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호

“국민의힘 베이스캠프, TK에서 수도권으로 옮겨야 산다”

[보수혁명선언 | 보수 참칭하는 정치인들에게 告함] ‘포항 사람’ 김병욱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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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혜연 차장

    grape06@donga.com

        

    입력2025-07-23 09: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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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李 긍정 평가 60%대, 尹 부부 특검 기저효과

    • 초대 장관 인사로 내년 지방선거 공천 끝나

    • TK 정서? 李 칭찬보다 국민의힘 질타가 압도

    • 2005 박근혜-홍준표, 2020 김종인-이준석 방식 따라야

    • 지금은 박근혜 혁신위 때보다 더 퇴화

    • 중도·수도권·청년 정당으로 대대적 혁신 필요

    • 5년 전 상황과 유사, 이번 당대표 자리는 ‘독배’

    • 김문수 유력하지만…돼도 파상 공세 막는 역할뿐

    • 정치는 결국 사람, 청년 정치인 발탁해 훈련해야

    • 야당 2년, 여당 2년 경험…지역 변화 보여주고 싶어

    김병욱 전 국민의힘 의원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영남을 버리고는 보수가 없다”면서도 “국민의힘이 살기 위해서는 베이스캠프를 TK에서 수도권으로 옮기는 혁신을 감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호영 기자

    김병욱 전 국민의힘 의원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영남을 버리고는 보수가 없다”면서도 “국민의힘이 살기 위해서는 베이스캠프를 TK에서 수도권으로 옮기는 혁신을 감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호영 기자

    “지금은 정권 초라서 그렇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집권 초 50% 이상의 지지율을 얻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특검이 진행되는 것 자체가 기저효과가 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반발이 큰 상황이라 이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깨끗하고 유능해 보이는 것이다. 진짜 대통령 지지율이라는 건 허니문 기간이 끝나고 1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국회의원 박상은, 이학재 보좌관 출신으로 21대 총선에서 포항 남구·울릉군에서 당선한 바 있는 김병욱(48)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에 대해 위와 같이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3주 연속 60%대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7월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직무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3%가 ‘잘하고 있다’, 23%는 ‘잘못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한국갤럽이 조사를 시작한 6월 4주차엔 64%, 7월 1주차엔 65%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7월 8일부터 사흘간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접촉률은 47.2%, 응답률은 11.7%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내각 인사를 속도감 있게 마쳤는데, 좌편향 우려와 달리 비교적 균형감 있는 인사를 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이 대통령은 집권 첫날인 6월 4일 김민석 의원을 국무총리 후보로 임명한 것을 시작으로 7월 11일 김윤덕 의원을 국토부 장관 후보로 지명, 초대 내각 19명의 인선을 모두 마쳤다. 직업별로 의원 출신 9명, 관료 출신 4명, 기업인 출신 4명, 노동계와 학계 출신이 각 1명씩이다. 지역별로는 호남 출신이 7명, 영남 출신이 6명, 수도권 3명, 충청 2명, 강원 1명이다. 

    李 긍정 평가 60%대, 尹 부부 특검 기저효과

    후보자 검증에 따른 논란은 논외로 하고, 이재명 정부의 인사는 매우 전략적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인 김병욱 전 의원은 앞서 6월 29일 자신의 SNS에 ‘이재명 정부는 명실상부 민주당 정부다’라는 글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이재명 정부는 민주당이 국정의 중심이 되도록 당 중심 인사를 한 반면, 윤석열 정부는 8할이 대통령 측근(검찰, 충암고 출신 등)이나 학자를 기용한 탓에 국민의힘이 ‘어용 정당’에 불과했다는 게 글의 요지다. 윤석열 정부 인사에 대한 짙은 아쉬움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열을 재정비하지 못하는 듯한 국민의힘에 대한 분개가 묻어났다. 7월 중순 김 전 의원의 인터뷰 질문은 이 SNS 글로 시작했다. 

