년 9월 센카쿠 분쟁 잠재운 中 ‘희토류 카드’
- 한국도 화들짝…뒤늦게 “희토류 확보하라”
- 희토류 알려지자 ‘대표 논문’으로 부활
- 김 박사 “키르기스스탄 악투즈 광산지대 노려야”
- 지경부도 “논문 보고 키르기스스탄 조사하겠다”
중국의 희토류 자원민족주의를 미리 간파하고 연구에 매진한 김동환 박사.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일본 관방장관은 “선장은 국내법에 따라 범죄 사건으로 다룰 것”이라고 공언했고, 중국은 ‘일본 여행 자제’로 맞섰다. 일본이 고위급 회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으나 중국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선장을 무조건 즉각 석방하라”고 외쳤다. 아랑곳 않던 일본은 9월24일 갑자기 태도를 바꿔 선장을 석방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에 백기 투항한 것이다.
이 사건에 앞서 8월2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회담)’에서 일본은 희토류 수출쿼터 확대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일본 스스로 노출한 ‘아킬레스건’을 중국이 충분히 활용한 셈이다. 이후 국내에서도 희토류가 ‘떴다’. 일본을 한방에 무너뜨린 희토류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산업 비타민 희토류
희토류는 란타늄(La, no 57)부터 루테튬(Lu, no 71)까지 란탄계열(lanthanoids) 15개 원소와 스칸듐(Sc, no 21), 이트륨(Y, no 39)을 포함한 17개 원소를 통틀어 일컫는다. 1794년 핀란드 화학자 요한 가돌린이 처음 발견했는데, 18세기 당시 잘 알려졌던 이산화규소, 석회 등에 비해 양이 적고 추출이 어려워 희귀(rare)하다는 뜻으로 희토류(稀土類·Rare Earth Elements·REEs)라고 불렸다. 경(經)과 중중(中重) 2개 그룹으로 분류되는 희토류는 화학적·물리적 성질이 비슷해 분리하기 매우 까다롭고, 방사성 물질이 혼합된 경우가 많아 채취도 어렵다. 자칫하다 채취장에서 대규모 환경 재앙도 일어날 수 있다.
희토류는 우리 생활 전반에서 사용된다. 등산 램프용 가스 맨틀(mantle)과 라이터 부싯돌에서부터 휴대전화와 LED(발광다이오드), 반도체, LCD TV, 터치스크린, 자동차, 미사일 등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1979년 소니(Sony)가 워크맨(walkman)을 만들어 2억2000만대를 팔 수 있었던 것도, 희토류인 사마륨(Sm)으로 만들어진 자석이 있어 가능했다. ‘첨단산업의 비타민’ ‘녹색산업의 필수품’이란 수식어가 붙은 이유다.
일본이 ‘희토류 펀치’에 나가떨어진 것도 자국 주력 수출품 대부분이 희토류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도요타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Prius) 한 대의 모터에 네오디뮴 1㎏, 니켈수소 배터리에는 란타늄 10~12㎏이 사용될 정도다. 여기에 연간 5만t에 달하는 희토류 대부분을 중국에서 들여오고, 5만t 중에 20% 이상을 중국과 베트남의 불법광산과 밀수 등 ‘블랙마켓’에서 조달하는 일본으로선 희토류 수출 중단은 경제 혼란 그 자체를 의미한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7% (2008년 기준)를 차지하는 희토류 대국. 특히 초정밀 유도 미사일과 스마트 폭탄 등 첨단무기 제조와 영구자석 등에 사용되는 디스프로슘(Dy)과 테르븀(Tb)의 99%를 독점 생산하고 있다.
이런 중국이 2000년대 들어 수출억제정책을 펼치더니 급기야 2009년 8월 희토공업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희토류 연간 수출규모를 3만5000t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하자 일본은 물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공업국이 발칵 뒤집혔다. 미국과 EU 등은 “중국의 희귀자원 수출제한은 불공정 행위”라며 세계무역기구(WTO)에 분쟁조정위원회 설치를 요청했고, 중국이 반대하자 미국은 2009년 11월4일 재차 조정위원회 설치를 요청하기도 했다.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이 일어나기 전 일본이 중일 고위급 경제대화(회담)에서 희토류 수출쿼터 확대를 요청한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이 실제 수출 물량을 줄이자 희토류 가격은 급등했다. 중국의 2009년 희토류 수출량은 5만145t. 2010년에는 3만258t으로 40% 이상 줄었다.
