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FTA 타결 이후 많은 사람이 한국이 미국 경제에 종속될 것을 걱정한다. 한국 농업의 피폐화나 영화를 비롯한 문화산업이 몰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몇몇 분야에서는 이런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FTA의 궁극적 목표는 참여국에 특혜적인 시장 접근을 허용하는 데 있다. 세계 최대의 수입시장인 미국에 접근하는 기회를 얻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 경제는 도약을 위한 큰 발판을 확보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미국시장에 대한 이러한 특혜적 접근을 어떻게 활용한 것인지에 모아져야 한다. 일본, 유럽, 대만, 멕시코 등 경쟁국의 기업들보다 나은 발판을 굳혀야 한다. 고용을 창출하고 국민소득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일 전략을 구상해서 이를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동시에 FTA로 손실을 보거나 쇠퇴하는 산업 및 개인에 대한 보상과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을 실천해야 한다.
엄청난 기회는 왔는데…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고 국가간 혹은 지역 내 무역자유화협정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세계는 개방과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각국의 기업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부품을 조달하고 있으며, 경쟁우위에 있는 산업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또 경쟁력이 있는 분야에서 국내외 기업과 다양한 형태의 연합 및 전략적 제휴를 통해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각국의 기업간 연계는 심화되고 분업구조도 확대될 것이다.
인터넷과 정보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또 어떤가. 전자무역(e-trade) 덕분에 거래비용이 감소하고, 업무의 국가간 이전이 전례 없이 발생하고 있다. 국가간 거래에 장벽은 사라졌고, 이 때문에 국내외 기업간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동북아에서는 1990년대 이후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해 저가의 제품으로 과거에 일본이 누리던 경제패권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 경제는 일본의 앞선 기술과 고부가가치 상품에, 중국의 가격경쟁력에 눌리는 형국이다. 중국이 고용 창출과 기술 파급을 일으키는 외국인 투자를 독식하면서 한국 경제는 이제 특단의 방안을 강구하지 않으면 몰락할 수밖에 없는 위기상황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생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