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처럼 정권 잃지 않으려면 국민 앞에 항상 긴장해야” 

[주목! 이 사람 | 2026 국민의 선택] 경기지사 출마 선언한 ‘李 호위무사’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 reporterImage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6-03-18 17:00:02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공소취소 거래설, 사실 관계 확인하지 않은 음모론

    • 심화하는 당내 갈등, 해결 위해 정청래 나서야

    • ‘이재명식 실용주의’ 경기도에 확장하겠다

    • 경험 부족? 30년간 경기도서 생활해 도민 삶 이해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지호영 기자

    ‘이재명 호위무사.’ 한준호(52)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별명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출마했던 20대 대선에서 후보 수행실장을 맡아 생긴 별칭이다. 호위무사라는 이름처럼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지켰다. 2024년 12월 3일 계엄 선포 당일에는 이 대통령을 계엄군으로부터 피신시키기도 했다. 이 대통령 당선 이후인 지난해 8월에는 민주당 최고위원직을 맡으며 이 대통령을 지원했다. 

    李 대통령, 공소 취소 요청했을 리 없어

    한 의원은 지난해 12월 1일 돌연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하고 올해 2월 12일 경기도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경기도지사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권주자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과연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이 걸어간 성공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까. ‘신동아’는 3월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났다. 

    공교롭게도 인터뷰 이틀 전인 3월 10일 이 대통령의 공소취소 거래 의혹이 불거졌다.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장인수 전 MBC 기자가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 측에 공소 취소를 요청했다”고 주장하며 “검찰은 정부가 ‘(검찰개혁 입법과 공소 취소를) 거래하고 싶어 하는구나’ 싶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는 자연스레 공소취소 거래 의혹으로 흘렀다. 마침 한 의원도 3월 10일 페이스북에 “지라시 수준도 되지 않는 음모론으로 이재명 정부를 공격하는 것”이라며 장 전 기자를 비판했다.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공소취소 거래 의혹이 나왔다.

    “나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인수위도 없이 출범한 정부가 그 나름의 역할을 해내고 있고, 대통령도 개인 시간까지 쪼개가며 각종 SNS에 정책 성공을 위해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이) 이를 적극적으로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사실 관계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방송해선 안 됐다.”



    페이스북을 통해 장 전 기자를 공개 비판했는데.

    “나도 언론사에 몸담아 봤지만 이런 식의 의혹 제기는 처음 본다. 의혹을 제기하기 전에 최소한의 사실 관계는 검증해야 한다. 취재원을 밝힐 수 없다고 하더라도 정부 관계자나 법조계 관계자들에게 교차 검증했어야 한다. 하지만 당장 정성호 법무부 장관부터가 의혹에 대해 ‘황당한 음모론’이라 일축하지 않았나. 나도 (페이스북에) 글을 쓰기 전에 (정부 관계자나 법무부에) 여러 차례 확인해 봤지만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대통령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이 대통령이) 그런 부탁을 했을 리도 없다.”

    김어준 씨는 ‘여권 비선 권력’이라 불릴 정도로 여권 지지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렇다면 공소취소 거래 의혹에도 김 씨가 관여한 지점이 있지 않을까. 한 의원에게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 방식에 관해 물었다. 

    방송인 김어준 씨가 2024년 12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3월 10일 김 씨의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장인수 전 MBC 기자가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뉴스1

    방송인 김어준 씨가 2024년 12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3월 10일 김 씨의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장인수 전 MBC 기자가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취소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뉴스1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가 본 적 있나.

    “몇 차례 출연했다.”

    보통 출연해서 무슨 이야기를 할지 사전 조율 작업을 거치지 않나.

    “당연히 거친다.”

    그렇다면 장 전 기자의 주장도 김 씨와 조율된 내용이었을 텐데….

    “(장 전 기자가) 갑자기 (공소취소 거래 의혹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면 (김어준 씨가) 몰랐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날 방송을 보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겠다.”

    김 씨는 의혹 제기 이틀 뒤인 3월 12일 자신의 방송에서 취재원 공개 요구에 대해 “기자들은 그런 제보의 소스를 밝히지 않는다”며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을 사퇴하게 만든 ‘딥 스로트’는 33년 후에 밝혀졌다”고 말했다. 

    딥 스로트는 1970년대 발생한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사건을 취재하던 워싱턴포스트의 밥 우드워드, 칼 번스타인 기자에게 결정적 정보를 제공한 취재원에게 붙었던 별명이다. 닉슨 대통령은 이 사건으로 낙마했지만 딥 스로트는 33년이 지난 2005년에야 정체가 밝혀졌다. 당시 92세이던 마크 펠트 전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자신이 딥 스로트였다고 시인했다.

    ‘이재명식 실용주의’ 경기도에 이식하겠다

    국민의힘에선 만약 공소취소 거래 의혹이 사실이라면 탄핵감이라고 주장한다.