    윤 전 대통령 인사와 이 대통령 인사의 결정적 차이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보수정당에는 엘리트주의가 뿌리 깊게 박혀 있다. 윤석열 정부뿐 아니라 이명박·박근혜 정부도 다 그랬다. 저개발 시대에는 엘리트들이 다른 집단과 차별화되는 수준 높은 지식과 정보를 가진 사람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지금은 인터넷과 디지털을 넘어 인공지능(AI) 시대로 넘어가고 있지 않나. ‘시험 성적 좋은 사람이 각 분야의 최고’라는 통념과 맞지 않는 시대다. 정치인과 정치적 사건에 대한 국민의 견해가 SNS 계정 수만큼 늘었고, 그 수준이 옛날과 같지 않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장관 및 대통령실 인사에서 검찰 라인, 교수와 관료 출신을 대거 중용했다. 그런 이들의 마인드는 ‘이 직함은 내 인생의 묘비명’이라고 생각하고 ‘한번 했으니 끝’이라 여긴다. 반면 민주당은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장관 인선을 보면 다음 수(數)가 보이지 않는가. 민주당은 장관 인선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 공천을 다 끝냈다. 서울시장 김민석, 강원도지사 우상호, 인천시장 박찬대, 충남도지사 강훈식, 부산시장 전재수 등이다. 결과적으로 윤석열 정부는 시대를 따라가지 못한 엘리트주의, 관료주의에 사로잡혀 인사를 골고루 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윤석열 정부의 패착 가운데 하나가 인사에 있다고 보는가.

    “그런 측면도 있다. 개인적으로 엘리트를 믿지 않는다. 책임 정치를 하려면 선출직 공직자들이 비전을 제시하고, 임명직 공무원들을 끌고 가는 구조가 맞다고 생각한다. 책임도 그 사람들이 져야 한다. 그런데 교수, 관료, 율사(律士) 출신 공직자들은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권한만 행사하고 그만둘 뿐이다. 우리 당의 의원들도 관료 마인드가 강하다. 이건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앙당 차원에서 정치 자원(인재)을 일찍 발굴해 30대 초반의 친구들을 내각에서 일하게 한 뒤 국회의원에 출마하게 해 40대에 총리까지 시키는 방식이다. 영국과 일본의 보수당이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우리 당도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TK 정서? 李 칭찬보다 국민의힘 질타가 압도

    이재명 정부 집권 초반의 여론조사에서 또 한 가지 주목되는 면은 영남의 정당 지지율이다. 앞서 언급된 7월 11일 한국갤럽 정례조사 발표에서 전국의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3%, 국민의힘 19%였다. 이 가운데 TK(대구·경북)와 PK(부산·울산·경남)의 민주당 지지율은 각 34%, 36%로 국민의힘 지지율(각 27%)을 뛰어넘었다. 불과 1주일 전에는 두 지역 모두 국민의힘 지지율이 35%로 민주당 지지율(각 28%, 34%)을 앞섰으나 뒤집힌 것이다. 이와 관련해 영남, 특히 TK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기사가 보도되는 것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러다 TK마저 민주당에 넘어갈 판”이라며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에서 태어난 김 전 의원은 의원 비서관과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던 시절을 제외하고는 일생을 포항에서 보낸 토박이다. 보수 정치인으로서 지금의 TK 민심 변화를 체감하는지 물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칭찬보다는 국민의힘에 대한 질타가 압도적이다.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이 상상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재명을 찍지 않았지만 지금 이재명을 잘한다고 하기엔 쑥스러우니 상대적으로 자신이 지지했던 국민의힘을 비판하는 걸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고 본다. 물론 큰 선거가 벌어지면 지지율은 다시 회복될 거다. TK 정서가 하루아침에 형성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의 지역 구도는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이후 3김 시대(1970년대)를 거치면서 정착했다. 현대사 과정에서 반백 년의 시간을 통해 자리 잡은 지역주의 정서가 하루아침에 변하기 어렵다는 그의 말도 일리가 있다. 그런데 이 지역 구도는 2020년대 이르러 호남-영남의 경쟁 구도를 벗어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은 이제 명실상부한 수도권 정당”이라며 말을 이었다. 

