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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읽는 중국사 1, 2 外

소설로 읽는 중국사 1, 2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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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내 책은…”

소설로 읽는 중국사 1, 2 | 조관희 지음, 돌베개, 1권 279쪽, 2권 302쪽, 각권 1만3000원

소설로 읽는 중국사 1, 2 外
중국인의 역사 사랑은 유별난 데가 있다. 나아가 역사를 소중하게 생각했다. 새로운 왕조가 들어서면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이 이전 왕조의 역사를 편찬하는 일이었을 정도다. 나아가 중국인은 자신들의 역사를 단순한 사실 기록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로 만들어 일상에서 읽고 즐겼다. 이렇듯 역사와 문학이 결합된 형식의 글을 ‘사전문학(史傳文學)’이라 한다. 혹자는 중국 소설의 기원을 ‘사전문학’에서 찾기도 한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인은 역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 작품을 그저 문학작품으로 즐기는 데 머물지 않고, 완벽할 수 없는 역사 기술의 공백을 메워주는 보조 수단으로 삼기도 했다. 이른바 ‘정식 역사에서 다루지 못한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는 것(正史之補)’이라는 말에서 중국인의 소설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중국인은 소설과 같은 문학작품을 단순히 ‘유희호기(遊戱好奇)’를 위한 수단으로 여기지 않고, 무지하고 우매한 백성들을 교화하는 하나의 방편으로 삼았다. 소설 속에 묘사된 여러 인물의 다양한 인생 역정은 그 자체로 인생의 축도이자 삶의 교훈이라 할 수 있다. 독자는 소설을 읽음으로써 이제까지 몰랐던 과거의 사실을 알게 되고, 그런 사실들을 자신의 현재를 돌아보고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삶의 귀감으로 삼았다. 그래서 독자는 역사를 기술한 소설을 읽으면서, 단순히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삶의 지혜를 얻을 수도 있다. 이렇게 볼 때 사건과 사실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나 ‘기술’보다는 그러한 사건들 속에 담긴 ‘의미’에 대한 ‘해석’이 좀 더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소설 속에 묘사된 이야기들은 그저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비유나 은유 정도로만 여기면 그만일 뿐,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사실과 허구를 가름하기 어려운 실증의 늪에 빠지게 된다.

흔히 동아시아 문명권에서 성인으로 추앙받는 공자가 필생의 업적으로 생각했던 것은 노(魯)나라 역사를 연대기적으로 서술한 ‘춘추(春秋)’라는 책을 엮은 것이다. 이때 공자는 자신의 주관적 견해는 최대한 배제하고 중립적인 입장에서 객관적인 사실을 기술하고자 했다. 동시에 그는 개별 사건에 대한 촌철살인의 비평, 곧 ‘한 글자로 칭찬과 비난을 담아내고(一字褒貶)’, ‘별것 아닌 듯 보이는 말 속에 담겨 있는 엄청난 의미(微言大義)’를 드러내고자 했다. 결국 공자가 강조했던 것 역시 사실에 대한 엄밀한 기록보다는 그 안에 담긴 의미의 천착이라 할 수 있다.

소설 속에는 한 사람의 삶뿐만 아니라 당대 사회의 여러 가지 측면이 다양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런 까닭에 소설 작품은 당대의 사회 현실을 충실하게 묘사한 하나의 ‘기록(document)’이자, 이를 통해 그 시대를 관통하는 어떤 의미를 읽어내는 ‘텍스트(text)’일 수도 있다. 중국의 역사를 담아낸 대표적인 소설 작품들을 통해 그러한 의미를 하나씩 찾아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조관희 | 상명대 중국어문학과 교수 |

New Books

혁명가들 | 김학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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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공산주의를 이야기하는 것은 시대착오일 수 있지만, 공산주의는 20세기를 뒤흔든 대표적 사상이었다. 그리고 그 붉은 사상에 심취해 혁명으로 세계를 변혁하려던 이들이 있었다. ‘마르크스에서 시진핑까지, 세계 공산주의자들의 삶과 죽음’이란 부제처럼 이 책은 다양한 공산주의 지도자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일찍이 ‘러시아혁명사’를 집필한 저자는 오랜 기간 세계 현장을 누비며 이 방대한 작업에 천착했다. 1997년과 1998년 출간한 ‘붉은 영웅들의 삶과 이상’ ‘동아시아 공산주의자들의 삶과 이상’을 묶은 것이지만 상당한 분량을 새로 썼다. 20세기 공산주의자 열전이라 분량은 만만치 않지만 문장이 간결하고 매끄러워 쉽게 읽힌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혁명가들에 대한 적확한 평가가 장점. 문학과지성사, 852쪽, 4만5000원

새판을 짜다 | 장박원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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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시대라 미래를 예상하기란 힘들다고 말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는 인류사상 가장 혼란스러웠던 격변의 시대였다. 역사가 미래를 들여다보는 거울이라면 그 시대의 삶과 사상에서 지금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이 책은 이런 문제의식과 기대를 충족해준다. ‘혁신’을 주제로 관자, 공자, 손자, 오자, 상군, 소진과 장의, 한비자 등 절대적 가치가 붕괴된 세상에서 새판을 짜려고 고군분투한 인물들을 탐구한다. 역사 속 인물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게 가장 큰 미덕. 예를 들어 시스템으로 사람마저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었던 상앙을 이야기하며 시스템 제일주의에 대한 사례로 현재의 애플과 삼성을 비교해 설명한다. 인생을 되돌아보고 도약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정표를 제시해줄 것이다. 행간, 320쪽, 1만5000원

파티의 기술 | 함정임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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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쓰기를 본업으로 영화, 사진, 건축, 여행까지 다양한 예술 장르를 넘나들며 ‘예술로서의 삶’을 지향해온 라이프 아티스트 함정임의 여행 에세이. 힐링과 멘토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정작 우리는 스스로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법을 잊어버리고 산다. 저자는 인생의 소소한 모든 순간에서 멋진 파티에 참석한 것처럼 보석 같은 기쁨을 발견하라고 충고한다. 실제 마추픽추를 비추는 햇빛, 길거리 상점에 나부끼는 깃발, 인도에 핀 꽃 한 송이까지 섬세한 눈길로 잡아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일상, 여행, 예술을 넘나드는 저자의 문학적 사색과 성찰의 섬세한 기록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부산, 프랑스, 독일, 남미 등을 여행하며 저자가 직접 찍은 120점의 화려한 컬러 사진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봄아필, 368쪽,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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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최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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