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장년에서 노년으로 접어드는 시기를 갱년기라고 한다. 노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단계다. 한동안 갱년기는 여성 건강 이슈로 여겨졌다. 남성 또한 이 시기 각종 건강 문제로 적잖은 고통을 겪고 있음이 최근 알려지면서, 남성 갱년기 진단 및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성욕 감퇴, 성기능 저하는 남성 갱년기를 보여주는 뚜렷한 신호다. 또 테스토르테론은 몸의 기초대사량을 유지하고 내장지방 축적을 막는다. 테스토스테론이 줄면 배가 나오는 등 체형 변화가 나타난다.
“가을 타는 게 아니고 갱년기예요”
체내 테스토스테론 수치 저하는 이른바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감소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갱년기가 되면 남성들은 이유 없이 짜증을 내고 우울감을 느끼는 일이 잦아진다. 만약 이 같은 증세가 있다면 ‘가을을 타나’ 생각할 게 아니라 ‘남성호르몬 수치’를 체크해봐야 한다.여성의 경우 생리 중단과 더불어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감소한다. 갱년기를 자각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반면 남성은 체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꾸준히 낮아진다. 그렇다 보니 갱년기로 인한 신체 및 감정 변화를 일시적인 것으로 여기고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할 수 있다. 갱년기를 터부시하는 특성도 치료 방해 요소로 꼽힌다.
서울아산병원 경윤수 교수 연구팀이 40세 이상 남성 1822명을 대상으로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조사한 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당시 10명 중 1명(187명)이 3.0ng/㎖ 미만으로 측정됐다. 의학적으로 볼 때 호르몬 보충요법 등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다. 그러나 연구팀이 혈액검사와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들 187명 중 139명(74.3%)은 “성생활에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이를 “성생활 문제를 외부에 노출하지 않으려 하는 한국적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처럼 갱년기 증상 자체를 회피하면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기 어렵다. 그 고통은 고스란히 환자 본인 몫으로 돌아간다.
남성 갱년기는 일부 ‘약한 남자’들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대한남성과학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남성의 갱년기 유병률은 40대 27.4%, 50대 31.2%로 조사됐다. 40~50대 남성 서너 명 가운데 1명은 갱년기인 셈이다. 이를 방치하면 심각한 건강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체지방 증가는 당뇨, 고혈압, 심혈관 질환 등의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성기능 장애와 그로 인한 심리적 위축은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전문가들은 “나이가 들면서 남성 호르몬이 감소하는 건 자연스러운 증상이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그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에는 경구제, 주사제, 도포제, 패치제 등 다양한 방식의 테스토스테론 보충제가 개발돼 있다. 적절한 운동과 식단관리도 테스토스테론 관리에 도움이 된다.
남성 갱년기 자가진단
01 성적 흥미가 감소했다.02 기력이 몹시 떨어졌다.
03 근력이나 지구력이 떨어졌다.
04 키가 줄었다.
05 삶에 대한 즐거움을 잃었다.
06 슬프거나 불만이 있다.
07 발기의 강도가 떨어졌다.
08 최근 운동할 때 민첩성이 떨어졌다.
09 저녁 식사 후 바로 졸리다.
10 최근 일의 능률이 떨어졌다.
※ 열 개 문항 중 1번이나 7번 문항에 해당하거나, 나머지 문항 중 세 개 이상에 해당되면 남성 갱년기 의심
출처 | 대한남성과학회