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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서울 탈환論’ vs 진대제 ‘유비쿼터스 서울學’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프로젝트’ 맞대결 스타트?

  • 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김한길 ‘서울 탈환論’ vs 진대제 ‘유비쿼터스 서울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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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서울시당위원장 출마선언을 하는 날 김 의원의 발언은 서울시장 출마선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했다. 이날 김 의원이 기자들과 오찬을 나누며 발언한 내용 중 일부다.

“서울시 발전 종합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 시청사 이전문제를 함께 검토할 수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다. 가령 광화문 문화관광부 사옥은 40년 된 건물인데, 문광부를 이전하고 거기에 초고층 빌딩을 지으면 어떨까 싶다. 세계 100대 기업의 아시아 본사와 세계기구를 유치하면 서울의 경쟁력 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 광화문 파이낸스 빌딩부터 명동에 이르기까지 금융허브를 조성하면 좋겠다. 그래야 동북아 경제중심이 되지 않겠나. (서울시장 출마의사와 관련) 하라고 하면 못할 것도 없지만 지금은 누가 후보로 나가느냐보다 우리 당이 이기느냐가 더 큰 문제다. 반드시 서울을 탈환해야 한다. 또 장기적으로는 민주당과 통합해야 할 것이다. 나도 민주당에서 큰 사람이다.”

김 의원의 발언은 서울시의 발전대책에 집중됐고,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하라고 하면 못할 것도 없다”고 답한 것은 결코 부정의 의미가 아니다.

여기에 서울시당 중앙위원 선거를 3일 앞두고 서울시 대의원들에게 김한길 수도권발전대책특위 위원장 명의로 보내진 우편물은 선거에 집착하는 김 의원의 속내를 여실히 드러낸다. ‘서울시 발전 종합대책안’이라는 문건과 함께 동봉된 편지에는 “첨부하는 자료는 당정간에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라고 설명돼 있다. 아직 당정간에 합의되지도 않은 안을 선거 직전에 대의원들에게 보낸 것 자체가 난센스라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런 노력을 기울였으나 선거 결과는 김 의원의 아쉬운 패배. 표차는 불과 58표(0.6%). 당선될 것을 확신하고 당선 소감까지 준비한 김 의원에겐 충격이었다.



최우선 목표는 원내대표

선거 이후 김 의원은 이번 선거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된 인터뷰는 일절 거부하고 있다. 측근의 말을 통해 김 의원의 복잡한 심기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참모정치만 해왔다. 이제야 비로소 개인정치, 대중정치를 시작하는 단계다. 당내 선거도 이번이 처음이다. 참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 할말도 많지만 괜한 오해를 살 것 같아 말하지 않겠다. 다만, 언제 우리가 서울시장 출마한다고 한 적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그런데도 김 의원이 서울시장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데, 궁극적으로 그 때문에 이득을 본 쪽은 어디인가. 그걸 잘 따져봐야 한다.”

이 측근은 “‘서울 탈환’을 내건 것은 당의 염원을 담은 것일 뿐, 내년에 원내대표에 출마하는 것이 김 의원의 첫 번째 목표”라며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렇다면 김 의원이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치인이 서울시장 안 나가겠다고 이야기하는 게 더 웃기지 않은가.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는데…”라며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

그는 또 “다행인 건 우리가 예상한 목표 득표수는 다 나왔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결코 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편 당 안팎에선 서울시장을 목표로 한 김 의원의 전략에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해석이 대세를 이룬다. 물론 보는 시각에 따라 이보다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해석도 있다.

열린우리당의 한 초선의원은 “김 의원은 이번 선거과정에 노골적으로 서울시장 출마의지를 표명했다”며 “그런데도 선거에서 진 것은 의원이나 대의원 중 김 의원으로는 서울시장 탈환이 어렵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보다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김 의원 캠프에서 내건 ‘서울 탈환’이라는 슬로건은 선거 초반 대의원들에게 매우 어필했다. 메시지가 단순하면서도 아주 강렬했다. 대의원 중에는 내년 지자체 선거에서 구청장이나 시·구의원 출마를 준비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에게 김 의원의 슬로건은 ‘내년 선거에 함께 나가서 서울을 탈환하자’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김 의원이 석패하긴 했지만 이번 선거 결과는 어쩌면 ‘절반의 승리’라고 볼 수도 있다. 대의원의 절반이 김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 아닌가.”

또 일각에서는 “서울시당위원장이 서울시장 후보 당 경선에 참여할 경우 불공정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많다”며 “그런 점을 감안하면 김 의원이 서울시당위원장에 당선되지 않아 오히려 서울시장 경선 출마 등 정치적 행보가 자유로워졌다”고 분석한다. 김 의원측도 이와 같은 긍정적인 해석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당내의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선지는 분명치 않지만, 김 의원은 선거 이후 초선 의원들과 부쩍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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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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