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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인기는 구름 같은 것 시간 흐르면 다 내려놓아야 해요”

god 출신 연기자 데니안

“아이돌 인기는 구름 같은 것 시간 흐르면 다 내려놓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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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걸 어떻게 푸셨나요?

“쉴 때마다 멤버들 다 같이 해외여행을 갔어요. 매니저와 댄서분들 다 같이 가서 그렇게 스트레스 풀었죠. 크리스마스 날에는 타고 다니는 밴 안에다가 전구 달고 캐럴 틀어놓고 같이 놀았죠.”

▼ 말씀 듣다 보면 정말 멤버들끼리 굉장히 끈끈했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렇죠. 우리만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 많으니까. 물론 콘서트나 방송할 때는 경쟁도 하죠. 하지만 마음속에는 가족애 같은 게 있어요. 지금 동방신기 카라도 그럴 거예요. 서로 친하지 않으면 같이 일 못해요. 아마 지금 가장 가슴 아픈 건 그 친구들일 거예요.”

▼ 아까 멤버 각각이 하나의 기업이라 원하는 바를 조율하기 어렵다고 하셨는데, 한창때 얼마나 버셨는지 아세요?



“돈 관리를 엄마가 하셔서 사실 잘 몰라요. 하지만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을 거예요. 수익을 멤버 수로 나눴고 세금도 많이 냈거든요. 그 나이 또래가 벌 수 있는 것보다는 많이 벌었지만 god 하면 벌었을 거라고 생각하는, 그런 수준은 아니죠. 연예계가 그래요. 일본 진출하면 더할 거고요. 우리나라에서는 기획사랑 연예인 단둘이 계약하잖아요. 하지만 일본 쪽은 그 사이에 어마어마하게 많은 단계가 있거든요. 거기서 떼고 떼고 떼고 떼면 가수가 받는 건 얼마 안 돼요. 그런 것들도 친구들을 힘들게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 요즘 1세대 아이돌 스타들이 추문에 연루되는 경우가 많아요. 젝스키스의 강성훈씨, NRG 이성진씨…. 우울증 때문에 힘들었다고 하는 분도 많더군요.

“그건 연예인이면 다 똑같은 것 같아요. 아이돌은 더 어린 나이에 그런 걸 겪으니까 예민하게 반응할 수는 있겠지만…. 그걸 알아야 해요. 인기라는 게, 정말 구름이라는 것. 구름은 절대 멈춰 있지 않잖아요. 구름이 멈추길 바라면 안 돼요. 저도 계약문제로 2년 쉴 때까지만 해도 그걸 몰랐어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아무리 어마어마하던 인기라도 다 흘러가는구나, 그걸 받아들이지 못했다면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내려놓기

▼ 데니안씨는 힘들었던 적이 없나요.

“우울증에 걸린 적은 없지만 지금 말씀드린 그때 충격을 받았죠. 2년 쉬고 나왔는데 팬들이 예전 같지 않을 때. 결국 ‘잠시 쉬자’ 결정하고 god 활동을 중단했어요. 호영이와 태우는 바로 솔로 음반이 나왔는데 저만 일이 없었죠. 영화를 한 편 찍었는데 잘 안 됐고요. 제 연기를 보고 저부터 충격을 받았어요. 이러다가는 내가 아무것도 못하겠구나. 큰일났구나.”

▼ 자존심이 많이 상했겠군요.

“저는 할 일 없으면 편의점 점원이라도 하면 된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왕 연기를 시작했으니, 잘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연극을 시작했죠. 거기서 처음부터 하나하나 배운 경험이 제게 큰 도움이 됐죠. 연극하는 분들과 친하게 어울리면서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god에서 벗어난 거예요. 지금은 이렇게 카페에 앉아 있어도 누구 하나 다가오지 않잖아요. 이런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거죠.”

▼ 아이돌 스타 출신은 연기를 해도 주연을 맡으려고 할 것 같은데 데니안씨는 조연을 주로 하시더군요.

“소극장 연극도 하고, 작은 뮤지컬도 하고. 정말 연기 잘 하는 게 꿈이거든요. 언젠가는 주연을 해도 좋겠지만 폼 잡고 싶지는 않아요. 제가 지원이(젝스키스 은지원)를 되게 좋아해요. 팬이에요. 왜냐면 자기를 버렸거든요. 옛날 아이돌은 그러기 쉽지 않아요. 그 친구는 별명이 은 각하, 카리스마 였다고요. 그걸 다 버리고 ‘1박2일’에서 망가지잖아요. 저랑 동갑인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 데니안씨도 은지원씨처럼 예능 쪽에 도전할 생각도 있나요.

“아니요. 저는 연기랑 음악을 하고 싶어요. 얼마 전에 작곡팀도 만들었어요. 저까지 3명인데 이제 본격적으로 곡 작업을 하려고 해요.”

▼ 지금도 트위터 팔로어가 2만명이 넘더군요. 여전히 데니안씨의 다음 행보에 관심 갖고 지켜보는 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 친구들은 이제 저와 추억을 같이 하는 그런 사이죠. 예전처럼 열정적이지는 않지만, 제가 뭘 하든 힘을 주는. 언젠가는 우리 멤버들과 그 친구들이 다 모여서, 소극장 같은 데서 god 콘서트를 하고 싶어요. 잠실운동장을 하늘색 풍선으로 꽉 채웠을 때 못지않게 행복할 거 같아요. 인기가 있을 때는 즐기고 그 시간이 지나면 내려놓으면 되죠.”

신동아 2011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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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선│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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