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창립 15주년 맞은 혁신 신약 개발 ‘첨병’
AI·디지털 전환 가속으로 의료 패러다임 바뀌는 중
신약 개발 AI 모델·디지털치료제 개발 허브 역할 수행
‘제5차 종합계획’은 바이오 5대 강국 도약 위한 첫발

박구선 K-MEDI hub 이사장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제5차 첨단의료복합단지 종합계획’을 흔들림 없이 이행해 재단이 국가대표 바이오클러스터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K-MEDI hub
의료 분야에서도 AX(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와 DX(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가 빠르게 확산하며 의료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 탐색과 임상 설계를 혁신해 신약 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각 병원과 관련 업계는 수술로봇·웨어러블·원격의료 솔루션을 고도화해 맞춤형 치료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2025년 10월 보건복지부는 ‘제5차 첨단의료복합단지 종합계획(2025~2029)’을 발표했다. 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를 국가대표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로 육성하기 위해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었다.
AX, DX와 종합계획이 맞물려 첨단 의료산업과 첨복단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지금, K-MEDI hub(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하 재단) 박구선 이사장을 인터뷰했다. 박 이사장은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부원장을 역임하며 40년간 첨단 의료산업 연구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첨단 의료산업 분야 과학기술정책 전문가다. 취임 1주년을 맞은 박 이사장을 만나 부단히 노력해 얻은 연구 성과와 그간의 소회를 들었다.
“첨단 의료산업 R&D 파트너 K-MEDI hub”
K-MEDI hub가 어떤 재단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 소개 부탁드린다.“재단은 첨단 의료산업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보건복지부 공공기관으로 2025년 12월에 창립 15주년을 맞이했다. 400여 명의 연구진이 혁신 신약과 첨단 IT 의료기기 핵심기술 개발은 물론 국내 기업과 대학, 연구소, 병원 대상 연구개발(R&D)도 지원하고 있다.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전임상센터 △의약생산센터 등 4개 연구센터와 경영관리본부가 의료 제품 아이디어부터 연구개발, (비)임상시험, 상품화까지 전(全) 단계를 지원한다.”
지난해 1월 이사장으로 취임했는데, 1주년을 맞은 소감은 어떤가.
“요즘 보통 쓰는 말로 ‘시간이 순삭(순식간에 삭제)됐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부임 첫날, 전 직원 앞에서 ‘직원의 바람막이, 기업의 디딤돌, 혁신의 용광로 역할을 하리라’ 다짐했고, 1년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달려왔다고 자부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주목할 만한 성과가 있다면.
“재단의 15년간 대표 성과로는 ㈜유한양행의 폐암치료제 ‘렉라자(LECLAZA)’ 개발에 일조한 것이다. 렉라자는 국산 항암제 최초 미국 FDA 승인을 받은 혁신 신약이다. 재단은 2014년 렉라자의 분자설계 지원을 통해 후보물질 발굴을 도왔다. 렉라자의 시장가치는 2조65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최근 주목할 성과로는 의료기기 분야에서 국산 1호 복강경 수술 협동로봇 개발을 지원했다. ㈜이롭은 2024년 3월 ‘이롭틱스(EROPTIX)’를 출시했다. 재단은 기술지원과 인허가 상담을 통해 제품 개발과 출시를 앞당겼다.”

