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호

시마당

동굴

  • 신평

    .

    입력2019-11-12 14: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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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얼마간은 그래도 비치던 희미한 빛
    깡그리 사라진 암흑

    복사꽃 피는 언덕에서 맞던 부드러운 바람
    황토에 뿌리박고 오른 소나무 향기
    계곡 웅덩이 피라미들의 완전한 자유로움
    아쉬운 모든 것 뒤에 두고 들어온 동굴
    필연은 결코 저항을 허용치 않는다

    펄떡거리는 생명 이지러지면
    들어서는 동굴의 길
    거역할 수 없는 지시가 무섭다
    동굴은 과연 끝나고 저편 세상이 달리 존재할까
    초조한 의문이 동굴 벽 기어오른다
    어색하기만 한 이곳
    나는 어디에 어떻게 서 있어야 하나


    신평
    ● 1956년 대구 출생
    ●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헌법학회장 등 역임
    ● 시집 ‘산방에서’ ‘들판에 누워’ 출간
    ● 2012년 일송정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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