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소참진드기는 전국의 산과 들에 존재한다. 올 여름엔 피서를 가지 말아야 할까?
질본의 치사율 뻥튀기?
그렇다면 당초 질본이 치사율을 최고 30%라고 발표한 근거는 무엇일까. 답은 쉬운 곳에 있다. 중국에서 SFTS가 처음 발생한 직후의 통계치만 보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통상 신종 바이러스는 감염됐다 하더라도 실제 감염자 숫자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감염자 중에는 증상이 발현돼 병의원을 찾은 사람이 있고, 그러다 죽은 사람도 있고, 증상이 없는 사람도 있으며, 증상을 보이더라도 자신의 면역으로 이겨낸 사람(항체 형성) 등이 뒤섞여 있다. 병의원을 찾았다 해도 환자가 SFTS라는 사실을 알기는 힘들다.
하지만 SFTS에 대한 정보가 광범위하게 알려진 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치사율을 계산할 때 분자에 해당하는 사망자의 숫자는 적게 늘어나는 데 분모에 해당하는 감염자 숫자는 시간이 갈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1~2년이 지나면 치사율은 처음보다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질본은 올 3월 중국 의학계가 세계임상감염학술지에 ‘2011~2012년 2년 동안 중국에서 SFTS의 감염자가 총 2047명, 그중 사망자가 129명으로 실제 SFTS의 치사율이 6%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발표했는데도 5월 24일에야 이를 발표했다.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발표를 늦췄다면 직무유기다.
더욱이 질본은 5월 2일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참진드기의 전국적 분포 사실을 발표하면서도 정작 전체 작은소참진드기 중 SFTS를 보유한 개체는 0.5%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발표하지 않았다. 만약 알고도 발표하지 않았다면 정부가 앞장서 국민의 공포감을 조성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정부의 대처도 너무 안이했고, 국민을 대상으로 “되도록 산과 들판에는 가지 말라” 식의 예방수칙을 발표한 것도 문제였다. SFTS는 이미 2009년 중국 19개 지역에서 발생해 3년여동안 중국 의학자, 생물학자들이 이에 대한 논문을 쏟아냈다. 중국에서 발생하면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건너가는 것은 상식. 국내 첫 번째 희생자가 일본보다 4개월 빠른 지난해 8월에 발생한 사실도 이를 입증한다.
질본의 감염병 대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3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중국의 사례를 통해 SFTS 바이러스의 치사율뿐 아니라 어떤 사람에게 더 치명적인지(고위험군), 어떤 직군의 사람들이 많이 감염됐는지, 무증상 감염자는 어떤 부류인지 임상 스펙트럼을 파악했어야 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우리는 괜찮겠지”하고 기다렸다면 정말 난센스다.
산과 들 출입금지?
이런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면 ‘산과 들로 나갈 때는 몸 전체를 가리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라’는 식의 예방수칙은 나올 수가 없다. 이 더운 여름에 산과 들로 피서도 가지 말란 얘긴가. 아웃도어 업체 주가가 폭락하고 기피제 회사들이 활짝 웃는 촌극이 벌어질 뻔했다. 적어도 ‘어느 지역의 어떤 숲, 어떤 산, 몇 살 이상의 사람이나 어떤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가지 말고 그 외의 사람들은 가서 잘 놀되 증상이 있으면 신고하라’ 정도의 수칙은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불안하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SFTS 바이러스의 출발점인 숙주 동물의 정체가 무슨 이유에서인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과 일본, 우리나라 모두 사망자의 대부분은 목축업이나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었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축산업에 미칠 파장을 생각해 비밀스럽게 조사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숙주 동물을 알아야 SFTS에 대한 제대로 된 방역이 가능하다.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역학조사, 임상 스펙트럼, 라이프스타일, 그 어떤 것도 조사돼 있지 않은데 무슨 백신 타령이냐. 장관은 컴퓨터와 사람이 같은 줄 아는가보다. 지금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어떤 동물로부터 와서 어떻게 인간에 옮겨지는지를 파악하기에도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