    “과거에는 선거를 치르면 영남 인구가 많았기 때문에 전장이 불리하지 않았다. 불과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수도권 인구는 지금처럼 전국의 절반 수준이 아니었고, 경기도에도 농촌이 상당했다. 그때는 경기도 농촌 지역이 보수정당에 우호적이었다. 그런데 지금 화성은 인구 100만을, 용인도 110만을 눈앞에 둔 대도시로 변모했다. 도시화가 되면서 젊은 사람이 모였고, 민주당 지지자들이 늘었다. 인천도 마찬가지다. 수도권은 이제 완벽히 민주당에 기울어진 지역이 됐다.”

    민주당이 수도권을 장악하는 동안 국민의힘은 어디에 있었나.

    “우리는 계속 영남에 머물러 있었으니까, 수도권 젊은이들이 봤을 때 매력 요소가 없는 거다. 민주당이 더 트렌디하고, 더 미래지향적이라고 보는 반면 국민의힘은 구태의연하다고 본다. 우리 당의 의원 분포가 영남, 정확히는 영동과 영남 지역에 국한돼 있다. 부산·울산·경남은 원래 왔다 갔다 하는 지역이었다. 이제 전국적으로 봐도 지지기반 자체가 매우 좁아졌다. 그러니 20대 대선에서도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끌어 어벤저스 팀을 만들고,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인 조국이라는 빌런을 응징하려 했던 정의의 사도(윤석열)를 데려와 선거를 치렀는데도 0.73%포인트 차로 간신히 이겼다. 그게 우리 당의 현실이다.”

    2005 박근혜-홍준표, 2020 김종인-이준석 방식 따라야

    과거에 국민의힘이, 보수정당이 개혁을 시도한 때가 있다고 보는가.

    “21대 총선을 준비하던 2020년 당시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이준석 당대표를 거치면서 우리 정당은 수도권에서 꽤 괜찮은 정당이 됐다.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을 비롯해 우리가 다 이겼다. 수도권과 중도층, 청년층에 어필할 수 있는 정당으로 변화하던 시절이었다. 그때 김종인 위원장이 노구를 이끌고 광주를 찾아가 5·18 민주묘지에서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그것이 호남 민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었을까? 수도권 민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었다. 이준석 당대표도 당시 ‘대변인 공개 오디션’ 등을 열면서 청년들에게 상당히 어필했다. 수도권, 중도, 청년층 3대 그룹을 타기팅하고, 당에 인물을 전진 배치하고, 메시지를 만들다 보니 우리 당에도 기회가 왔던 것이다.”

    2020년대 국민의힘 내 개혁 바람에 대해 언급했는데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그 이전부터 영남을 기반으로 한 보수정당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전국 정당으로 변화와 개혁을 시도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이미 2000년대에 그런 움직임이 있었다. 박근혜 당대표 시절이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박근혜의 정치 인생이 탄탄대로 였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니었다. 1997년 말에 한나라당에 입당해 이듬해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에 출마했는데 그때 엄상탁 국민회의 후보에 여론조사는 밀렸지만 자력으로 당선했다. 이후 이회창 총재가 대선에서 지고 2000년 11월에 전당대회를 하는데 박근혜에게 지명직 최고위원을 시켜주겠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거절하고, 부총재에 나가 자력으로 당선했다. 2002년 박근혜 의원은 이회창 총재를 ‘제왕적 총재’라고 비판하며 탈당하고, 한국미래연합이라는 정당을 만들었다. 그런데 연말 대선 본선 직후에 복당하고, 이회창 대선후보를 위해 뛰었는데 결국 패배했다. 2003년 1년간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2004년 1월에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나서면서 다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그때 분위기가 지금처럼 ‘TK도 못지킨다’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당대표가 되고, 그 어려웠던 2004년 총선에서 천막 당사 만들고 108배 올리며 ‘붕대 악수’하면서 128석으로 선방을 했다. 박근혜 대표는 공천도 잘했다. 주호영, 김기현, 나경원 같은 사람들이 17대에 당선한 사람들이다. 박근혜는 가만히 있으면 2008년 대선후보가 되는 분위기였으나 이명박계가 ‘박근혜는 당을 너무 독선적으로 끌고 간다’고 비판하자 2005년 당 혁신위원회를 만든다. 당시 위원장이 홍준표였다. 박 대표는 홍준표 혁신위에 자율권을 줬고, 당무 개입과 공천 개입을 전혀 안 했다. 당시 당대표가 지명하는 ‘원내총무’ 자리를, 의원들이 직접 선출하는 ‘원내대표’로 승격시킨 사람이 박근혜다. 가만히 있으면 원내, 원외가 다 자기 것인데 원내는 내준 것이다. 당을 분권화해 투톱 체제로 만든 게 박근혜 때부터다.”