대구 동구에 위치한 K-MEDI hub(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핵심연구시설 전경. K-MEDI hub
“기술혁신 가속으로 국가 첨단 의료산업 선도”
AI와 디지털전환이 첨단 의료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는 추세인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첨단 의료산업에 AI 기술을 접목하면 어느 산업보다 효율성이 크게 올라간다. 흔히 새로운 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평균 1조 원의 비용과 10년의 시간이 든다고 한다. AI 기술은 100만 분의 1의 확률이라는 신약 후보물질 탐색부터 비임상과 임상 단계까지 전 주기에 적용돼 이러한 비용과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특히 합성신약으로 알려진 저분자화합물 신약의 경우 그 효과는 더 크다. 과거에는 신약 개발이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한 ‘마라톤 경주’였다면, 이제는 AI 기술로 인해 ‘단거리 경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AI 기술이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면, 디지털 기술은 의료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기존 의료의 패러다임이 질병 ‘치료’ 중심이었다면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웨어러블(wearable), 원격의료 분야가 발전하며 ‘예방’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디지털 기술은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고 국가의 의료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전략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재단은 기술전환 흐름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가.
“AI 기술 연구개발 역량 확보를 위해 2025년 7월 전담 부서를 신설했다. 해당 부서는 신약 분자설계와 의료로봇, 소프트웨어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 지원하며 재단의 AI 전환을 가속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신약개발 AI 모델 구축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AI 모델의 경쟁력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에서 나온다. 재단은 국내 기업, 대학, 병원 등과 협력해 모델 개발에 필요한 고품질 데이터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해외 연구기관과 데이터 교류를 확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25년 11월에는 도쿄대, 케임브리지대, 옥스퍼드대 등 유수의 기관들과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디지털치료제(DTx) 핵심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디지털치료제는 약물 없이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미래 의료 핵심기술이다. 디지털치료제 시장은 아직 미개척 상태로 재단은 핵심기술을 개발해 국내 기업 연구개발 지원은 물론 인허가와 실증 시험까지 지원하며 기업의 진입장벽을 낮출 계획이다. 특히 2026년부터는 재단의 문턱도 낮춘다. 개방형 연구실 ‘심플(SIMPLE·Startup Idea Medical Plant & Education)’을 구축해 누구든 아이디어만 있으면 이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연구실을 공유 시스템으로 전환한다.”

K-MEDI hub는 AI 기술 연구개발 역량 확보를 위해 2025년 7월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신약 분자설계와 의료로봇, 소프트웨어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 지원해 재단의 AI 전환을 가속할 계획이다. K-MEDI hub
“종합계획은 국가 허브 플랫폼 전환 신호탄”
‘제5차 첨단의료복합단지 종합계획’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가.“기존 종합계획이 첨복단지의 ‘조성’에 집중했다면, 5차 종합계획은 첨복단지를 국가대표 바이오클러스터로 ‘도약’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정부는 공공성 강화, 첨단장비 확충, 창업생태계 활성화는 물론 다른 클러스터와의 연계를 통해 첨복단지를 연구와 창업, 사업화가 원스톱(One-Stop), 원샷(One-Shot)으로 완성되는 ‘완결형 바이오클러스터’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우리나라 바이오클러스터는 전국에 20곳이 넘는다. 이 중 정부가 주도해 조성한 클러스터는 대구경북첨복단지와 오송첨복단지 2곳뿐이다. 정부는 2025년 9월 바이오 5대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5차 종합계획은 국가가 나서 첨복단지를 국가의 허브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종합계획에 따라 재단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되며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재단은 대구경북첨복단지의 핵심 연구기관으로서 종합계획을 실행하는 구심점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종합계획의 추진력 확보를 위해 재단은 3가지 분야에 집중한다. 먼저 특화 프로그램형 R&D 사업을 기획한다. 사업기획을 통해 의료 제품의 성능 평가, 인허가 등 기업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두 번째는 AI와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초(超)첨단 장비 인프라를 구축해 서비스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인다. 마지막은 대구경북첨복단지 창업 활성화를 위해 ‘창업지원센터’를 건립하고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26년 1월부터 대구경북첨복단지 내 ‘제약 스마트팩토리’ ‘의료기술시험연수원’ ‘창업지원센터’가 차례로 문을 연다. 이들 추가 인프라 3곳은 재단의 새로운 슬로건 ‘혁신을 현실로’를 실현하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남은 임기 동안 추가 인프라가 차질 없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제5차 첨단의료복합단지 종합계획’을 흔들림 없이 이행해 재단이 국가대표 바이오클러스터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 재단이 선봉장이 돼 이끄는 ‘대한민국 첨단 의료산업의 퀀텀점프’를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정혜연 차장
grape06@donga.com
2007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여성동아, 주간동아, 채널A 국제부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신동아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금융, 부동산, 재태크, 유통 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의미있는 기사를 생산하는 기자가 되기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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