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도와 여인’ 1868년, 캔버스에 유채, 65×54㎝,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
여자의 크고 둥근 젖가슴은 남자에게는 영혼의 안식처지만 여자에게 젖가슴은 성감대로서 성적 희열을 맛보게 해준다. 섹스의 주체로서 자신을 당당하게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 구스타프 쿠르베(1819~1877)의 ‘파도와 여인’이다.
여자는 잔물결 치는 파도에 몸을 담근 채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 있다. 두 팔을 올린 자세로 인해 성적 쾌락에 젖어 탱탱하게 수축되어 있는 젖가슴이 한층 강조된다. 발기한 젖꼭지와 홍조 띤 뺨은 여인이 사랑을 하고 난 후의 모습이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으며 화면 오른쪽 멀리 수평선 가까이 배가 있는 것은 사랑의 행위가 끝났음을 암시한다.
쿠르베의 ‘파도와 여인’은 성적 쾌감이 최고조로 달한 여성의 가슴을 표현했다. 쿠르베는 1868년 파리를 떠나 가을까지 르아발을 방문해 ‘해변에 있는 나부’를 제작했는데 이 작품도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은 바다를 배경으로 천막 밑에 누워 있는 나부와 포즈가 동일하다.

‘노파’ 1507년, 캔버스에 템페라, 68×59㎝, 빈 미술사 박물관 소장
축 늘어진 젖가슴을 반만 노출한 채 빠진 이를 드러내며 웃음을 짓고 있는 노파는 두 손으로 돈 주머니를 꼭 움켜쥐고 있다. 바보스러운 웃음과 대조적으로 노파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눈을 굴린다. 이 작품에서 동전은 구두쇠를 상징하지만 동전의 다른 면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는 젊음을 은유한다. 또한 젊음이 사라져버린 여인의 육체는 남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기 때문에 사랑보다는 돈에 의지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육체를 외설적으로 표현했음에도 에로티시즘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자연의 법칙에 따라 젊음이 사라진 노파를 냉소적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뒤러의 ‘노파’는 젊은 남자의 흉상이 그려진 ‘젊은이의 초상’ 패널 뒷면에 그려졌다. 패널 앞면에 젊음을, 뒷면에는 인생의 덧없음을 상징하는 그림을 그려넣어 젊음과 늙음을 대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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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과 시간이라는 주제에 매료되었던 뒤러는 조르조네의 작품 ‘늙은 여인’에 자극을 받아 이 작품을 제작했다. 미의 본질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 베네치아에 머물던 뒤러는 1507년 이 작품을 끝으로 베네치아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