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호

“여당 폭거에 자유민주주의 체제 붕괴, 정치 최전선 무너져”

[Spotlight]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직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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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혜연 차장

    grape06@donga.com

        

    입력2025-11-22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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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여 공세 최전선에서 야권 중추 역할

    • ‘팩트시트’라더니 실제 내용은 ‘백지 시트’

    • 李 취임 반년, 여야 균형 무너져 야당은 무기력

    • 李 60% 지지율, 언론·정치권 제 역할 못 한 결과

    • 주식시장 외국자본 출처 공개해야…주가 아닌 주권 문제

    • 대법관에 비법조인 앉힌다는 건 ‘인민재판’ 하겠단 것

    • 판사 인사를 국회가? 삼권분립·자유민주주의 체제 붕괴

    • 국민 못 느끼지만 이미 민주주의 최전선 무너져

    • 통합? 환상일 뿐…지선 이기려면 ‘보수의 밀도’ 높여야

    • “대한민국에 태어난 건 행운…소신과 용기로 정치하겠다”

    ‘신동아’와 인터뷰 중인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 홍태식 객원기자

    ‘신동아’와 인터뷰 중인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 홍태식 객원기자

    “팩트시트라더니 실제 내용은 백지 시트, 굴종 세트였다. 구체적 이익은 하나도 없는 화려한 말잔치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외환 투자의 핵심인 규모, 수단, 타이밍을 모두 미국에 내줘 외환 주권이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반도체 무관세 원칙도 대한민국이 앞장서서 흔들었다.”

     -11월 15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한미 관세 협상 팩트시트 공개 관련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는 은밀한 약속을 상징하는 듯하다. 국민은 노만석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의 퇴임사에서 그 전말이 밝혀지길 바랐으나 그렇지 못했다. 또한 배임죄 폐지 논의는 권력이 법을 자신들의 도구로 삼으려는 것이며, 1호 수혜자는 대장동 일당과 이재명이 될 수밖에 없다.” 

    -11월 15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의 항소 포기와 더불어민주당의 배임죄 폐지 추진 관련

    “‘공직자 사생활털기 TF’ 가동은 국가가 75만 공무원의 휴대전화를 마음껏 들여다보고 사생활을 감시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공무원을 권력의 개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며,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반하는 일이다.” 



    -11월 14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공무원 사생활털기 TF 관련

    김민수(47)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최근 강도 높은 대여 공세를 이어가며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11월 14일 정부가 공개한 한미 관세 협상 팩트시트를 “굴종 세트”라 규정하며 정부의 대외 통상정책을 맹비판했고, 앞서 검찰이 대장동 1심 항소를 포기한 것에는 정치적 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여권에 반격을 가했다. 아울러 정부가 11월 11일 출범한 ‘헌법존중 정부혁신 TF’를 강력히 비판하며 정부의 권력남용과 헌법 훼손 문제를 집중 부각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 기치로 대여 공세 최전선에 

    12·3비상계엄 이후 1년, 이재명 정부 출범 6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행보가 눈에 띈다. 그는 보수정당을 재건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굳건히 수호하겠다는 기치를 내걸고, 정부의 현안을 면밀히 감시하며 대여 공세의 최전선에서 날을 세우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그가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전략을 토대로 야권 내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며, 변혁과 견제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1월 중순 그를 만나 이재명 정부의 반년을 평가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전망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에 대해 견해를 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반년이 다 돼간다. 정부의 국가 운영 전반을 살피는 국정감사는 올해 유독 여야 갈등이 부각되면서 전반적으로 평가가 좋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재명 정부의 첫 국감은 전반적으로 문제가 많았다. 여야 균형이 심하게 무너진 가운데 여당이 야당을 무시하고, 야당은 무력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야당은 힘이 없다 보니 제대로 비판하기 어려워 결국 목소리를 높이는 방식으로밖에 대응하지 못했다. 반면 여당과 행정부는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사안들을 감추려는 태도로 일관했다. 예를 들어 김현지 제1부속실장의 경우, 역대 총무비서관 가운데 국감에 출석하지 않은 사례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을 지적하자 바로 제1부속실장으로 인사이동을 시켜 증인 출석을 회피했다. 이런 조치는 결국 국민의 알권리를 차단하는 행태다. 결국 막바지엔 여당 의원(이기헌)과 야당 원내대표(송언석) 간의 물리적 충돌(배치기)까지 벌어졌는데, 이것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쳤을지는 자명하다.”