덩샤오핑 “중동엔 석유, 중국엔 희토 있다”
1992년 남순강화(南巡講話) 때 “중동에 석유가 있다면, 중국에는 희토가 있다”는 덩샤오핑(鄧小平)의 말은 더 이상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중국과 일본 간 ‘센카쿠 분쟁’이 중국의 ‘희토류 카드’로 막을 내리자 국내 언론 역시 희토류에 관한 기사와 희토류 확보 대책 등을 쏟아냈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에서 희토류에 대해 제대로 된 연구가 없어, 불분명하고 잘못된 정보가 주류를 이뤘다. 지난해 8월 국내 희토류 비축량은 3t이었고, 이 역시 항온·항습 기능이 필요한 전용창고가 아닌 일반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지식경제부와 광물자원공사의 이런 무대책을 질타했다.
“희토류를 포함한 희유금속 비축물량은 공급위기 발생시 광산물을 구매해 국내로 들여오기까지를 감안해 국내 수요량의 60일분을 비축해야 하는데 희토류는 고작 0.2일분이다. 자원민족주의가 심화될수록 희토류를 포함한 희유금속 가격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차원의 대비가 없다. 비난받아 마땅하다.”
김 의원의 지적처럼 중국의 희토류 수출 억제 정책은 국내 산업에도 적신호가 분명하다. 일각에선 “우리나라 역시 희토류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원료사용량은 2005년 7431t에서 2009년 2656t으로 확 줄었다”고 안도하는데 이는 통계 뒤에 숨은 함의를 보지 못한 반응이다.
미국과 EU 등이 꾸준히 수입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국내 희토류 수입량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희토류로 만들어진 반제품과 완성 부품, 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했기 때문이다. 2008년 현대·기아자동차가 전기 하이브리드카 모터에 장착할 영구자석 전문 국내업체를 찾다가 포기하고 일본 기업(히타치)으로 눈을 돌린 사례가 대표적이다. ‘네오디뮴’이 들어가는 영구자석을 만드는 기술력 좋은 업체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으로 희토류 가격이 급등하면, 자연히 일본 부품소재 가격이 오르고, 그 여파는 고스란히 한국에 미친다.
결국 정부의 잰걸음이 시작됐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10월15일 기획재정부, 외교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희유금속의 안정적 확보방안’을 발표했고, 11월26일에는 희토류 확보를 위해 한국과 일본이 국내외 광산개발에 긴밀히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희토류를 신전략광종으로 선정하는 ‘제4차 해외자원개발 기본계획’을 발표(12월23일)했고, 올 1월4일에는 ‘해외 희토류 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희토류값 인상→日 부품소재 값 인상→한국 직격탄
이런 상황에서 학계와 지경부가 의존한 학자가 바로 김동환 박사(국제학)였다. 김 박사는 2010년까지 남호주대 국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중국의 자원민족주의를 연구한 학자. 희토류를 대상으로 중국의 자원민족주의를 연구한 학자로는 유일했다. 그는 2년간 연구 끝에 “희토류는 중국 자원민족주의의 대표적인 무기로 활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희토류 자원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며, 특히 키르기스스탄 ‘쿠테사이(Kutessay) 광산’을 집중 공략해야 한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학계와 정부는 그의 주장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지난해 2월 서울대에서 열린 ‘2010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그는 논문 ‘중국의 자원민족주의 사례 연구: 희토류 원소를 중심으로’를 발표했지만, “희토류가 뭐야?”하는 반응이 주류였다. 사회자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고 했다. 경제학자들도 희토류에 대한 중요성을 몰랐던 만큼 아무도 그의 논문을 주목하지 않았다.
여담이지만, 지난해 5월 그는 무작정 동아일보사로 연락해 희토류 관련 칼럼을 게재하고 싶다고 했다. 당시는 희토류에 대한 관심이 없던 시절. 그는 ‘필자 이름이나 원고료는 없어도 된다. 희토류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다’며 기자에게 원고를 보냈고, 결국 ‘주간동아’ 741호 ‘산업비타민 희토류 확보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그해 9월 센카쿠 열도 분쟁으로 희토류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10월30일 경희대에서 열린 국제지역학회 추계학술대회는 앞서 열린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와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희토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그의 논문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의 경제협력 방안에 관한 연구: 희토류를 중심으로’는 학술대회 대표 논문으로 선정됐다. 이틀 뒤 지경부 광물자원팀은 김 박사에게 전화를 해 논문을 요청했고, 결국 올 1월 “키르기스스탄에서 희토류 수입, 혹은 광산 개발사업을 검토한다”는 지경부 발표가 이어졌다.
