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래서 구상한 작품이 ‘바다로 난 다리’였다. 그때 ‘긴 밤‘을 청해 적잖은 돈을 주고 들은 이야기는, 내가 그즈음 가졌던 삶의 회의며 고민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것이며 부질없는 것인가를 깨닫게 한, 일종의 충격이었다. 그녀는 나와 헤어질 때 자신이 고이 간직했던 5부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전해줬다. 애잔한 사연과 영도 앞바다의 찬연한 아침 햇살이 깃들인 반지. 그녀가 굳이 내게 그것을 전한 이유란, 소설보다 더 소설적인….
늘 내가 내세우는 현실의 소설적인 문맥이 아닌가. 더구나 나는 그녀가 나를 무슨 글쟁이라든가 신문기자쯤으로 알고 속속들이 알려준 그 세계의 아픔과 슬픔, 그리고 모순을 고발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두서없는 이야기의 순서를 바꾸고 말투를 가다듬긴 했어도 그녀가 말한 것 이외의 것을 꾸며넣으려고 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말해도 믿지 않을지 모르겠다. 나 역시 청화관에서 만난 아름이의 얘기가 진짜였는지 이제는 의심이 갈 정도고, 그녀의 존재도 아른아른하니까. 어차피 현실이 또 다른 의미의 소설이라는 이유는 그렇다. 다만 단 한번밖에 읽혀질 수 없다는 데서 현실이 소설과 다른 게 아닐까. 당신이 만약 이 얘기의 진위를 알고 싶다면 부산 완월동 그곳에 가보라고 할 수밖에 없다.
[ 玩月 ]
응! 오빠가 먼저 궁금하다는 게 그거였지. 어떻게 이 바닥에서 몇 년 만에 7000만원이라는 목돈을 마련하고, 머잖아 빠져나갈 꿈을 꾸고 있냐는. 항간에 나도는 얘기대로 이런 곳에 들어오면 돈은커녕 그저 몸 망치고 폐인이 되는 줄만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고? 그렇지만 생각해 봐. 이 청화관에서 최고 스타인 나 같은 경우, 한 달에 천만 원을 넘게 버는 데도 이제야 그만한 돈을 만들었다는 거. 그 동안 얼마나 고생을 했을까 상상이나 할 수 있을지. 그만큼 뜯기는 데가 많다는 얘기부터 해줘야겠군.
오빠를 남기남과 함께 이곳까지 태워온 택시기사 있잖아? 길거리에 객지 손님이나 취객이 보인다 하면 무조건 여기 데려온다고. 그러면 와리라고 화대에서 얼마씩 떼 줘. 만약 10만 원짜리 손님이다, 그러면 2만원은 기사 몫이야. 그 집 와리 많이 준다, 하고 소문나면 기사들이 연신 손님을 물어다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 같지만…. 사실은 아가씨들 피 빨아먹는 일이 아니고 뭐야. 와리를 많이 떼 주면 떼 줄수록 아가씨들에게 돌아오는 돈은 적으니까.
그래서 그 돈 받아 일당 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걸 전업으로 하다시피 하는 기사도 많아. 물론 손님이 이곳 단골이고 어디 가자고 목적지를 정하면 와리를 뜯기 어렵지. 기사들은 그런 손님을 재수 없어해. 그러니까 오빠를 이곳에 데려온 남기남도 그런 축이지. 자, 그럼 8만원이 남았다고 가정해 봐. 그중 1할은 또 무조건 업소 앞에서 손님을 물어주는 히파리 몫이야.
히파리라고 처음 듣는다고? 나까이라고도 하는 그 여자들을 우린 보통 이모라고 부르지만 진짜는 그런 인간 거머리도 없어. 단순히 손님만 잡아끄는 게 아니라 아가씨들 관리며 경비도 챙기는 이 바닥의 실제 총책이나 마찬가지지. 그 히파리 매상이 보통 월 600만 원에서 700만 원은 되는 거야. 죽자사자 하는 이유란, 제가 움직이면 움직이는 만큼 바로 돈이 되기 때문이지.
이제, 그 히파리에게 또 10퍼센트를 떼니 7만2000원 남았지. 그걸 포주와 아가씨가 반탕이라는 룰에 따라, 반으로 나누는 거야. 그래서 숏타임 손님 받으면 3만 6000원이 아가씨 몫으로 떨어지지. 그거면 또 괜찮게. 그 돈 챙기기 무섭게 방세니 가구 대여비니 식대니 오만가지로 떼어지면, 맞아! 이 바닥에서 돈을 번다는 건 기적이지.