    그럼에도 11월 중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은 60% 안팎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외교 성과에 높은 점수를 주는데, 동의하는가. 

    “현재로서 이재명 정부의 외교 성과는 없다고 봐야 한다. 언론이 정부 입장을 그대로 받아 적다 보니 국민이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접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핵추진잠수함 문제만 봐도, (지금은 팩트시트가 나오긴 했지만) 10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구두로 합의했다고 보도됐을 때 구체적 내용이 하나도 없었다. 군함급 건조를 할 수 없는 필리 조선소에서, 미 의회 승인도 없이 우리나라가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한다? 말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국내 언론은 마치 모두 성사된 것처럼 보도했고, 국민은 당연히 성공적 외교 성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11월 14일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회담 공동 설명자료’를 통해 미국이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지지하고,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한다는 팩트시트 내용을 발표했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하다. ‘평화적 이용’ ‘지지’ ‘승인’ 등의 문구 자체가 모호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위성락 실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후속 협의가 어떻게 이행될지 많은 협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러한 분위기 속에 실시된 여론조사는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 체감의 표현이라고 본다. 그 체감은 언론을 통해 형성된다. 지금 야당이 제 역할을 다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언론이 최소한 균형과 중심을 잡아야 한다. 정치인들도 분위기에 휩쓸려서 뒤로 숨는다면 제 역할을 못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핵추진잠수함이란 중요한 이슈가 수면으로 올라왔을 때 ‘비판하면 찬물 끼얹는다고 욕먹지 않을까’ 하며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의혹이 있고,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면 당당히 말해야 국민에게 필요한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가 상승 동력’ 중국 자본 의심…금융당국, 리스크 관리해야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고 주식시장에 활기가 도는 모양새다. 대통령 지지율 상승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 아닐까.

    “이재명 정부가 시행 중인 경제정책은 1부터 100까지 잘못됐다고 본다. 내년도 예산안에서도 대다수가 반(反)시장 정책에 따라 구성돼 있는데, 이 상태에서 경제가 잘 돌아가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코스피가 4000선 이상 오른 것은 경제성장의 직접적 증거가 아니다. 주가 상승과 경제성장은 구분해야 한다. 주가는 경기선행지수로서, 기업 실적과 국제관계, 수출 전망 등이 긍정적일 때 기대감으로 올라가지만, 실적이 받쳐주지 못하면 빠르게 하락할 위험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AI와 반도체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4000선까지 오른 것이 타당한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주가 상승의 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글로벌 유동성이나, 반도체 IT 등 핵심업종에 대한 기대감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외국자본의 대규모 유입과 출처를 반드시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주가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경제 주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3개월간 외국인 자본유입 1위는 미국, 2위 아일랜드, 3위 룩셈부르크로 나타난다.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유입 자금의 UBO (Ultimate Beneficial Owner), 실제 주인을 확인해야 한다. 아일랜드 법인세는 12.5%로 글로벌 펀드 설립에 유리한 환경이다. 중국계 사모펀드 등이 홍콩을 거쳐 아일랜드나 룩셈부르크에 펀드를 만들고 국내 투자로 들어오기 쉽다. 이 경우 투자처는 중국이 아닌 아일랜드, 룩셈부르크로 표기된다. 그런데 금융당국은 복잡한 국제 펀드 흐름 속, 실소유자를 파악하고 있으나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주식시장은 시가총액 대비 극히 적은 거래량으로도 주가를 움직일 수 있다. 일례로 11월 초 SK하이닉스가 10개 계좌에서 이상 거래 징후가 발견되면서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금감원 데이터에 기반한 이상 신호 점검도 시급하다. 외국자본과 민주당발 상법개정안이 만나게될 때, 외국인 주주 혹은 기관투자가의 영향력 증대가 가능하게 되며, 국내 기업의 경영권이 상당히 흔들릴 위험이 있다.”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와 별개로 민주당은 최근까지도 검찰개혁에 이어 법원행정처 폐지와 대법관 증원 등 사법개혁을 계속 추진해 오고 있다. 급진적이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데, 어떻게 평가하는가.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리스크가 빠르게 현실화하다 보니, 이를 막으려는 정치적 움직임도 빨라졌다고 봐야 한다. 이 대통령은 12개 혐의로 5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데,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은 결국 그의 사법리스크 해소를 위한 ‘방탄 입법’에 가깝다. 일례로 재판중지법은 현직 대통령 재판을 멈추려는 시도로, 법치주의의 훼손이자 권력남용이다. 법원행정처 움직임은 판사 인사권을 국회가 가져가 사법 독립을 무너뜨리고 삼권분립 원칙을 위협하는 사안이다. 대법관 증원 역시 비법조인을 대법관에 임명한다는 데 이는 엄밀히 말해 ‘인민재판’이다.”

