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호

책 속으로

‘내 몸을 살리는 생각 수업’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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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2019-10-11 14: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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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몸을 살리는 생각 수업’ 펴낸 염용하 한의사
    “생각 바꾸면 새로운 삶 열린다”

    염용하 지음, 동아일보사, 252쪽, 
1만5000원.

    염용하 지음, 동아일보사, 252쪽, 1만5000원.

    염용하 용하한의원 대표원장은 이름부터 “용하다.” 30년 넘는 세월 동안 20만 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하며 “용하다”는 찬사를 많이 들었다. 염 원장이 책을 펴냈다고 했을 때, 당연히 좋은 약재와 처방에 대한 이야기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가 초점을 맞춘 것은 약이 아니라 ‘생각’이다. 그는 내내 병을 만드는 것도, 또 낫게 하는 것도 자기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한의사가 “이런 약을 쓰면 몸이 좋아진다”고 하지 않고 “마음의 힘을 키워야 건강해진다”고 말하는 게 인상적이다. 

    “사람은 보통 습관대로 움직인다. 익숙한 것을 먹고, 몸에 익은 대로 행동한다. 생각도 마찬가지다. 한번 형성된 생각은 잘 바뀌지 않는다. 그것이 병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오랜 세월 환자를 만나며 알게 됐다. 생각을 바꾸고,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게 병 치료의 기본이다. 생각을 바꾸면 체질뿐 아니라 운명까지 바꿀 수 있다.” 

    -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구체적인 계기가 있나. 

    “매우 많다. 최근 얘기를 해보자. 신경성 후두염 진단을 받은 40대 남성이 찾아왔다. 진맥을 해보니 심장이 약해 겁이 많은 체질이었다. 평소 하고 싶은 말, 원하는 행동을 하지 못해 스트레스가 많아 보였다. 약 처방을 해주며 “가끔은 눈치 보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해보세요”라고 권했다. 그러자 그분이 울컥 눈물을 쏟았다. 그러고는 평소 느끼는 고민을 머뭇머뭇 털어놓기 시작했다. 나는 그 말씀을 들어주며 체질에 도움이 될 조언을 몇 가지 더 해줬다. 이후 상태가 점점 호전됐다. 



    다른 사람 눈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분, 배려를 너무 많이 하는 분, 사소한 일을 아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은, 바로 그런 생각 때문에 몸이 상할 수 있다. 이분들이 좀 더 편안한 마음을 갖고, 무슨 일이든 순리로 받아들이며 기쁘게 생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 


    [지호영 기자]

    [지호영 기자]

    염 원장은 이 책에서 생각을 바꾸고, 나아가 삶을 바꾸기 위한 구체적 방법도 소개한다. 그중 하나는 “아무리 바빠도 자기 전 10분 정도는 호흡을 가다듬고 오늘 하루 고생한 몸을 편안하게 가라앉혀주라”는 것이다. 이때 책상다리를 하든, 의자에 앉든, 아예 드러눕든 관계없다고 한다. 자신이 가장 기분 좋은 자세를 취한 뒤 코로 숨을 들이쉬면서 배를 약간 내밀고, 다시 코로 내쉬면서 배를 가볍게 집어넣는다는 느낌으로 호흡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긴장한 뇌신경, 무리한 심장, 굳어진 근육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마음이 절로 편안해지고, 그것이 행복과 건강의 주춧돌이 된다. 

    염 원장은 “살다 보면 누구나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겪는다. 겨울 추위가 있기에 봄이 더욱 값지고 고맙게 느껴지는 법”이라며 “힘든 일을 겪을 때는 이것이 내 삶의 밑거름이 될 것임에 감사하며 따뜻한 봄날을 기약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
    “탐욕은 몰락 부른다” 고대 북유럽인의 경고

    “탐욕은 몰락 부른다” 
고대 북유럽인의 경고

    “탐욕은 몰락 부른다” 고대 북유럽인의 경고

    우리나라 대표적 신화학자인 김원익 ㈔세계신화연구소 소장이 ‘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를 펴냈다. ‘왕좌의 게임’ ‘반지의 제왕’ ‘토르’ ‘어벤져스’ 등 영화와 소설로 큰 인기를 끈 판타지 작품의 뿌리 북유럽 신화를 ‘김원익 스타일’로 알기 쉽게 풀어냈다. 