만약 목표가 분명하지 않았다면 이런 거머리들한테 피를 빨려 나도 다른 아가씨들처럼 지금 내장을 까뒤집은 것 같은 허연 살만 남은 채 축 늘어져 있을지 몰라. 여기 같은 날 들어와 단짝이 됐던 언니와 난 적어도 두 가지 목표는 꼭 이루자고 약속했어. 어떻게 하든 돈을 많이 벌자. 그리고 이 일을 오래 하지 말고 5년 내에 떠난다. 언니와 만난 지 얼마 안 돼 포주 몰래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가서 다짐했던 거지.
그 언니로 말하면, 제주도 출신으로 고등학교 때 가출을 해 목포로 가서 여수, 마산의 룸살롱이며 뽀뿌라마치라 불리는 방석집을 전전하다 빚만 지고 이곳에 팔려온 경우였어. 그때 빚이 3000만원을 넘었다던가. 거기 비하면 나는 다행인 편인 게 중학교 때 가출했지만 주로 다방이며 가요주점, 호텔 나이트를 뛰었고, 술집에서 일한 경우 마담을 잘 만나 빚이 없었다는 거. 체질적으로 마시지 못하는 술 때문에 정말정말 고통을 받다가 결국 몸만 팔면 되는 이곳에 자발적으로 기어들어온 처지라는 거지.
아무튼 한 살 차이의 언니와 난 금방 서로에게 끌려 남몰래 서로 믿고 의지하며, 무엇보다 하루하루 꿈을 이뤄나가는 일을 응원하며 어떤 고통도 참아냈던 거고…. 물론 언니가 아니더라도 나는 기왕 몸을 팔기로 한 바에야 이 바닥에서 무시 못하게 해야겠다, 최고가 돼야겠다고 스스로 작정했던 터였어. 얼마나 악다구니였는지 들어봐.
무엇보다 난 천성이 부지런하고 일 욕심이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어. 감기 몸살로 온몸의 열이 40도를 오르내려도 드레스를 입은 채 미스방에 앉아 있고, 날 찾는다 싶으면 어떤 경우고 놓치기 싫은 거야. 밑이 찢어지고 금방 까부라질 지경인데 손님을 받으니. 그러다 이모의 강권도 있고 해서 할 수 없이 병원에 가면 그래. 무슨 강간을 당했냐. 경찰에 신고해주랴. 당장 얼굴이 화끈거리고 겁이나 도망치다시피 빠져나오곤 하지. 그리곤 치료를 받고 온 그날 밤에도 일을 하니 히파리가 ‘나보다 더 지독한 년’이라고, 손가락질할 정도였어.
우리는 그런 게 있어. 정말 몸이 아프고 힘들어 하루를 쉬고 싶다, 그러면 화대를 걸어야 해. 자신이 쉬면 업소 매상이며 다른 아가씨들 분위기에 지장을 주니까. 그래서 히파리한테 ‘나, 그냥 30만원 걸어줘.’하지. 그러면 히파리가 그날 최소 벌이라 할 돈을 가라로 메워 줘. 위층 포주가 볼 땐 문제가 없는 것이 되지만 나중에 아가씨 계산에서 까는 거야. 난 정말 그렇게는 못 쉬겠더라고.
물론 반탕이니까 30만원 걸면 거기서 10퍼센트 뗐다고 가정한 뒤 나눠 13만5000원이 나가는 셈이지만, 벌어도 시원찮을 판에 왜 그렇게 손해를 보냐 이거지. 그런데 한 달에도 두세 차례나 돈을 거는 애들 보면 너무 한심하고 안타까워. 대개 돈벌기를 포기하고 퍼질러 앉는 경우가 그래. 난 여기 온 이후 이날 이때까지 지각비를 내본 적이 없어.
위층 각자의 방에서 1층 미스방에 출근하는 시간이 저녁 6시거든. 거기서 10분이 늦을 때마다 택시 미터기처럼 5000원씩 올라가. 6시반 이후는 10분에 1만원 단위로. 굉장히 센 편이지. 몸이 피곤하다며 아예 2, 3만원쯤 우습게 떼고 늑장을 부리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난 몸이 으스러지는 한이 있어도 그런 일이 용납 안돼. 물론 퇴근 시간인 다음날 아침 8시까지 화장을 지우거나 조퇴라든가 중간에 근무지 이탈이란 상상할 수 없는 일이고.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히파리의 매상 장부를 보면 대번에 알 거야.
만약 뒷골이라고 불리는 단골손님이 찾아왔다, 그러면 동그라미 한 개. 둘이면 동그라미 두 개. 만약 손님이 목욕비 하라며 팁으로 5만원을 줬다, 그러면 그걸 입금시키는 데 별표 하나. 합이 10만원이면 별표 두 개. 이런 식으로 단골이 많이 찾아오고 팁도 많이 입금하고 하면 매달 계산일에 평가를 해서 포상을 내려.
