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5월호

건설회사 출신 LG아트센터 극장장 김의준

  • 최영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입력2006-10-16 13: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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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회사 출신 LG아트센터 극장장 김의준
    건설회사 직원이 클래식 공연장 책임자로 변신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지난 3월27일 문을 연 서울 역삼동 LG 아트센터 김의준 극장장(50)이 바로 주인공이다. 그는 70년대 중반 대학을 졸업한 뒤 줄곧 시멘트·철근과 씨름하던 건설맨이었다.

    그가 문화계에 입문한 계기는 80년대 중반, 예술의 전당 건설팀에 들어오면서 부터다. 당시 정부는 막대한 재원을 들여 하드웨어격인 건축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속을 채울 장비가 문제였다. 5공 정권은 국력을 기울이는 공연장인만큼 최고급 외제를 고집했다. 건설회사에서 해외 자재를 구입한 경험이 있던 그는 여기서 실력을 보였다. 문제는 공사가 끝난 뒤였다. 엔지니어들은 돌아갈 곳이 있었으나 특별한 기술이 없던 그는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결국 예술의 전당에 눌러 앉고 말았다. 엉겹결에 들어온 예술계였지만 그에게는 탁월한 비즈니스 감각이 있었다. 좋은 공연을 유치하려면 예산이 필요했지만 국가가 이를 감당할 수는 없었다. 다른 직원은 예술에는 전문가였지만 이런 문제는 문외한이었다. 그는 눈만 뜨면 기업체로 협찬 광고를 따러 다녔고, 어떤 해는 45억원 정도까지 스폰서를 끌어올 수 있었다. 96년 7월부터 합류한 LG 아트센터에서도 그는 수완을 발휘했다. 사주측과 담판을 지어 650억원이라는 거금을 모기업이 건드리지 못하는 운영 종잣돈으로 확보하고 아트센터를 재단법인으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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