    책을 읽다 보면 영화 등에서 본 신의 잔상이 떠오른다. 지혜에 대한 열망으로 애꾸눈이 됐지만 신의 왕으로 추앙받는 ‘오딘’, 적을 명중시키고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망치(묠니르)를 자유자재로 쓰는 천둥의 신 ‘토르’, 신들의 고민 해결사이자 골칫거리인 악(惡)의 화신 ‘로키’, 백마를 타고 전쟁터를 누비며 죽은 영웅을 오딘의 궁전까지 데려오는 여전사 ‘발키리아’…. 신과 영웅 이야기 전개가 긴박하다. 19~20세기 유럽과 영미권 예술가들의 그림 130점을 발굴해 실은 컬러 도판은 독자의 상상력을 배가한다. 

    북유럽 신화의 가장 큰 특징은 거인이 주요 인물로 등장해 신과 맞선다는 점이다. 거인은 거대한 몸집에 변신술을 행하며 신을 위협하는데, 아스가르드에 사는 신은 요툰헤임에 있는 거인이 언제 쳐들어올지 몰라 늘 불안해한다. 저자는 신과 거인의 대립이 태초 악연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한다. 오딘 삼형제가 서리 거인 이미르를 죽여 그의 뼈와 살로 세상을 풍요롭게 했지만, 이후 이미르의 후손이 복수의 칼을 뽑았다. 신과 거인의 대결은 결국 아홉 세상을 모두 멸망시킨 최후의 전쟁 ‘라그라뢰크’로 끝을 맺는다. 

    저자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거인은 어둠, 악의 세력, 불의 등을 상징하는 동시에 거대한 자연의 힘을 상징한다고 봤다. 척박한 자연환경의 북유럽에서 혹독한 겨울은 생존의 최대 난관이었을 터. 따라서 고대 북유럽 사람들은 이런 난관을 신이나 대적할 수 있을 거대한 폭력으로 여겼을 거라는 해석이다.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Winter is comming!(겨울이 오고 있다)”이란 대사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북유럽 사람들의 정서를 대변했다고 본다. 

    북유럽 신화의 또 다른 특징은 인간의 욕망과 그로 인한 파멸이다. “황금반지를 갖게 되는 자는 반드시 파멸할 것”이라는 난쟁이 안드바리의 저주는 인간의 끝없는 탐욕으로 인한 파멸을 암시한다. 영화 ‘반지의 제왕’,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등 많은 작품이 그 영향을 받았다. 

    흥미로운 점은 그리스 신화에서 신의 싸움은 어느 시점에 분명하게 승패가 갈리고, 이기는 편이 정의다. 그러나 북유럽 신화에서 신과 거인은 팽팽한 접전을 벌인다. 서로 찌르고 찔리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저자는 고대 북유럽 사람들이 역사를 좀 더 거시적으로 보고, 인간 본성을 좀 더 냉철하게 꿰뚫어 본 게 아닌가 하고 물음을 던진다. 결국 북유럽 신화는 인간에게 몰락을 자초하는 탐욕을 ‘지금 당장 멈추라’고 경고하는 듯하다.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걷는 B2B, 뛰는 플랫폼
    김필석 지음, 지식과감성, 320쪽, 1만6000원. 


    최근 국내 대기업들은 B2B 사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경기 둔화로 B2C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규모가 크고 안정적인 기업 대상 비즈니스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저자는 삼성전자 등 여러 기업에서 30년 넘게 B2B 업무를 맡아왔다. 그는 현재 B2C 시장이 겪는 어려움을 머잖아 B2B 분야 또한 겪을 수 있다며 이를 돌파할 새로운 방안을 제시한다.




    맹자, 마음의 정치학
    배병삼 지음, 사계절, 전 3권, 각권 592~620쪽, 각권 3만2000~3만5000원. 


    이성계는 조선 건국의 정당성을 ‘맹자’에서 찾았다. 성삼문, 곽재우, 안중근 등이 목숨을 버리며 남긴 글 ‘사생취의(捨生取義·삶과 의 둘 다를 얻을 수 없다면, 삶을 버리고 의를 취할 것이다)’도 맹자에서 유래한 것이다. 배병삼 영산대 교수는 저항정신과 혁명성을 담은 맹자의 진면목이 현대 독자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며, 전문을 완역 해설했다.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빈티지 와인처럼 나이 들 수만 있다면…

    메리 파이퍼 지음, 서유라 옮김, 티라미수 더북, 376쪽, 1만6500원.

