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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곤 박사의 한의학 이야기

반신욕은 무조건 좋을까?

반신욕은 무조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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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걸어라

반신욕은 무조건 좋을까?

반신욕은 심장과 뇌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한의학에서 치료할 때는 대돈이나 태계 등 다리에 있는 혈을 찾아 침을 찌른다. 실제로도 우선 다리의 무릎 아래 부분을 만져본다. 만약 차가우면 발끝이나 발뒤꿈치 또는 장딴지를 만져주거나 따뜻하게 해 혈액을 발쪽으로 돌아가게 치료한다. 머리 쪽 이상이라도 전신의 조화를 생각해 발부터 치료하는 것이다.

노화는 발에서 시작된다는 말도 있다. 확실히 나이가 들수록 엉덩이의 근육이 줄어들어 허벅지가 가늘어지면서 하반신이 위축된다. 근육의 섬유가 커지면 안에 뻗어 있는 모세혈관의 수도 늘어난다. 반대로 근육이 쇠퇴하면 모세혈관의 수도 줄어든다. 인체 근육의 70% 이상이 허리와 허벅지 등 하반신에 몰려 있다. 젊을 때는 하반신의 근육이 충실하고 그 속에 뻗어 있는 모세혈관도 많기 때문에 하반신에 혈액이 가득 차 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하반신 근육이 줄어들면서 혈관도 줄어들고 혈액은 상반신에 집중돼 심장병이나 뇌일혈이 잘 생긴다. 한마디로 하반신 근육의 질이 건강과 젊음을 좌우하는 것이다

하반신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천천히 걷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그런 면에서 보면 얼마 전부터 불어닥친 둘레길 열풍은 건강의 본질을 파악한 집단지성의 지혜가 아닐 수 없다. 상부의 이상은 하부에서 고치고 하부의 이상은 상부에서 찾는다는 한의학적 지혜의 소산인 것이다. 하늘의 비는 땅에서 올라간 물이고 땅의 생기는 하늘의 태양빛으로 비롯된 것임을 파악한 것과 같은 이치다.

먹어서 하체를 강화하는 한약으로는 육미지황탕이라는 처방이 있다. 마와 산수유, 목단뿌리, 백복령, 택사, 지황 등 여섯 가지 약물인데, 특히 남자에게 좋다는 산수유가 포함돼 있다. 인체의 뿌리인 하체를 강화하기 때문인지 한방에서는 “육미지황탕 천첩을 먹으면 육십 넘어서 사흘 동안 고스톱을 쳐도 허리가 아프지 않다”는 말이 널리 퍼져 있을 정도다. 이외에도 오미자, 구기자, 토사자, 복분자, 차전자 같은 각종 열매도 하체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신욕은 무조건 좋을까?
李相坤

1965년 경북 경주 출생

現 갑산한의원 원장. 대한한의사협회 외관과학회 이사, 한의학 박사

前 대구한의대 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

저서 : ‘콧속에 건강이 보인다’ ‘코 박사의 코 이야기’


물론 다리가 굵고 큰 것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젊은 여성의 하체가 비만인 것은 오히려 건강이 악화됐음을 보여주는 증상일 수 있다.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몸이 차가워져서 풍선에 물을 부우면 처지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이럴 때는 오히려 반신욕이 하반신의 혈액을 데워 상부로 순환하게끔 도와주어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에는 정답이 있을 수 없다는 점이다. 자기 몸에 맞게 균형을 갖추는 게 가장 좋은 건강관리 방법임을 명심해야 한다.

신동아 2011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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