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2월호

‘소변 통제력 상실’, 방광 스트레스가 원인

  • 글: 주명수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

    입력2004-11-25 1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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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변 통제력 상실’, 방광 스트레스가 원인

    과민성 방광은 방광의 배뇨근이 민감해져 발생한다.

    추위로 인해 소변이 말썽인 계절이다. 수분 배출 통로가 방광 한 곳이다 보니 겨울철 방광은 소변 병목현상으로 괴롭다. 특히 본인 의지로 소변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때는 일시적 증상이 아니라 과민성 방광 질환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과민성 방광은 방광이 민감해져 소변이 조금만 모여도 요의가 넘치는 질환. 화장실에 가고 싶은 욕구가 지나쳐 차를 타거나 외출하는 것이 두려운 경우가 생긴다. 소변을 참을 수 없어 실금(失禁)하기 때문. 과민성 방광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니란 이유로 흔히 방치된다.

    하지만 과민성 방광 환자는 잦은 요의 때문에 만성 수면부족에 시달리고, 심하면 업무저하와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금에 이른 이들은 수치심으로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된다. 성생활 기피 현상도 빚어진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로 개인의 삶을 망치는 과민성 방광은 유병률(有病率)도 높다. 대한비뇨기학회가 40대 이상 남녀 2005명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남성의 19.1%가 절박한 요의를, 17.4%가 하루 9회 이상의 빈뇨를 경험하고 있었다. 소변을 참을 수 없어 지리는 경우도 8.2%에 이르렀다. 중년 남성 5명 중 1명이 과민성 방광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얘기. 이는 관절염이나 축농증의 유병률과 맞먹는다.

    과민성 방광은 방광의 배뇨근이 지나치게 예민해져 생긴 병. 건강한 사람은 방광에 400∼500ml의 소변이 차기 전까지 불편함이 없지만, 과민성 방광 환자는 훨씬 적은 양에도 배뇨근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원인으로는 노화, 신경 이상, 요도나 방광에 국소적인 다른 질환이 생긴 경우, 음식이 원인인 경우 등이 있다. 다른 건 몰라도 음식은 조절할 수 있으므로 잦은 음주, 흡연, 과다한 스트레스, 카페인, 매운 음식 등 방광을 자극하는 요인은 피하고 볼 일이다.

    과민성 방광을 방치하면 치료가 더욱 어려우므로 증상이 나타났을 때 즉시 병원을 찾는 게 좋다. 특히 남성은 전립선 질환으로 인해 과민성 방광 증상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때는 두 질환을 함께 치료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배뇨습관을 바꾸는 행동치료가 병행된다. 약물치료엔 자가 조절기능이 손상돼 나타나는 방광근육의 과도한 활동을 조절하는 약물이 쓰인다. 최근엔 구갈 등 부작용의 발현율을 낮춘 전문의약품이 개발돼 치료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행동치료에는 배뇨시간을 늘여주는 방광훈련, 골반근육을 강화해 배뇨를 조절할 수 있게 하는 케겔운동법, 골반기능 재활치료법인 바이오피드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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