    삼권분립 체제가 무너지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던 그는 “나아가 민주당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붕괴하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말을 이었다.

    “국민 대다수가 느끼지 못할 뿐,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이미 무너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형식상 다당제, 현실적으로 양당제가 유지됐는데 지금은 일당독재에 이르렀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야당 몫인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조차 임명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다당제, 양당제라 할 수 있나. 더 심각한 건 자유를 억압받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카카오톡 검열을 경험했다. ‘차이나 아웃’이라고 외치기만 해도 형사처벌을 받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언론의 자유도 깨져 많은 기자들이 ‘개인 소송이 들어오니 기사 쓰기가 껄끄러워졌다’고 말한다. 또한 수많은 반시장법을 발의해 자본주의를 마비시키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심각한 위기다.”

    말씀하신 것처럼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과거와 같지 않다. 일각에서는 12·3계엄 이후 사실상 분당(分黨) 상태로, 통합해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부 보수층은 ‘통합’에 환상을 갖고 있다. 통합하면 이길 수 있다던 시대는 끝났다. 과거를 돌아보라. 보수정당은 계속해서 통합하고 외연을 확장하려다 보수의 가치와 정신을 잃었다. 이제는 보수정당인지 아닌지도 모를, 너무나 약한 정당이 됐다. 정치에선 ‘질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보수정당의 ‘밀도’를 높여야 한다. 내 가치를 무겁게 해서 질량을 키우면 주변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오면서 외연이 확장되는 것이다. 지금은 싸우는 사람들이 다시 등장하는 시점인데 놀랍게도, 싸우니까 지지율은 올라간다. 정당은 이념 결사체이지 이익 결사체가 아니다. 보수정당이라면 보수가 믿고 신뢰하는 가치, 대한민국을 발전 성장시켜 왔던 가치를 먼저 세워야 한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 통합보다 ‘단결’이 더 중요하다. 단결을 통해 우리가 드러낼 가치들을 당당하게 드러낼 때 국민이 동의해 줄 것이다.”

    통합? 환상일 뿐…이기려면 ‘보수의 밀도’ 높여야

    국민의힘은 ‘웰빙 정당’이라는 지적을 받았는데 최근 대여 공세가 날카로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방선거에서도 잘 싸우는 사람을 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이러한 전략으로 이길 수 있다고 보는가. 

    “어려운 주제인데… 이길 수 있다고 본다. 설령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지금은 씨를 심는 과정이다. 어설픈 통합을 주장하면서 인지도 있는 사람들을 억지로 끌어모은다든지, 좌파에 가까운 사람들을 안으면 패한다. 그런 사람들이 선거가 끝나고 또다시 당을 흔들어댈 것이다. 중요한 건 우리가 보수의 가치를 세우고 지지자를 끌어모은다면 다음에 성장할 씨앗이 된다는 것이다. 이 사람들과 함께 우리 당을 보수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정당, 더 경쟁력이 있는 정당으로 만들 것이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서울과 부산의 탈환을 노리는데, 어떤 식으로 맞설 구상인가.

    “서울의 여러 지표를 보면 여러 곳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린 것이 보인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첫째로 지금 민주당이 얼마나 위험한 정치를 하고 있는지 알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내년 선거철이 다가오면 민주당은 민생쿠폰과 같은, 돈을 뿌리는 선거를 할 것이다. 그런데 이건 변수다. 변수에 기대는 전략도 실패로 가는 길이다. 변수는 변수로 두고 상수로 만들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상수란 민주당이 여태 해온 잘못된 정책들을 비판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입국 같은 것이다. 또 다른 상수는 지역 주민에게 능력을 보여줄 매력적인 후보들, 그 후보들의 정책, 이를 적극 알리는 홍보 등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의 연대는 생각하지 않는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무의미한 확장이고, 당을 약화하는 길이다. 밀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이건 그냥 풍선을 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부피만 늘리려고 계속 불다간 결국 터진다. 만약 누군가가 내게 의사결정권을 준다면 ‘고려조차 하지 않는다’라고 답변하겠다. 더 개혁적인 당을 만들겠다고 창당한 것이니 더 노력하면 좋겠다.”