    2003년 경북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20대 나이에 국회 인턴으로 시작해, 여러 의원의 비서관, 보좌관으로 일하다가 40대 초반에 배지를 단 김 전 의원은 그 시절을 또렷이 기억했다. 그는 지금 존립의 기로에선 국민의힘도,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지도력 있는 리더의 지휘 아래 위기를 극복한 한나라당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방선거 공천권을 시도당에 넘기고, 당대표 선출에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등 혁신을 시도한 박근혜 당대표 시절의 홍준표 혁신위를 추켜세웠다. 

    “그 당시 지방선거 공천도 중앙당에서 했는데 홍준표 혁신위에서 지방선거 공천을 시·도당에서 하게 했다. 중앙당의 힘을 뺀 것이다. 또 홍준표 혁신위가 당권-대권 분리 룰을 만들면서, 대선후보가 되고자 하는 이는 대선 1년 6개월 전에 당의 모든 직에서 사퇴하라고 했다. 대선후보 선출에서도 당심-민심이라는 개념을 가져와 국민 여론을 수렴하는 여론조사를 도입했다. 대통령은 민심이 더 중요하니까 다들 받아들였다. 정치인 박근혜는 당대표였지만 자기가 대통령이 될 때까지 이 룰을 건드리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박근혜 당대표-홍준표 혁신위 때보다 더 퇴화했다. 전당대회에 당원 의사만 반영하면 ‘개딸’에 점령당한 민주당과 다를 게 뭔가. 우리를 더 영남으로, TK로 가두는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최대한 민심이 반영되게 해야 우리 당이 수도권 정당, 중도층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다.”

    5년 전 상황과 유사, 이번 당대표 자리는 ‘독배’

    국민의힘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안철수 혁신위원장을 앉혔다가 혁신 의제를 거부했고, 안 위원장 자진 사퇴 후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을 앉혔다. 계속해서 갈등하는 모습인데 어떻게 보는가. 

    “이대로 가면 내년 지방선거도 참패다. TK를 비롯한 전 지역이 위험하다. 만약 윤석열 김건희 부부가 모두 구속되고 당의 현역의원들까지 특검에 기소되면 내년 지방선거까지 네거티브 이슈만 계속된다. 선물이니, 명품 신발이니 이런 자극적 이슈가 국민에게 가십성으로 던져졌을 때 재판 결과는 차치하고 우리 당과 후보들에 대한 신뢰가 생기려야 생길 수가 없다. 내년이 국회의원 선거였으면 이러고 있었을까? 총선이었다면 서울과 수도권, 부·울·경 의원은 아주 절박하게 움직였을 것이다.”

    누가 당대표가 될 거라 보는가. 