    메리 파이퍼 지음, 서유라 옮김, 티라미수 더북, 376쪽, 1만6500원.

    “할머니들은 모두 어디서 오는 거예요?” 아이의 머릿속에는 내가 자신과 전혀 다른 생물이라는 생각이 들어 있었던 것이다! 노인은 노화가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진실을 증명하는 살아 있는 표본이다. 우리 사회에는 노인과 감정적, 문화적으로 거리를 두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45쪽)” 

    나이 듦에 대한 공포는 누구나 있다. 평소 ‘아직은 내 알 바 아니지’ 하고 마음놓고 있다가도 노환으로 고생하는 부모님을 떠올리면 나이 드는 게 얼마나 서글픈 일인지 쉽게 깨닫게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젊은이는 ‘한 번도 늙어본 적 없기’에 나이 든 이를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심지어 무의식적으로 노인 인권을 짓밟기도 한다. 

    2012년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대가 페이스북 그룹 내에서 노년층이 받는 사회적 차별에 대해 연구했다. 이때 만 20세에서 만 29세 사이의 참가자 중 약 75%가 노인을 비하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노인을 향한 차별은 결국 미래 자신을 차별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데도 말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 심리학자인 저자는 큰딸이자 치매 걸린 여동생의 간병인으로서, 그리고 아내와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온 70여 년의 삶을 바탕으로 황혼의 ‘좋은 예’를 기술한다. 

    또한 대학에서 여성심리학, 성 역할, 젠더에 관해 가르친 이력을 십분 살려 나이 든 여성이 노년의 삶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리고 사회가 이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흔히 ‘백세시대’라고 말한다. 노년도 젊은 노년(young-old age)과 늙은 노년(old-old age·몸이 불편해져서 생활 방식을 바꿔야 하는 때)으로 구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과거에 비해 노년 시간이 매우 길어졌다. 어쩌면 머잖아 인생의 절반 이상을 노인으로 살아야 하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노년을 나와는 상관없는 먼 미래라고 생각하는 청년도, 노후가 불안하고 걱정스러운 중년도, 이미 변화의 시점에 들어선 노년층도 세월이 불러올 낯선 감정과 정체성 변화에 미리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이때 반드시 필요한 몇 가지가 있으니, 바로 가족과 우정, 건강, 감사하는 마음, 당당함 등이다. 

    프랑스에서는 노인을 ‘앙금 없는 포도주’라고 일컫는다. 잘 숙성된 와인은 앙금마저 녹여 투명한 빛을 띠기 때문이다. 더불어 시간이 흐를수록 맛의 균형을 잡아가는 와인처럼 성숙한 노년에게서는 부드러움과 탁월한 균형감각을 읽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세상의 풍파 속에서도 최상급 빈티지 와인처럼 잘 익어갈 수 있다면, 그것 말고 더 중요한 게 뭐가 있을까.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삼순이
    정찬일 지음, 책과함께, 524쪽, 2만5000원. 


    식모, 버스안내양, 여공. 불과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일하는 여성 대부분이 몸담았던 세 직종이다. 기자 출신 작가인 저자는 가난하던 시절 ‘입에 풀칠하고자 처절하게’ 살면서, 동시에 가부장적 사회구조에서 ‘타인을 위해 조각조각 부서지는 희생’을 감수했던 여성들의 삶을 오늘에 되살린다. 방대한 자료 조사와 심층 인터뷰가 읽는 재미를 더한다.


    마광수 시대를 성찰하다
    장석주·송희복 엮음, 글과마음, 204쪽, 1만2000원. 


    마광수는 우리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다. 이 책을 엮은 장석주 평론가는 마광수에게 시련의 출발점이 된 책 ‘즐거운 사라’를 펴낸 출판사 대표. 당시 ‘공범’으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집행유예로 풀려난 그가 송희복 진주교대 교수 등과 함께 ‘마광수 인간론’을 펴냈다. 장석주 평론가가 진행한 마광수 가상 인터뷰가 눈길을 끈다.

    20 VS 80의 사회
    이것은 한국 얘기인가 미국 얘기인가

    리처드 리브스 지음, 김승진 옮김, 민음사, 272쪽, 1만7000원.

    리처드 리브스 지음, 김승진 옮김, 민음사, 272쪽, 1만7000원.

    ● 젊은 날 신실한 좌파 운동권이었던 한 인사는 권부(權府)를 주무르는 좌파 시민단체 출신 교수들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들이 그렇게 재산이 많을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 그런데도 과거에 애들이 집회하다 잡혀가고 영치금 필요할 때 가만히 있었던 것 아닌가?” 

