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류 열풍’의 원조가 된 드라마 ‘겨울연가’ 속 한 장면이다. 어찌할 수 없는 사랑의 슬픔과 절망, 기쁨과 환희를 그려낸 드라마 덕에 춘천의 곳곳은 한국을 넘어 일본과 동남아에서 열성 팬들이 찾아오는 관광명소가 됐다.
폐 철로와 간이역 관광자원화
‘겨울연가’가 방영되기 전까지만 해도 춘천 하면 ‘호반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 가장 먼저 물안개 피어오르는 낭만적인 호수 이미지가 떠올랐다. 드라마 ‘겨을연가’의 애달픈 사랑의 추억이 더해지면서 춘천은 사랑과 낭만의 대명사가 되었다.
어디 그뿐인가. 가수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기차’라는 노래처럼 해마다 새 학기가 시작되는 봄이 되면 덜컹거리는 열차에 몸을 싣고, 기타 연주를 반주 삼아 노래 부르며 꿈과 낭만을 찾아 MT를 떠나던 경춘선의 추억을 빼놓을 수 없다. 그러고보니 봄(春)과 강(川)이란 두 글자로 이뤄진 춘천은 도시 이름에 이미 ‘낭만’이 짙게 배어 있다.
경춘선은 올해 말 완공 목표로 복선 전철화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일부 구간이 새로운 노선으로 만들어지면서 경춘선 몇몇 구간은 폐쇄된다. 정부와 춘천시는 2013년까지 이 구간을 대표적 녹색관광 자원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무철 춘천시 관광기획팀장은 “호반의 도시 춘천을 중심으로 인근 남이섬과 강촌 등 주요 관광지에 폐 철로를 활용한 관광자원까지 더해지면 한 해 35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폐 철로를 녹색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사업은 남이섬에서부터 경강역과 백양역, 강촌역과 김유정역까지 모두 23㎞ 구간에서 이뤄진다. 이곳은 춘천 도심으로 진입하는 46번 국도와 북한강을 나란히 하고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고 계절에 따른 풍경 또한 변화무쌍한 명소다.
1999년 영화 ‘편지’의 촬영지인 경강역은 역사 주변을 화단과 꽃길로 가꿔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춘천시는 영화 속에 그려진 이미지와 분위기를 활용해 ‘테마 공간’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역사 부지 면적이 넓은 백양역에는 자연친화적인 소규모 테마 휴게시설을 갖춰 ‘꼬마열차’와 ‘레일바이크’ 등 폐 철로를 활용한 관광 상품의 출발 또는 환승시설로 활용한다.
대학생들의 MT 장소로 각광받았던 강촌역은 가족과 연인 단위 체험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휴양레저단지로 개발하고, ‘봄봄’ ‘동백꽃’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김유정의 이름을 딴 김유정역 인근에는 김유정문학촌이 확대된다.
소양강과 북한강을 끼고 있는 춘천시는 이와 함께 4대강 살리기 사업과 연계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강변을 따라 32.9㎞에 달하는 자전거도로를 조성하고 생태공원과 식물원, 생태관찰 데크와 포토아일랜드 등도 조성할 예정이다.
폐 철로와 역사를 활용해 녹색관광 자원으로 만드는 사업은 이제 밑그림이 그려진 단계다. 앞으로 3년 뒤 한국을 대표하는 녹색관광지로 변모할 춘천 폐 철로와 역사 일원을 타임머신을 타고 미리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