    “김문수 전 장관이 나선다면 되지 않을까. 대선후보로서의 후광효과가 있으니 말이다. 김문수라는 인물 자체에는 흠결이 없다. 수도권에서 3선, 경기도지사, 노동부 장관까지 하면서 본인 재산은 하나도 축적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당대표는 누가 봐도 독배다. 2020년 총선에서 진 당시와 비슷하지만 더 힘든 상황이다. 임기 내내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의 파상 공세를 온몸으로 막아야 한다. 지금 ‘민생회복 소비 쿠폰’을 뿌리는데 올해 분위기 봐서 내년에 또 뿌리면 국민들도 혹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끝나면 건설 경기부터 해서 무역도 살아날 텐데, 우리 당은 윤-김 특검에 네거티브 폭격을 계속 맞아야 한다. 지금의 당대표는 쉽지 않은 자리다.”

    한동훈 전 대표는?

    “친윤 의원들은 한 전 대표보다 김 전 장관이다. 한 전 대표는 지금 쉬면서 체력 비축하고 다시 ‘소환’될 때를 기다리며 준비해야 한다. 자꾸 원로들과 싸워봐야 득 될 게 없다. 그는 이준석 의원이랑 비슷한 과(科)다. 다만 이 의원은 꾀가 있어서 원로들과 싸우는 대신 청년층에 어필했다. 그렇게 새로운 어젠다를 만드는 쪽으로 가야 한다.”

    국민의힘의 문제가 이준석 같은 청년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년 정당으로 변모하기는 요원해 보인다.

    “있긴 있다. 김용태·김재섭 의원인데, 이준석을 넘어설 본인만의 ‘아우라(aura·오라)’가 없을 뿐이다. 제2의 박정희가 없는 것처럼, 제2의 이준석도 나오기 어렵다. 대신 이런 친구들이 많아져야 한다. 내가 21대 총선에 출마했을 때 나이가 만으로 42세였다. 남자 중에 나이가 제일 어렸다. 특히 17대 때 40대 전후 정치인이 두드러졌다. 그때 마흔 전후의 주호영, 나경원, 김기현, 김재원 등이 출마해 초선으로 당선했다. 정치는 결국 사람이다. 당이 제도적으로 젊은 정치인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 젊은 정치인들도 하루아침에 어디서 데려오는 게 아니라 당 안에서 훈련하도록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김종인 비대위 시절에 독일의 청년정치인 육성제도, 일본의 ‘마쓰시다 정경숙’을 모티프로 당내 청년그룹을 만들려고 했지만 잘 안됐다. 청년 인재를 발굴해 훈련하는 일은 우리 당의 주요 과제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항시장에 도전한다고 들었다. 보수정당의 젊은 시장 후보로서 어떤 포부를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보좌관을 20년 가까이 하고, 국회의원까지 했는데 경력으로 보나 나이를 보나 지역의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인물로 내가 적합하지 않나 생각한다. 의원 시절 전반 2년은 야당, 후반 2년은 여당이었다. 야당일 때 한번 힘을 모아 정권을 재창출하려고 국민의 사랑을 받으려 눈높이에 맞춰 뛰었다. 그때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준석 당대표 시절이다. 그런데 여당이 되니까 국민은 없고 윤 전 대통령 눈치만 보게 되더라. ‘체리따봉’ 사태라든지 ‘이준석 축출’이라든지 권력이 사사롭게 사용되는 것이 안타까웠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도 우리끼리 칼싸움해서는 혁신할 수 없다. 영남을 버리고는 보수가 없지만, 국민의힘 베이스캠프를 TK에 가둬놓아서는 안된다. 수도권으로 베이스캠프를 옮겨야 당이 살 수 있다. 영남과 어르신들(70~80대)을 잘 모시면서 수도권, 중도, 청년층에 어필할 수 있는 새로운 어젠다를 만드는 것이 국민의힘 혁신의 종착점이다. 그 길에 함께하고 싶다.” 



    정혜연 차장

    정혜연 차장

    2007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여성동아, 주간동아, 채널A 국제부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신동아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금융, 부동산, 재태크, 유통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의미있는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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