사실 팁이야 자기가 그냥 가져도 되는 거지만 공개적으로 충성 경쟁을 유발시키니 주인 눈에 들려고 다들 게워내게 마련이야. 나 같은 경우는 거의 매달 최고를 쳐 번번이 포상감이지만 사양하고, 대신 동그라미하고 별표로 금반지를 받을 때가 많아. 업계에서 포주라 불리는 주인언닌 반지를 줄 때마다 “아유, 우리 아름이는 이제 반지 낄 데가 더 없네” 하며 고양이 목소리지. 그럴 땐 징그럽고 뭐고, 그 돈이 결국 내 몸을 팔아 만든 거란 사실도 잊은 채, 그간의 보상을 인정받은 듯해서 흐뭇해지는 거야.
주인언니가 날 이쁘게 봐서 업주들이 하는 계에 끼워놓은 건 아니란 건 나도 알아. 어떻게 하든 매상 많이 올리는 날 잡아두자, 애당초 그런 뜻이 있었겠지. 아무튼 2년 반짜리 그 계가 이제 끝나가는 거야.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언니와 함께가 아니라 결국은 내 스스로와 했던 맹세대로 이제, 떠날 때가 다가오는 거.
아니, 한시도 잊지 않은 다짐이었어. 빨리 끝내야 한다는 거. 너무 많이 알아버리면 나도 이 바닥에 ‘웃기’가 될지 몰라. 나야말로 누구보다 지독한 히파리며 이무기가 될 소질도 다분하다는 걸 스스로 은근히 겁낼 정도니까. 때론 히파리들이 얼마나 대단하고 선망적으로 보이는지! 보통 아가씨 경력이 십 몇 년에서 이십 년은 넘어야 한다지만, 그거 아무나 하는 게 아니거든. 손님들 낚아채는 솜씨나 완력은 물론이고 계산도 빨라야지, 독심술도 이만저만 아니지, 일본어도 잘하고, 거의 사람 갖고 노는 귀신이나 다름없어.
완월동의 간판스타
우리집에 있는 히파리는 둘인데 하나는 낮파리, 하나는 밤파리야. 낮파리는 미스방 경력 10년 만에 왕언니의 총애를 받고 최근 승진했지. 히파리가 아가씨들 처지보다 뭐가 더 낫냐고? 일단 몸을 안 팔고도 엄청난 수입을 올릴 수 있으니까.
그리고 더 중요한 점은, 이 집에서 나를 필요로 할 때 그만둬야 한다는 거. 그야말로 퇴물이 돼서 그만둔다면, 얼마나 비참하겠어. 아무리 몸 파는 데라도 주인이 나가라고 해서 쫓겨나나보다, 그런 눈총을 받으며 떠날 순 없는 거야. 뭐냐면 내가 이 집에서 한창 필요로 할 때, 내가 튕기며 그만둬야, ‘어유, 저 년 지독하게 돈을 벌더니 그만두는구나’할 게 아니냐 이거지. 그런 소리를 듣고 싶어. 왜 그런지 이해할까, 오빠?
내가 가끔 이모라 부르는 히파리를 대고 왕언니한테 튕기는 이유는 그래. 이모가 내 위치는 아랑곳 않고 아무나 디밀었을 때지. “언니, 나 할 말 있어.” 그러면 주인언니는 은근히 두려워하는 눈치가 뻔해. 왜? 그만둔다고 할까봐서지. 내 경우는 이곳에 빚은커녕 오히려 돈을 쌓아두고 있으니 히파리처럼 언제든 제 발로 나갈 수 있어. 요즘은 더구나 경찰이 북새통을 치는 통에 함부로 아가씨들을 잡아놓지도 못하고.
아무튼 난 그런 언니한테 일종의 으름장을 놓는 거지. “나는 네가 할 말이 있다면 최고 무섭더라.” 언니는 그런 식으로 일단 꼬리를 내린다. “나, 쉬고 싶어.” 그러면 두말 않고 “그래 요즘 무리했지?”하는 거야. 그만둔다는 얘긴 줄 알았더니 다행이라는 듯이. 그러면 한번 더 오금을 박아. “아니면, 내가 정말 저 놈 때문에 그만두든지 해야지.” 노골적으로 이모 욕을 못하니까 손님 핑계를 대는 거야. 그러면 언니가 이모를 불러 한마디 하겠지. 어떻게 저런 망나니를 아름이한테 붙이냐고. 천하의 히파리도 그땐 아름이 앞에서 비루먹은 개처럼 되고 말지.
이모와 내가 벌이는 신경전이 요즘 들어 더 잦아지고 있다는 게 무얼 뜻하는지 나는 알아. 떠나야 할 때가 더 빨리 다가오고 있다는 것. 그렇게 언니에게 눈치를 받고도 다시 제 일에 열중하는 이모의 모습이 어찌 내 앞날이 아니라고 장담하겠어. 어쩌면 저 꼴을 보기 싫어 내 자신도 자꾸 이모에게 어깃장을 놓고 있는지도 몰라. 이모 수입이 보통 한 달에 600만~700만원씩 되지만 그걸로는 성이 안 차는 거야. 돈을 어디 쓰는 것도 아닐 텐데 인이 배겨서 가만 있질 못하는데….
