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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타결! 한미 FTA

동북아 중심국 향해 한 발짝 전진, 이젠 내부 개혁에 눈 돌리자

  • 곽노성 동국대 교수·국제통상학 rskwak@dongguk.edu

타결! 한미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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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결! 한미 FTA

일부에선 한미 FTA 타결로 피해를 보는 서민이 많다고 걱정한다.

이런 점에서 한미 FTA는 커다란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은 시장규모뿐 아니라 제품의 시험장으로서, 원천기술과 최고 수준의 서비스산업을 보유한 나라로서, 우리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한미 FTA 타결 이후를 보라. 중국과 유럽이 시급히 우리와 FTA를 체결하려고 하지 않는가. 한국이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활약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중국은 한미 FTA를 자국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중국과 맺은 경제관계가 축소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안보적 측면에서도 한국이 미국과 가까워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일본도 이제까지 주요 판매시장이던 미국시장을 한국에 빼앗길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아울러 아시아에서 누리던 경제적 패권을 한국에 양보해야 할지 모른다는 걱정도 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그간 농산물 문제로 중단했던 우리와의 FTA를 다시 추진하자고 제안한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자본과 사람이 몰려드는 국가

중심국가는 물자와 자본 그리고 사람이 경제활동을 위해 모여드는 국가를 말한다. 그렇게 되면 일자리가 생기고 사업 기회가 열린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수직적 혹은 수평적으로 산업집단(cluster)이 형성되고 이를 뒷받침하는 유통 및 물류산업이 발달한다. 자본의 조달과 공급을 책임지는 금융산업이 일어난다. 확장적인 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동아시아에서 이러한 노릇을 부분적으로나마 하는 곳은 싱가포르와 홍콩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소규모의 도시국가로 대륙간 항로의 중간지역 또는 대륙의 진출창구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성장했다.

우리의 주변국가인 일본, 중국과 세계 최대의 경제통합체인 유럽연합(EU)이 경쟁적으로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하려는 상황은 우리가 이제 아시아 경제의 새로운 중심국가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우리나라가 실질적으로 동아시아의 중심국가로 도약하려면 다음과 같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이들이 타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해 경제통합을 이루기 전, 우리가 먼저 이들과 FTA를 타결해야 한다. 우선적인 FTA의 체결은 시장 선점의 효과가 있어 경쟁우위를 누리며 이를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와 함께 내부의 개혁을 통해 경제활동 중심지로서의 체제적인 이점을 현실화해야 한다.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대내외적 장애를 극복해야 한다. 칠레와 FTA를 타결하고 비준하기까지 1년6개월이 소요됐다. 한미 FTA 협상과정에서도 국내 이해집단이 반대하는 바람에 타결까지 험난한 여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미래를 예측해보면 대외적인 협상의 타결은 쉽지 않다.

이보다 더 어려운 과정은 내적인 제도의 정비와 규제 개혁이다. 경제자유구역의 입법과정과 그간 추진했던 규제 개혁이 여러 가지 이유로 실현되지 못한 사례를 보라. 자유로운 경제활동의 보장을 통해 경제 중심지로서 활동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동아시아의 중심국가로, 더 나아가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되려면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보장하며, 세계의 투자자본과 기술이 몰려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 경제는 개방형 선진산업국가를 지향해야 한다.

개방형 선진산업국가는 미국, 중국, 일본뿐 아니라 전세계를 대상으로 기업활동과 무역을 전개하는 국가다. 여기에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참여해야 한다. 유통, 금융 등 서비스 분야도 세계로 진출하고, 문화·예술 분야도 해외로 나가야 한다.

개방형 선진산업국가의 비전

이 과정에서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혁신기술형 중소기업이 나와야 하고, 이를 통해 고급 일자리에 근무하는 고용의 비중이 증가해야 한다. 한국 문화, 한국 상품이 높은 평판을 얻어야 하고, 궁극적으로 ‘KOREA’라는 브랜드가 세계의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어야 한다. 이를 통해 붕괴된 중산층을 복원할 수 있으며 이들이 ‘사회 갈등의 덫’에서 벗어나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방형 선진산업국가에서 외국인 투자는 주식, 채권 투자 등 포트폴리오 투자뿐 아니라 고기술 집약적이며 국내산업의 네트워크 강화에 기여하는 직접투자로 확대될 수 있다. 외국기업은 우리 국민과 정부로부터 존재를 인정받고 국내기업과 동등한 조건에서 기업활동을 영위한다. 이들은 국내기업 및 금융기관과 더불어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는 또 다른 원천으로 자리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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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성 동국대 교수·국제통상학 rskwak@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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