    한국의 ‘좌파 먹물’은 이런 비판에 별로 개의치 않는다. 자신이 여전히 기득권에 맞서 싸우는 투사라고 생각해서다. 전가의 보도처럼 ‘1 vs 99’라는 프레임이 쓰인다. ‘당신도 상층 정규직이니 양보하라’고 꼬집으면 ‘재벌에게 비용을 청구하라’고 맞받아치는 좌파 인사들을 떠올리면 된다. 책에 따르면 “진보주의자들은 슈퍼리치가 미국을 좌지우지하는 게 문제라고 말한다”고 하니 ‘인지부조화’는 국경을 넘나드는 만고의 덫인가 보다. 

    그에 비하면 저자는 ‘내로남불’의 파고에 휩쓸리지 않는다. 자신이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이며 부유한 동네에 살고 있으니 이것은 내가 속한 계급에 대한 이야기”라고 고백하며 글을 시작하고 있어서다. 

    저자를 포함해 미국에서 연간 소득 11만2000달러 이상의 상위 20%는 나머지 80%와 격차를 벌리고 있다. 누가 상위 20%인가. “기자, 학자, 기술자, 경영자, 관료들, 이름 앞에 PhD, Dr, MD 같은 알파벳이 붙는” 소위 ‘먹물’이다. 

    먹물, 즉 상위 20%는 ‘능력주의 사회’가 신념이라고 외친다. 자신은 노력을 통해 지금의 지위를 획득했으니 ‘상위 1%’와 다르다는 거다. 하지만 한정된 기회에 불공정한 수단으로 접근하며 다른 이들의 접근을 막는 것은 시장 조작이나 다름없다. 이것이 기회 사재기다. 

    상위 20%는 사회가 평등해져야 한다고 ‘입’으로 외친다. 정작 자녀가 상위 20%에 머물도록 하려고 부단히 ‘유리바닥’을 깔아준다. “희소한 기회를 반경쟁적인 방식으로 분배”하면서도 자신은 정당하다고 우긴다. 이는 시장 왜곡과 마찬가지다. 

    기회 사재기의 수단 중 하나가 인턴이다. 인턴은 중상류층 자녀들이 고소득 직종을 차지하게 하는 파이프라인으로 변질됐다. 석·박사 학위와 전문직으로 무장해 끼리끼리 뭉친 상위 20%는 “연줄을 통해 서로 혜택을 주는 식으로 알음알음” 인턴을 분배한다. 그러면서도 이런 행동을 하는 데 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상위 20%의 위선은 ‘트럼프 시대’의 동력이 됐다. ‘트럼피즘’의 연료는 ‘리무진 리버럴’에 대한 거대한 반감이었다. 저자는 “트럼프 지지자들은 부자에 대해서는 아무 유감이 없었다. (도리어) 그들의 적은 부자가 아니라 중상류층 전문직 종사자들”이었다고 썼다. 

    쭉 훑어보니 이 책이 한국을 다룬 것인지, 미국을 다룬 것인지 모르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9월 9일 조국 서울대 교수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나는 걷기로 했다
    앤드루 포스소펠 지음, 이주혜 옮김, 김영사, 512쪽, 1만4800원.


    저자는 대학 졸업을 앞둔 23세 때 미국을 도보 횡단하기로 했다. 배낭에는 ‘듣기 위해 걷는 중’이라는 알림판을 붙이고, 단 하나의 질문을 준비했다. “당신이 스물세 살로 돌아간다면, 내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은가요?” 이 질문이 수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고, 1년에 걸쳐 6400km를 걸은 저자에게 날마다 경이로운 순간을 선물했다. 그 결과를 모아 펴낸 책이다.


    너를 닫을 때 나는 삶을 연다: 기본적인 송가
    파블로 네루다 지음, 김현균 옮김, 민음사, 432쪽, 1만6000원. 


    파블로 네루다는 1971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세계적 시인이다. 칠레 출신으로, 젊은 시절 낭만적인 시를 선보였다. 하지만 1935년 스페인 내전을 겪은 뒤 작품 세계가 변화해 민중에 대한 애정을 담은 시를 본격적으로 발표하기 시작했다. 네루다가 1954년 출간한 이 시집은 네루다의 새로운 면모를 잘 보여준 대표작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최초 완역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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