왕언니는 그래. “아름아, 넌 앞으로도 10년은 더 써먹을 수 있어.” 스물아홉이 적지 않은 나이지만 나도 알아. 아담한 체구에 동그스름한 이마며 오목조목한 이목구비에 웬만큼 정감이 우러나는 얼굴, 바로 나 같은 스타일이 이 바닥에서는 보증수표라는 걸. 더구나 언니는 애당초 날 여기 잡아올 때부터 아이녹꼬 발이라고 유난히도 좋아했지. 쪽발이들이 좋아할 타입이란 건데 그 덕분에 일찍부터 언니한테 일본말도 배우고 가끔은 그쪽 손님도 받는 거야.
그렇게 제 비위에도 맞는데다 한 달에 1000만원이 넘는 수입을 올리지, 이런저런 알짜배기 꾀게 하지, 하니 왜 안 아깝겠어. 근데 요 며칠 날 다른 애들하고 똑같이 깔아뭉개는 일이 벌어졌으니 내가 가만있을 턱 있나. 아가씨 하나가 사고를 쳤거든. 외출을 시켰는데 빚도 많은 것이 이틀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아 CPX가 걸린 거야. 모두 다 외출을 금지한다고, 마침 손님을 만나러 가려던 내 발목까지 잡질 않겠어. 얼마나 꼬라지가 나는지.
‘그래, 어디 두고 보자.’ 그래선 입술만 삐죽이며 아무 말도 않고 지냈지. 금방이라도 보따릴 쌀 것처럼 냉랭하게 굴었어. 그랬더니 별 수 있어? 오늘 아침에 닭죽이라고, 찹쌀에 녹두랑 인삼을 넣고 푹 고아 쑨 영양죽을 내놓으며 날 부르더라고. “아름아, 아름아아” 진짜 고양이 목소리야 그럴 땐. “아, 왜 불러?” “이, 죽 좀 먹어봐. 네 형부 건데 아름이도 몸보신해야지.” “내 비위엔 안 맞아.” 난 여전히 뒤틀린 목소리로 대꾸했지. “그래도 먹어봐. 먹다보면 괜찮을 테니.”
어떻게 하든 내 기분을 풀어주려는 수작이었지. 그래, 못이기는 척 겨우 먹었지만 금방 올리고 말았어. 꿱꿱거리며 1층에 내려와 화장실에서 게워대고 있으니, 글쎄 거기까지 따라와서 등을 두드려주더라고. ‘이런 못된 년이. 아주 소가지가 개 발싸개 같아서는….’ 하고 속으론 얼마나 끓었을까.
어때, 오빠! 이만하면 이 집에서 아름이가 얼마나 값이 나가는지, 지금 얼마나 끗발 날리고 있는지 알겠어? 그러니 처음 이곳에 왔다는 오빠가 지갑을 열다가 잘못해 수표 두 장을 덜렁 내주게 됐다는, 딴에는 많이 준 거 아니냐는 아까운 생각일랑 안 가져도 돼. 나중에 얘기하겠지만 그것도 오빠를 끌고 온 남기남이 밑에서 추가를 지불했으니까 여기 특실까지 들어온 줄 알라고.
사실, 왕언니가 날 이뻐했어도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지. 서울 촌닭이 벌면 얼마나 벌겠냐. 너도 남들 하는 만큼이나 해서 잘 빠져나가면 다행이겠지. 뭐 그런 눈치가 빤했어. 그래서 내 나름대로 다짐한 건 뭐 딴 게 아니었어. 이 가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겠다. 절대 실수를 하지 않겠고, 누구도 내게 찍자 붙지 못하게 만들겠다. 시쳇말로 내 자신에 대한 관리고, 내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
그러고 보니 왕언니가 날 찍었던 때가 엊그제 같네. 아까,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냐고 물었지? 내가 제일 싫어하는 얘기가 그거란 건 들어보면 알아.
여기 들어오면서 봐서 알겠지만 우리집엔 별반 인물이 없어. 그보다 유별난 선수가 없기 때문에 그나마 내가 행세하게 됐는지도 모르지. 그런 내막은 사실 언니하고 형부하고 맞지 않기 때문이야. 뭐냐면 언니가 좋아하는 스타일하고 형부가 찍는 스타일은 영 딴판이란 거지. 형부는 아가씨를 데려올 때 어디 서산 갯마을에서 보리 꺾다 온 퉁퉁하고 수더분하게 생긴 타입을 고집해. 완전 강부자 팬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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