김 박사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의 희토류 매장량은 수십만t 이상으로 추정되며, 수도 비슈케크 동쪽 150㎞에 있는 ‘악투즈 광석지대(AOF)’에 대부분이 분포돼 있다. 이 지역은 쿠테사이Ⅰ~Ⅲ 광산과 악투즈(Aktyuz), 쿠퍼리사이(Kuper-lisai) 등 5개의 거대 희토류 광상(鑛床·유용한 광물이 땅속에 많이 묻혀 있는 부분)이 있는 지역. 이곳은 중국 이외에는 유일하게 중희토류를 모두 채굴할 수 있는 노천광산(open-pit mine)이다. 이 중 쿠테사이Ⅱ 광산의 희토류 확인 매장량은 6만3300t으로 추정되는데, 이곳에는 2009년 12월 캐나다 기업 ‘스탠스 에너지’가 25년 동안 채광할 수 있는 면허를 얻었다.
지경부 논문 요청…“키르기스 검토 중”
다음은 김 박사와의 일문일답.
▼ 왜 키르기스스탄인가요?
“LED와 영구자석 같은 그린에너지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테르븀, 이트륨 등 대량의 중희토류가 매장돼 있고, 경희토류와 중희토류 비율도 거의 절반이어서 이상적입니다. 이 지역은 전력통신과 용수, 도로, 분리·정제 시설도 이미 갖춰져 투자비용이 낮고, 노천광산이어서 채굴도 쉽지요. 구 소련시절 50년간 희토류를 개발한 기술과 숙련된 저임금 노동자도 많습니다.”
▼ 한국에선 지난해 9월 이전 희토류에 관심이 거의 없었습니다. 연구 계기는….
“중국 국영기업 때문입니다. 2009년 중국 국영기업이 호주 희토류 광산기업인 아라후라 리소시스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어요. 이 회사는 연간 2만t의 희토류를 30년간 채광할 수 있는 광산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세계 3위 희토류 매장 광산인 마운트 웰드(Mount Weld)를 소유한 라이너스사(社) 인수를 시도했고요. 하지만 이때는 호주 투자심의위원회(FIRB)가 인수를 막았습니다. 중국은 경희토류는 1000년 이상, 중희토류는 80년 이상 수급할 수 있습니다. 이런 나라가 다른 나라 광산을 인수하려 했다고 해 그 이유를 연구하다 희토류에 빠져들었지요.”
▼ 중국이 희토류 광산 인수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뭔가요.
“중국은 이미 환경 녹색국가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수준을 유지하려면 화석연료만으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요.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로 경제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일본처럼 해외 의존형 선진국 경제대국에 머문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희토류도 마찬가지죠. 해외 수출 자원을 국내로 돌리고 채굴량을 줄이면 환경오염도 줄고 국제관계에서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 키르기스스탄에 대해서는 그동안 한국 정부도 주목하지 않았는데요.
“키르기스스탄은 우연히 발견했습니다. 광물책자(Inderstrial minerals · rocks) 771쪽에 키르기스스탄의 광산에 대해 몇 줄 나와 있었지요. 잊고 지내다가 한국의 희토류 정책 방안을 연구하면서 그 생각이 났습니다. 키르기스스탄의 희토류 관련 연구는 전무했지요. 자료도 부족했고 민간연구원에서 작성한 보고서도 일본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돼 오류가 많아 신뢰도가 떨어졌습니다. 키르기스스탄 희토류를 처음 소개하려다 보니 광산 독음(러시아어)도 제각각이었지요. 정보가 부족해 위장 소개팅도 할 뻔했습니다(웃음).”
키르기스 정보 얻으려 국제결혼 카페 가입
▼ 희토류를 연구하는데 위장 소개팅이라니요.
