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호

불확실성 시대, 리더에게 꼭 필요한 자질은 ‘유연성’이다

[책 속으로 | 책장에 꽂힌 한 권의 책] 그들은 왜 최후의 승자가 되지 못했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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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5-12-19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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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순구 지음, 삼성글로벌리서치, 376쪽, 2만1000원

    한순구 지음, 삼성글로벌리서치, 376쪽, 2만1000원

    삶이 어려운 것은 연습이 없기 때문이다. 아빠, 엄마, 자녀 같은 가족관계뿐 아니라, 리더와 조직원 같은 사회관계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먼저 살다 간 사람들의 기록인 ‘역사’는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값진 모의 테스트라 할 수 있다. 역사 속 인물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지금 여기’를 사는 우리가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역사와 게임이론을 접목해 역사 속 인물들의 성공과 실패 이유를 분석한 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의 두 번째 책이 나왔다. 이번 책에서는 26개 사건을 통해 ‘결정적 성공 요인’과 ‘치명적 실패 요인’을 분석하고 있다. 1편에서 게임이론의 대가로 탁월한 용인술의 소유자 한고조 유방을 꼽았던 저자는 2편에서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게임이론 측면에서 본 최고의 고수로 평가했다. 겁쟁이에 가까운 행보로 목숨을 부지해 온 그가 아들을 스스로 희생시키고 조상의 땅을 버리며 살아남는 길을 택했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도쿠가와는 일본의 향방을 가른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돌연 위험을 무릅쓰고 건곤일척의 결전을 감행했다. 저자가 도쿠가와를 최고의 고수로 평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반적인 사람이 평생 ‘위험 회피’ 또는 ‘위험 선호’라는 한쪽 성향에 머무는 데 비해, 도쿠가와는 상황에 따라 위험에 대한 태도를 바꿨다는 점에서다. 이 같은 도쿠가와의 유연함이 센고쿠 시대를 끝내고 일본을 통일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라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도쿠가와가 보여준 그 같은 유연성은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현대 사회에서도 한 조직을 이끄는 리더에게 꼭 필요한 자질일 수 있다.

    전쟁을 알아야 평화를 이룬다

    류제승 지음, 지베르니, 268쪽, 2만2000원

    예로부터 전쟁은 인간 의지와 정치가 결합한 결과물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동안 ‘평화’가 유지된 것은 강력한 힘을 가진 미국이 주도한 ‘국제질서’가 폭넓게 통용됐기 때문이다. 즉 전쟁을 통제할 ‘이성’이 발휘된 것이다. 그런데 초강대국 미국조차 ‘자국 우선’을 앞세우면서 지금의 세계는 각자도생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 전쟁을 하지 않으려면 전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책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의 핵심 명제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해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안보 딜레마에 명쾌한 분석 틀을 제공한다. 한마디로 압축하면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것.



    감정시계

    강도형 지음, 쌤앤파커스, 256쪽, 1만8800원

    기분이 나빠지면 그 원인을 생각하기 쉽다. 이유를 찾아 해소하면 다시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긍정적으로 관점을 바꾸면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마인드 컨트롤’을 강조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이처럼 감정을 다스리는 일은 곧 마음을 단속하는 것이라고 여겨왔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갑자기 우울한 기분에 휩싸이거나, 별일도 없는데 무기력한 상태가 며칠째 지속되는 것은 왜일까. 정신건강 전문의인 저자는 다양한 감정의 발생은 마음보다 신체 기관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즉 ‘감정’에 영향을 끼치는 장, 심장, 피부와 척추 등 10개 장기의 감정시계 태엽을 잘 감아주는 게 ‘감정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것.

    나를 돌보는 철학

    문성훈 지음, 을유문화사, 335쪽, 1만8000원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고 한 까닭은 뭘까. ‘나’가 어떤 상태에 있느냐에 따라 말과 행동, 감정과 욕구가 달라지고, 그에 따라 재산이나 권력, 지위를 사용하는 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에 집중하지 않고 타인과 ‘나’를 비교하기 시작하면서 끝없는 경쟁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그 같은 경쟁 속에서는 내가 원하는 삶은 물론 본래의 ‘나’ 자신과도 멀어지게 된다. 이 책은 ‘나답게 잘 사는 게 무엇인지’, 최소한 ‘나에게 맞지 않는 삶을 살지 않고 나를 돌보는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동서양 철학자의 사상과 종교적 가르침, 소설과 시 등을 통해 제시해 준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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