    조국 전 대표가 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치판을 뒤 흔들) 정치적 메기가 되겠다” 말했는데, 동의하는가. 

    “조국 전 대표는 하천을 굉장히 좋아하는 것 같다(웃음). 국민에게는 가재·붕어·개구리로 태어났으면 거기서 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자기는 또 메기가 되겠다고 하니까. 그런데 조국 전 대표의 기대와 달리 큰 영향력은 없을 것 같다.”

    정치란 많은 사람의 먹고사는 문제에 개입하는 일

    서울 강남 개포 출신 금수저로 십수 년간 사업을 해온 창업가로 알려져 있는데, 정치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엄밀히 말해 나는 강남 출신이 아니다. 아버지는 시골에 살며 초중고교를 전부 검정고시로 졸업하고 7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나는 부산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가 독학에 한이 있으셔서 자식들은 제대로 공부시키고자 전근을 신청해 강남 개포동으로 이사했다. 1987~1988년 강남 개포동은 ‘개도 포기한 동네’라며 개그 소재로 쓰일 정도였다. 승강기가 없는 5층짜리 열댓 평짜리 개포주공아파트에는 보일러도 없어 연탄을 때면서 살았다. 말하자면 강남의 최빈민층이었다. 이후 대학 4학년 때 100만 원으로 1인 창업을 했다. 돈도, 사업도 물려받은 적 없고, 젊을 때부터 부모님 용돈을 드리면서 살았다.”

    마흔한 살에 정치판에 뛰어든 계기가 있었나. 

    “초등학교 때부터 항상 장래 희망에 ‘대통령’을 적었다. 대학생이 되면서 ‘아직도 왜 이 꿈을 가지고 있을까’ 생각하며 진지하게 고민했다. ‘스스로 먹고사는 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국민 전체의 먹고사는 문제에 개입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1인 창업을 했다. 나는 부자가 되는 건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랑할 일이라 생각한다. 내가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이유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어도 성실히 노력하면 인생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나라에는 기회가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하는 곳이며,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 자체는 큰 행운이다.”

    올해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선거에 나섰을 때 당선을 예상했나.

    “12·3계엄 당시 보수 우파 패널로 방송 섭외를 받았는데, 출연하기 위해 대통령 담화문을 여러 번 읽었다. 계엄의 배경을 이해했고, 해제 후 민주당의 탄핵 요구가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결국 윤 대통령이 탄핵되면 자유민주주의가 흔들릴 것이라 판단했고, 싸워야겠다고 결심했다. 당시 아내를 비롯해 주변에서는 말렸지만, 대한민국의 위기를 보고도 싸우지 못하면 정치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탄핵 심판 이후 당내 ‘적폐 논란’ 속에서도 끊임없이 목소리를 냈다. 그런데 지도부가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하더라. ‘그러면 내가 직접 지도부가 돼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전당대회 때 4번 무대에 올라갈 수 있는데, 기탁금을 4000만 원 내야 했다. 무대 한 번에 1000만 원 꼴인데,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응어리진 말을 풀어내고 정치를 끝내려 했기에, 당선은 예측조차 하지 않았다. 정치적 라인 없이 당원 지지만으로 최고위원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후배들에게 줬다고 생각한다.” 

    제1야당 정치인 가운데 누구보다 선명하게 활약하고 있는데, 목표하는 바는 무엇인가.

    “‘정치인 김민수’로 평가받고 싶다. 자녀가 다섯인데, 초등학교 졸업식에 자주 축사하러 가게 된다. 장래 희망을 물으면 유튜버가 많고 의사, 축구선수, 연예인 등이다. 정치인이 꿈인 아이는 한 명도 못 봤다.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아이들의 롤 모델이 되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정치라는 건 더 많은 사람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개입하는 일이다. 이 모든 경험과 신념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소신과 용기를 가지고 정치를 이어가고자 한다.” 



    정혜연 차장

    정혜연 차장

    2007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여성동아, 주간동아, 채널A 국제부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신동아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금융, 부동산, 재태크, 유통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의미있는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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