“키르기스스탄 관련 ‘정확한’ 정보를 찾지 못했고 국제기구 발표 통계도 제각각이어서 결국 직접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국제결혼정보업체 카페에 정회원으로 ‘등록해’ 키르기스스탄 사회에 대한 정보를 간신히 얻었지요. 광산 인수든 개발이든 키르기스스탄 사회를 알아야 정확한 전략을 세울 거 아닌가요. 카페 회원들께 고맙고 또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는 인터뷰 도중 ‘국가와 민족을 위해’라는 표현을 종종 썼다. 그래서일까. 그는 희토류와 자원민족주의 연구를 위해 20여 년간의 해외생활을 정리하고 올해 초 한국에 영구 귀국했다. 조만간 각국 자원민족주의에 대한 한국의 대응방안 연구를 위해 ‘국제자원문제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키르기스스탄 희토류 매장지역
“늦었지만 다행입니다. 그런데 희토류 관련 선행연구와 전문가가 없다 보니 언론 기사에도 오류가 많아요. 지난해 9월24일부터 10월24일까지 국내 언론 보도 100건을 추려 살펴보니 모든 기사에서 기초적인 약사(略史)에서부터 해결방안까지 잘못된 정보가 많았지요. 언론에서는 ‘콩고와 짐바브웨에서 희토류를 개발하자’라든지, ‘국내 희토류 광산을 개발하자’는 주장도 있었을 정도입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미국과 호주가 희토류 채굴을 중단한 이유를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1980년대 후반까지 세계 소비량의 대부분을 캘리포니아 마운틴 패스 광산에서 공급할 정도로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었다. 세계 희토류 확인매장량 8800만t 중 1300만t이 미국에 있다. 하지만 2002년 생산을 중단했고, 현재 연간 소비량 87%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광산소유 회사(몰리코프)가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물질과 유독성 폐기물 220만L를 무단 방류한 게 큰 사회문제가 됐다. 1990년대 후반 중국의 저가공세로 가격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한 요인이었다. 호주 역시 희토류 확인매장량은 520만t이지만 1992년 생산을 중단했다. 희토류 분리 과정에서 생긴 방사성 물질인 토륨(Thorium) 처리 문제와 가격경쟁력 등이 그 이유였다.
“희토류의 추출·분리 단계에서 아이소프로판올, 황산염 등이 사용되기 때문에 공해 물질이 발생합니다. 1t의 희토류를 정제하기 위해 6300만L의 황산이 혼합된 폐가스와 20만L의 산성성분 폐수, 1.4t의 방사성 공업폐수가 발생합니다.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지인 네이멍구자치구(內蒙古自治區) 바오터우(包頭) 시 노동자들은 납과 수은 벤젠 중독 증세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폐기물 저장용도로 만들어진 2억3000만t 규모의 인공호수 웨이광바에는 지난 45년간 방사성 물질과 유독 화학물질이 축적돼 방사성 물질의 양이 다른 지역에 비해 36.6배나 많아요. 환경단체들은 이 기준치를 훨씬 초과할 것으로 추정합니다. 경제성과 환경을 동시에 생각해보면, 국내에서 희토류 생산은 어렵다고 봅니다.”
그는 사회간접자본과 제련시설 등이 갖춰지지 않은 아프리카 국가 역시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에 시설을 갖추고 경제성 있는 생산량을 얻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2~8년. 그때면 이미 희토류 가격이 오를 만큼 오른다는 것이다.
美 광산 개발, 日 법 제정…한국도 ‘희토류 대란’ 대비해야
김 박사의 지적처럼, 사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희토류 부품 소재 자체개발보다는 완제품 생산이 쉬운 일본 부품 소재에 의존하는 등 희토류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1997년 대한광업진흥공사가 베트남 하노이 북서쪽 280㎞에 있는 ‘동파오(Dong Pao)’ 광산 인수가 무산된 이후 희토류에 대한 중장기적 정책이 없는 상태다. 2003년 중국 시안(西安)에 한중 합작 희토류 가공법인 ‘서안맥슨신재료유한공사’를 설립해 매년 1000t 규모의 연마재용 희토류를 생산하고 있을 뿐이다.
희토류에 대한, 그리고 각국의 자원민족주의에 대한 대처가 그만큼 부족했다는 의미다. 정부는 현재 광물자원 관련 공기업 관계자들과 기업체 등이 함께 참여한 ‘희토류 수급 점검반’을 확대 개편하고, 키르기스스탄과 베트남 등지에서 해외 희토류 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한다는 복안이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연구에 몰두한 한 학자의 노력이 어떤 열매를 맺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