    “의혹이 사실인지도 확인하지 않은 채 무리한 주장을 펴고 있다.”

    친여 성향 유튜브 채널에서 공소취소 거래 의혹이 나온 것을 두고 당내 내분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당내 갈등 관리가 잘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정청래) 대표도 입장을 계속 내야 한다. 이 대통령이 당대표를 맡았던 시절과는 다르다. 과거 일부 당원들이 (이 대통령의 생각과는) 다른 의견을 내는 의원들을 공격하는 일이 있었다. 이때 이 대통령은 직접 나서 당원들에게 (의원들에 대한 공격을) 자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 대표도 (당내 갈등 관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당내 갈등이 심각한 상황인가.

    “현재 여당은 정부의 성공에 집중해야 한다. 당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의 지지를 잃을 위험이 있다. 평가가 박해지면 결국 유권자들은 대체재를 찾는다. 문재인 정부 집권기 민주당은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도 정권을 내준 이력이 있다. 항상 국민 앞에서 긴장해야 하고 오만해선 안 된다.” 

    민주당은 뒤늦게 대응에 나섰다. 의혹 제기 이틀 뒤인 3월 12일 정 대표는 “(공소취소 거래설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민주당은 장 전 기자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김어준 씨는 고발 대상에서 제외됐다.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은 김 씨를 고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법적으로 검토했는데 (고발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터뷰는 경기도지사 출마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를 결정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로 확장하기 위해 출마를 결정했다. 국민의 삶에 필요하다고 하면 진보적 정책이든 보수적 정책이든 가리지 않고 채용하는 것이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다. 이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게 하려면 지방정부에 실용주의를 성공적으로 이식해야 한다. 특히 이번 6·3 지방선거가 중요하다. 이번에 선출되는 광역자치단체장들은 대통령과 함께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정부의 의지를 가장 잘 반영하는 경기도지사가 되기 위해 출마를 결정했다.”

    대통령의 의지와 본인이 생각하는 도정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

    “지자체장은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움직이는 자리가 아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추려 노력하되 필요에 따라서는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

    이 대통령이 설득하기 쉬운 사람인가.

    “이 대통령이 결단력이 좋아 간혹 독선적이라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큰 착각이다.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이 숙의민주주의다. 결정하기 전에 최대한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숙고한다. 결정이 내려진 뒤에는 확고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고민하는 과정이 긴 정치인이다.”

    30년간 경기도민, 누구보다 지역 이해도 높아

    경기도지사는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기도 하는 자리인데 부담이 되지는 않았나.

    “경기도지사라는 자리가 가진 특성 때문에 고민을 오래 했다. 하지만 굳이 대선주자를 바라봐야지만 경기도지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각을 달리해서 (정치적 위치나 계획보다는) 경기도 도정에만 집중하는 도지사도 필요하지 않을까.”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출마를 권하지는 않았나.

    “대통령과 나의 출마를 엮고 싶지는 않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에서 경기도지사에 출마하겠다고 알려진 후보만 5명이다. 현역 김동연(69)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추미애(68·6선) 의원, 권칠승(61·3선) 의원, 양기대(64·2선 광명시장, 21대 국회의원) 전 의원 등이다. 이들에 비해서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기도지사는 결국 도민들의 삶을 보살피는 일을 한다. 경험도 중요하지만 경기도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야 한다. 나는 30년 이상 경기도에 살아온 경기도민이다. 경기도 평택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고, 부천에 신혼집을 얻었다. 파주를 거쳐 지금은 고양에 정착했다. 경기도에서 출퇴근도 해보고 아이도 길러본 경험이 있다. 그만큼 경기도민의 삶을 가장 잘 이해하는 후보다. 후보군 중 나이가 어린 편이긴 하다. 하지만 이것 또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는 48세에 처음 경기도정을 맡았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이 대통령은 54세에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지금 내 나이가 딱 52세다. 경기도지사로 일하기 좋은 나이 아닌가.”

    경선 통과 확률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나.

    “그렇게 낮지는 않다고 본다. 지금 민주당 지지층 내 여론조사를 보면 내가 2위 정도다. 물론 1위인 추 의원과 격차가 큰 상황이지만 결선투표도 있으니 지지율 격차를 좁힐 시간이 있다.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경기도민과 당원의 평가도 함께 시작된다. 내가 가진 도정에 대한 비전을 유권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설명한다면 경선 통과도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지난해 국회의장 선거에서도 추 의원이 당선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실제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1차 투표에서 과반 투표로 추 의원을 크게 앞서지 않았나.” 



    박세준 기자

    박세준 기자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대충 통합’ 아닌가” vs “그래도 통합해야 나아져”

    경영권 다툼 중에도 실적 챙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北 드론, 항공전략 전개해도 못 잡을 정도로 발전”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